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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한테서 좋은 향기가 난다!

밀교신문   
입력 : 2018-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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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산책길에서 만난 두 아주머니의 대화입니다. 한 아주머니가 지금 집에 들어가면 남편이 맛있는 아침을 차려놨을 거라고 좋아합니다. 옆의 아주머니가 묻습니다. “세상에! 어떻게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어요?” 하고 물으니 그 아주머니는 슬슬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10년 전에 남편이 퇴직을 했는데 삼시 세끼를 다 챙겨줘야 했었다고! 피곤할 때는 정말 미치는 것 같았다고! 그런데 어느 날 아침 몸이 너무 아파 늦게 일어났는데 남편이 밥을 해놓고 기다리고 있더란다. 남편의 정성에 눈물까지 글썽이면서 격하게 감동하고 칭찬했더니 남편의 한마디!

 

이제부터는 아침은 내가 준비할께!”

 

그러면서 지금까지 10년 동안 변함없이 남편이 먼저 일어나서 아침을 준비하고 있다고! 그리고 남편을 변화시킨 놀라운 비결을 알려준다.

 

남편의 잘한 행동에 무조건 반응해주고, 리액션을 크게 하면 무조건 변합니다. 와우! 정말 맛있어요! 이렇게 맛있는 멸치볶음은 처음이야! ! 이젠 당신도 일류요리사야!”

 

한 유머강사의 이야기입니다만 우리는 그 아주머니의 경험에서 찐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감동해주고 격려해주고 칭찬을 해주면 인간은 무조건 변한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듣고 기분 좋아하는 말이 있는데 남성과 여성이 좋아라 하는 말이 다르다고 합니다. 남성은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여성은 사랑합니다는 말을 심리적으로 제일 좋아한다고 합니다. 남자는 고맙다라는 말을 들으면 죽을 둥 살 둥 고맙다는 칭찬 받을 일을 찾아서 한다고 합니다. 여자는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되면 정말로 사랑스럽고 예쁨 받을 일들을 골라서 한다고 합니다. 우스갯소리로 들릴 수 있겠지만 우리 사람들의 심리가 그렇다고 합니다.

 

얼마 전 과거 소년원 출신의 한 청년이 10년 동안 21번의 낙방 끝에 경찰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여 경찰에 임용된 일이 보도가 되었었다. 10대 소년범 이었던 당시 이 청년의 절망을 깨트리는 울림을 주었던 한 마디 말은 다름아닌 너 한테서 좋은 향기가 난다는 한 스님의 지나가는 말이었습니다. 청년은 그때를 회고 하면서 그 말씀은 세상에 악취를 풍기기보다는 향기를 퍼뜨리는 사람이 되라는 말씀이었다. 그 당시는 삶이 절망스러웠던 게 사실이다. 그냥 지나가는 말씀으로 하신지 몰라도 손가락질 받던 삶을 살던 나로서는 마음에 연꽃이 피는 듯했다. 삶의 전환점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스님께 정복 입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인사드리러 가는 길이라며, “단순히 소년원 출신이 경찰이 된 것보다 지난 910개월의 세월 자체가 큰 공부였다. 향기를 품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하면서 연꽃 향기를 토해내고 있었습니다.

 

인간의 뇌는 환경의 영향을 받아 성장한다고 합니다. 자라나는 아이에게 칭찬과 사랑을 보내면 뇌에 있는 긍정적인 회로가 활성화 되어 두뇌 활동을 좋게 하지만 스트레스나 분노, 실망감은 뇌에 부정적인 영향을 줘 뇌 회로를 엉키게 하고 정상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감정이나 욕구를 표현하는 것을 어렵게 합니다. 정신의학 분야에서도 보편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사실은 거짓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칭찬을 받는 사람과, 진짜라고 믿고 칭찬을 받는 사람의 뇌를 비교한 연구 결과, 칭찬을 받으면 뇌에서 쾌락을 관장하는 부위가 활성화되는데, 양자의 뇌에서 활성화되는 부위가 동일하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고 합니다. 어른이든 아이든 칭찬은 분명 우리를 춤추게 만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우리가 타인을 향하는 좋은 마음과 좋은 말은 그대로 타인을 향한 기도가 됩니다. 우리가 하는 타인을 향한 기도는 타인들의 고귀한 삶에서 가능성의 에너지를 공급하여 자신들의 신성한 생()의 목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북돋아주는 힘이 있습니다. 자신들 내부에 내재되어 있는 고귀함과 위대함에 불을 지피는 역할을 합니다. 우리의 가족과 친구들을 그들이 전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촉매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말은 우리의 기도는 이처럼 창조적인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한마디의 격려와 칭찬의 말은, 그리고 한 번의 기도는, 그대로가 에너지가 되어 다른 사람의 인생의 방향을 변화시킬 수 있는 엄청난 결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것은 곧 내가 실천해나가야 할 수행입니다.

 

나는 알지 못합니다. 나의 타인을 향한 기도가 타인에게 얼마나 좋을지, 내가 느끼고 보내는 에너지가 얼마나 많이 타인에게 도달하고 영향을 미칠지 나는 확실하게 알지 못합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내게 좋다는 것을 나는 확실히 인지합니다. 그리고 나는 그 정신적 에너지가 타인에게도 분명히 좋다는 것을 신뢰합니다.

이 길은 자성부처를 찾아가는 길이고, 심인을 밝히는 도정(道程)입니다.

 

 

시경심인당 주교 보성 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