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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9호-“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하여”

밀교신문   
입력 : 2018-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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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보내고 나니 더욱더 완연한 가을이 왔음을 느끼게 된다. 가을을 체감케 하는 것은 선선한 바람과 높다란 하늘, 단풍, 그리고 결실일 것이다. 이처럼 가을을 대변하는 수식어는 이루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하지만 그중 으뜸자리를 차지하는 말은 당연히 결실일 것이다. 한가위를 맞이하는 마음처럼 넉넉함과 나눔을 공유하는 말, 결실은 희망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수확의 기쁨을 누리면서 여유를 누리는 가운데 새로운 기대를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민족적으로도 차디찬 냉전의 시대를 걷어내고 공존의 시대, 평화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918일부터 20일일까지 23일간 북한 노동당 본부청사와 백화원 영빈관에서 회담을 갖고 군사적 긴장과 전쟁의 공포를 걷어내기로 했다. 이로써 한반도에서 평화와 번영으로 발돋움할 새로운 계기가 마련된 것은 결실의 계절에 맞이할 수 있는 민족 최대의 선물로 환영받을 일이었다. 남북한의 두 정상이 백두산에 올라 맞잡은 손은 그 기대를 확약하게 하는 징표가 됐다.

 

평화, 새로운 미래는 이렇게 해서 시작돼야 한다. 9월 평양공동선언에 합의하고 군사분야합의서에 서명하게 된 것은 한국전쟁의 실질적인 종전선언에 다름 아니다. 이번 합의에 민족적 화해와 분단의 비극을 끝내는 등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포괄적 내용이 포함된 것은 경이로운 일이다,

 

전쟁 없는 한반도가 시작됐다. 사실상의 불가침합의가 이루어졌다. 한반도 전 지역에서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모든 위협을 없애기로 합의했다.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가동해 군사분야의 합의사항을 이행하기 위한 상시적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지난 봄 평화와 번영의 씨앗이 뿌려지고 가을 평양에서 열매가 열리고 있다.”

 

실질적인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남북한의 관계개선을 통한 동반발전은 궁극적으로 완전한 비핵화를 실현했을 때 가능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해 한미정상회담과 유엔총회 연설 등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대변하면서 북미정상회담의 절실함을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노력에 의한 것이든, 시절인연이 도래한 것이든, 좌우지간 역사적인 2차 북미정상회담은 가시화되고 있다.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 개최됐던 첫 북미정상회담 후 교착상태에 놓이는 듯했던 수렁에서 빠져나와 새로운 동력을 잣아 올린 셈이다.

 

판문점에서 틔운 싹이 평양에서 열매를 맺은데 이어 북미대화 재개를 통해 결실을 거두어야 한다. ‘평화와 번영으로, 겨레의 마음은 하나!’라고 쓴 문재인 대통령 평양방문 방명록 문구처럼 판문점선언을 이행하고 평양공동선언을 지키면서 신뢰와 우정을 동반한 남북의 공동의지와 노력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견인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