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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4)등, 광명을 널리 비추다

편집부   
입력 : 2011-04-28  | 수정 : 2011-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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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로자나 한국등연구원을 찾아서

예로부터 고려 때는 부처님오신날이 다가오면 연등도감이라는 국가기관에서 주관해 궁궐부터 시골까지 갖가지 화려한 연등을 밝히고 잔치를 열며 가무를 즐겼다. 조선시대에 들어와서는 관등놀이가 민간의 세시풍속으로 다채롭게 전승돼 집집마다 등을 밝히고 거리에도 형형색색의 등을 달아 놓고서는 밤이 되면 몰려나와 불야성을 만들며 밤새 흥겨운 축제를 벌이는 전통이 있었다.

이러한 전통이 이어져 탄생된 민족축제가 있으니 그것이 바로 연등축제이다. 매년 연등축제 기간이 되면 연등과 화려한 대형 장엄등이 각양각색 어우러져 거리를 수놓는다. 연등축제는 이제 세계적인 축제로 자리잡아 이 기간동안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외국인들이 연등축제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연등축제의 꽃, 장엄등이 그들을 매료시켰기 때문이다.

장엄하다는 말은 '씩씩하고 웅장하며 위엄 있고 엄숙함'이라는 뜻과 불교용어로 '좋고 아름다운 것을 부처님께 올려 꾸미고 장식하는 일'이라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장엄등은 이 두 가지 뜻을 모두 포함하는데 아름답게 등을 꾸미는 동시에 크기가 대형이라는 것이다. 이것에 형태에 맞게 움직임이 더해져 다른 장엄등과 차별화 된 것이 바로 진각종 바이로자나한국등연구원의 작품이다.

2001년 대구 달서구 최정심인당 내 작업실에서 본격적인 장엄등을 제작하기 시작해 10여 년 동안 바이로자나한국등연구원은 2010년 6월 인천공항 밀레니엄홀에서 단독 전시회를 여는 등 각종 축제에 잇단 초청을 받으며 뜨거운 관심과 함께 호평을 받고 있다. 2001년부터 진각종 통리원 문화사회복 소속 장엄물팀을 구성해 본격적으로 제작을 시작한 진각종 장엄등은 2002년부터 연등축제에 참가하기 시작해 청용, 황용, 날아라 슈퍼보드, 해와 달이 된 오누이, 거북선, 코뿔소, 코끼리, 공작, 경천사 10층석탑, 금강저 등 불교적 소재의 장엄물 뿐만 아니라 불교적 이야기를 작품으로 구상해 불자들은 물론 일반대중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도록 개발해 나갔다.

바이로자나한국등연구원 남동철 팀장은 장엄등 제작을 시작한 초기를 회상하며 "전통등의 재현에서 벗어나 이목을 집중시키고 이슈화 될 수 있도록 개발하다보니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며 "차별화를 위해 움직임에 신경을 많이 쓰다보니 형태가 어색해지기도 하고, 연등행렬중 용의 다리가 빠져 용접을 하며 행렬을 이어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던 진각종의 장엄등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은 2004년 경주신라문화축제에 초청을 받으면서다. 경주신라문화축제에서 청용, 황공작, 금강저를 전시하며 점차 알려져 2005년부터는 5년 째 진주남강유등축제에 초청 받는가하면 포항불꽃축제, 영주선비문화축제, 서울청계천 세계등축제에서 잇단 초청을 받으며 종교계참여등부문에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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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련의 행사를 뒷받침하기 위해 진각종은 2010년 10월 진각종 통리원 문화사회부 소속 장엄물팀의 명칭을 바이로자나한국등연구원으로 바꾸고 새로운 작품세계 구축을 통한 다양한 컨텐츠 개발과 마케팅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바이로자나한국등연구원 남동철 팀장은 장엄등을 제작하기 시작한지 10여 년이 되며 장엄등 뿐만 아니라 전통등을 이어가기 위한 고민을 하게 됐다고 했다. 그래서 2009년부터 시작한 것이 전통등강습회다. 남동철 팀장은 "등을 만들기 시작한 것 또한 등을 통한 포교활동이라고 생각한다"며 "신교도들이 직접 전통등을 제작해 하나의 신행문화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하게됐다"고 했다.

전통등강습회는 유가심인당(주교 관천 정사·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화홍문길97)과 홍원심인당(주교 정훈 정사·경북 경주시 첨성로62)에서 매월 격주로 실시하고 있으며 6개월 간의 과정을 거치면 수료를 기념하는 전시회도 열고 있다. 남동철 팀장은 "앞으로 전통등강습회 수료자들이 심인당별 신교도들에게 강의를 직접하며 심인당 자체적으로 전통등 제작을 유도시켜 전통등강습회를 더욱 확대시킬 예정"이라며 "신교도들과 함께 장엄물을 만들어가고 싶다"며 전통등강습회에 대한 포부와 애정을 표했다.

곧 2011 연등축제가 다가온다. 바이로자나한국등연구원도 연등축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새롭게 만나볼 수 있는 등은 해치와 법고등이다. 남동철 팀장은 "인천공항 밀레니엄홀에서 등을 전시할 때 탑 옆에 세워두기 위해 해치등을 다른 곳에서 빌려왔었다"며 "그것을 계기로 서울의 상징이자 불교적 의미도 지닌 해치를 광화문 앞에 있는 것과 똑같이 복원해 의미 있는 해치를 만들고자 심혈을 기울였다"고 했다. 진각복지재단 연희단의 퍼포먼스 컨셉에 맞춰 물고기등도 제작한 것으로 알려져 연등축제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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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철 팀장은 "10여 년 동안 대형 장엄등을 통해 전통등 문화발전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사랑을 받았다"며 "장엄등은 상업적인 것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이자 포교이므로 앞으로 연등축제 성격에 맞는 내용구성과 컨셉이 있는 불교적인 장엄등을 개발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연등축제는 이제 불교, 즉 종교의 문화가 아닌 대중이 함께 하는 문화로 자리잡아 불교가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발판이 됐다. 그러면서 장엄등을 통해 진각종을 알리는 포교활동이 되고 있다. 밝게 널리 비치는 바이로자나한국등연구원이 제작하는 장엄등을 통해 우리의 전통과 불교가 널리 비춰지길 기대한다.

대구=김민지 기자 213minji@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