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교 진각종 4 - 참회와 삼밀행

편집부   
입력 : 2013-12-16  | 수정 : 2013-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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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종참회는 육대사만삼밀·체상용체계 교리화
진각성존 회당대종사의 교설은 자내증의 교설


◇삼종참회

진각종의 출발점은 육자대명왕진언과 참회와 희사에 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오늘날 심인당에 신행의 본존 육자대명왕진언이 정면 중앙에 위치하고, 그 뒷면 해인경에 그 뜻을 담은 세 종류의 참회문이 있다.

첫 번째 교리참회는 진각종 교리의 근간을 이루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진각종 교판의 우주론, 현상론, 수행론이 들어 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즉 육대는 우주론적 측면에서 보면 일체존재의 평등성을 나타낸 것이며, 모든 우주원리의 체를 이루는 것이 여기에 내포되어 있다는 것이다. 육대는 원소로써의 육대가 아니라 원리로써의 육대이다. 그리고 현상론적 측면에서 사만은 육대의 원리가 네 가지 현상으로 나타난 것을 의미한다. 우리들은 인간의 몸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육식으로 인식이 가능한 것만이 존재한다는 사고를 가질 수 있다. 따라서 사만의 세계를 통하여 인간들이 진리의 세계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특히 우주의 모든 현상들을 사만으로 보는 진각종의 입장에서는 모든 현상들이 활동하는 경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수행론적 측면에서 삼밀은 불과 중생의 상응을 목적으로 한 수행이다. 진각종에서는 신, 구, 의의 삼밀수행을 통하여 불의 행을 할 수 있다고 한다. 그것은 불과 상응한 행자가 불작불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체와 상과 용에 통달한 사람은 일체법을 달관하여 지혜가 밝을 수 밖에 없으며, 지혜를 갖춘 자는 곧바로 대비의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그 대비심은 두려움 없는 육행의 실천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여기서 지혜와 자비심을 갖추고 생활하는 수행자는 일체행에서 장애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이와 같이 교리참회에서는 교리실천의 원론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두 번째로 회향참회에서는 교리참회에서 보다 더 구체적인 실천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 참회는 불보살명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그들의 서원과 활동상을 체득하여 인간성 중에서 수행의 장애요인인 탐진치심을 제거하여 가정과 사회는 물론 전 세계, 전 우주에 그 정신을 회향하겠다는 내용이다. 즉 오불의 오지를 체득하여 십육대보살과 팔공양보살의 활동상을 나타내서 가정적으로는 부모와 부부, 자식간의 인륜을 완성하고, 외적으로는 주위의 존재들과 화합을 이루어 신구의의 활동을 불보살의 활동과 같이 하겠다는 것이다. 나아가서 그와 같은 활동을 더 확대시켜 나아가겠다는 참회이다. 이 참회는 교리참회를 통한 종지의 확립을 바탕으로 해서 가정과 사회 등에서 구체적으로 불보살의 행을 하겠다는 것이다.

세 번째로 실천참회에서는 내적 종지의 확립과 회향이타의 뜻을 보다 적극적으로 내증하겠다는 참회이다. 그 방법으로는 단시와 안인, 즉 보시와 인욕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인과의 이치를 신해해야 탐진치심을 완전히 소멸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와 같이 진각종의 삼종참회는 육대사만삼밀과 체상용의 체계를 교리화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교리에 대한 확신과 종지의 확립, 모든 존재들에 대한 서원과 회향, 실천과 체득이 세 가지 참회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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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륜만다라(사진 왼쪽)와 개성 만월대 출토 범자 수막새무제


◇삼밀행

진각교전에 수록되어 있는 '실행론'은 불교와 밀교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해서 회당대종사의 종교적 실천이념을 집대성한 진각종의 실천강요라고 할 수 있다.

진각종은 교설의 주체인 법신 비로자나불과 본존 육자대명왕진언을 근간으로 해서 교리체계와 실행체계가 확립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실행론'은 교주 법신 비로자나불 교설의 현현인 육자대명왕진언을 신행의 본존이자 수행의 방편으로 확립하고, 그와 같은 교리체계를 근간으로 한 육자대명왕진언염송의 공덕성취와 실천행을 강조하고 있다.

먼저 교설의 주체인 교주에 대해서 "비로자나부처님은 시방삼세하나이라 온 우주에 충만하여 없는 곳이 없으므로 가까이 곧 내 마음에 있는 것을 먼저 알라"라고 설한다. 이것은 교설의 주체와 행자의 관계를 설정하여 신행의 방법론을 제시하기 위한 것이다. 여기서 행자들의 마음속에 새겨 있는 불심인인 삼매왕, 다시 말해서 자성법신을 체득하기 위해서 항상 삼밀행의 실천을 강조한다.

거기서 삼밀행은 인과 진언과 관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인은 교설의 주체 법신 비로자나불의 지권인이요, 진언은 오불과 금강보살의 덕을 함장한 육자대명왕진언이요, 관은 그 교와 덕을 체득하고 실천하겠다는 육자관행이다. 여기서 비로자나불의 지권인과 육자대명왕진언은 진각종 교리의 외적 표현이자 수행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실행론'에서는 '금강정경'의 금강계 오불을 육자진언에 배당하여 이 진언 속에 비로자나불, 아축불, 보생불, 아미타불, 불공성취불의 공덕이 함장되어 있는 것으로 보고, 육자진언을 염송하면 "비로자나부처님이 항상 비밀한 가운데 모든 법을 설하여서 무량하고 미묘한 뜻 자증하게 함이니라"라고 설한다. 또한 "옴은 단시, 마는 지계, 니는 인욕, 반은 정진, 메는 선정, 훔은 지혜"의 뜻을 함장하고 있기 때문에 이 여섯 자에 담겨 있는 육행의 행상을 관하고 행하면 생로병사의 고통과 온갖 재액이 소멸된다고 설한다.

이와 같은 진각성존 회당대종사의 교설은 자내증의 교설이다. 즉 그것은 '대일경'과 '금강정경'과 '대승장엄보왕경'에서 설하는 삼밀과 오불과 육자대명왕진언의 오묘한 이치와 다를 바 없는 것이며, '실행론'을 통해서 그 경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huhilbum.jpg 허일범 교수 / 진각대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