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조님과 조부모님, 부모님의 발자취를 따라 노력할 것"

밀교신문   
입력 : 2018-12-31  | 수정 : 2019-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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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 인터뷰- 울릉도 선원심인당 신승·선인지 스승

8면 인터뷰- 선원심인당 신승, 선인지.jpg



 본지는 신년을 맞아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뜬다는 울릉도에서 3대째 교화자의 길을 걷고 있는 신승·선인지 스승과 서면 인터뷰로 만나봤다.
-편집자 주

 

우리나라에서 일출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신비의 섬 울릉도.
울릉도는 한국 밀교의 중흥조이자 진각종 개종조인 진각성존 회당대종사가 1902년 5월 10일 탄생한 곳으로 진언행자들에게는 성지다. 회당대종사는 푸른 바다가 내려 보이는 산기슭 언덕진 곳, 지금은 금강원(金剛園)이라 부르는 사동 중령에서 탄생했다. 진각종의 성지인 울릉도에는 회당대종사를 기리는 금강원과 총지심인당(울릉군 울릉읍 중령길 106), 그리고 여래심인당(울릉군 울릉읍 도동길 203), 선원심인당(울릉군 서면 남양4길 39) 등 3곳의 심인당이 불법을 홍포하고 대종사의 가르침을 펼치고 있다.
진기72(2018)년 10월 30일자로 선원심인당에 부임한 신임 신승·선인지 스승은 울릉도가 첫 교화지다.
선인지 전수의 부모님인 호당·정진심 스승은 진기46(1992)년 총지심인당에서 교화를 시작해, 진기47(1993)년부터 51(1997)년까지 약 5년간 여래심인당에서 수행정진했다. 이에앞서 호당 정사의 부모님이자, 선인지 전수의 조부모님이기도 한 묵행·대일화 스승은 진기 40(1986)년부터 46(1992)년까지 약 6년간 선원심인당에서 약 6년간 울릉도에서 수행정진 한 바 있다. 3대가 종조님의 탄생지인 울릉도에서 불법홍포와 중생교화를 위해 힘썼다는 것은 종단사적으로 매우 특별한 인연이 아닐 수 없다.
첫 임지에서 이제 막 49일 불공을 회향한 신승·선인지 스승은 “이제 시작인만큼 서두르지 않고 신교도들과 나란히 길을 걷는 스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 먼저, 선원심인당에 발령을 받으신지 두 달 가량 지났습니다. 울릉도에서 어떻게 지내고 계시나요?
하루하루가 바쁘게 지나가고 있습니다. 아직 적응 중이라는 거겠지요. 얼마 전(12월 23일) 울릉도로 이사 온 후 시작한 49일 불공을 회향하였습니다. 불사, 불공시간외에는 심인당 보살님, 울릉도에 계신 스승님들과도 함께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또 현재 선원심인당에는 선원자성지역아동센터가 운영되고 있어서 센터에 오는 아이들과도 매일 만나고 있습니다.

-. 처음 울릉도로 발령받으셨을 때 감회가 남다르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처음 소식을 들으셨을 때 소감이 어떠셨나요? 정사님도 함께 말씀해주세요.
갑작스러운 발령 소식에 얼떨떨했던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울릉도는 배가 안 뜨면 갈 수 없는 곳이라서 발령받고 이틀 만에 떠나야하는 상황이라 다른 생각을 할 겨를조차 없었던 것 같아요. 울릉도로 간다는 게 실감도 나지 않았고, 교화를 시작한다는 것도 꿈만 같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울릉도가 해외보다도 멀게 느껴지는 곳이기도 해서 완전히 새로운 시작을 하는 기분도 들었고, 그 새로움에 설레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걱정되기도 했습니다. 신기하고 믿기지 않는 마음이 가장 컸던 것 같아요.
(신승 정사) 저도 얼떨떨했습니다. 울릉도는 ‘회당문화축제’를 통해 일적으로는 온 적은 많지만, 이곳에서 교화를 하고 살아갈 것이라는 생각을 적은 없었어요. 결혼한지도 얼마 안 됐고, 교화를 나왔다는 사실도 실감이 안 났습니다. 그래도 울릉도는 저에게 좋은 기억만 있는 곳이라 시작이 좋을 것 같다는 기분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 특히 조부모님과 부모님께서 모두 울릉도에서 교화하셨던 경험이 있으십니다. 이제 3대를 이어 울릉도에서 교화를 하시게 됐는데 어떤 마음이 드시나요?
종단사에서 드문 경우라고 들었습니다. 그만큼 인연이 깊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불교와의 인연도 진각종, 심인진리와의 인연, 모두 다요. 특히 울릉도는 종조님이 탄생하신 곳이기도 한 만큼 의미가 깊은 곳이고, 여기서 첫걸음을 뗄 수 있는 것도 참 감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내다보니 부모님, 조부모님이 먼저 걸어가셨던 걸음을 통해 받는 은혜를 비롯해 여러 인연들 속에서 받는 은혜가 정말 크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아직 다는 제가 다 깨닫지 못했겠지만 어렴풋이나마 그 은혜가 느껴지고, 앞으로 더욱 열심히 받은 은혜를 갚아야지 하는 마음이 듭니다. 더 열심히 수행정진하고 교화에 앞장서라는 부처님의 뜻으로 생각하겠습니다.

 

-. 평소에 부모님께 울릉도 교화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신 적이 있을까요?
부모님이 울릉도에서 교화하신 시간이 저에게는 어린 시절을 보낸 시간이었지요. 어린 기억속이지만 좋았던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바다도 가까운 곳에 있고, 그 당시 여래유치원에 다니면서 보낸 시간들이 되돌아보면 정말 좋은 추억입니다. 그런데 어릴 때는 잘 몰랐지만 부모님께는 그 시간들 속에서 여러 고난들을 많이 겪으셨더라구요. 시간이 흐른 지금은 그 때 그 어려움들이 밑거름이 되고 자부심도 느낀다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제가 울릉도로 발령받은  후에는 이제 울릉도도 환경적으로도 많이 좋아져서 많은 어려움이 없을 것이고, 좋은 마음으로 임한다면 즐겁게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이제 첫발을 내딛은 것 뿐 앞으로 긴 시간동안 해나가야 하는 일인 만큼 욕심내지 말고 기초를 잘 다지고, 열심히 공부하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 교화를 결심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조부모님과 부모님이 교화하신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확실하게, 자신있게, 교화를 해야겠다! 라고 마음먹고 시작하지는 않았습니다. 지금을 돌이켜보면 여기까지 오게 된 시간이 신기하기도 하고 아직도 가끔은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그만큼 쉬운 결정은 아니었기도 했는데, 생각해보면 어느 한 순간,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기보다는   조금씩 씨앗을 심고 물을 주고, 또 한동안은 무관심하기도 하다가 자연스레 싹이 트고 자라난 것 같습니다. 조부모님과 부모님께서 교화하신 이야기들이 항상 좋았던 것도 아니고, 정말 힘든 일이기도 한 것을 가까이에서 보고 자라왔기 때문에 한때는 나는 다른 일을 하며 살고 싶다는 생각으로 지냈던 적이 있었습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진각종과 심인진리, 불교 안에서 지내왔지만 그래서 더욱 밖에서 더 많은 경험과 다른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지요.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다른 일들을 하면서 겪는 일들, 만나는 인연들 속에서 더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제가 관심이 있고, 애정이 있고, 잘할 수 있는 길이 여기라는 생각이 조금씩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교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부모님과 조부모님이 교화하신 인연도 더 생각해보게 되고, 힘들고 어려운 점들 뒤에 가려진 좋은 점들도 보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 이제 진각종의 스승으로서 다짐이 있다면? 선원심인당 교화스승으로 신교도분들에게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예전에 문득 열심히 심인당에 나오시는 보살님들을 뵈면서 ‘만약 나라면 스승도 아닌 신교도로서 저렇게 열심히 할 수 있을까, 진각종 보살님, 각자님들이 참 대단하신 것 같다’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결혼 후 밀각심인당에서 ‘보살님’으로 있을 때 ‘특별히 다른 곳에서 배우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 옆에 계시는 보살님들께 배우는 구나’하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여기 울릉도에 와서 지내면서는 ‘보살님들께서 스승을 키워주시는구나’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신교도분들께 감사한 마음 잊지 않고 늘 배우는 자세로 열심히, 그리고  함께 가는 교화자가 되고 싶습니다. 이렇게 선원심인당에서 함께 마음공부를 하기 위해 만난 보살님들과의 인연이 참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감사하고 좋은 인연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벌써 한해가 가고 또 숫자가 바뀐 새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올해도 복된 한 해되시길 서원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건강하시길 서원하겠습니다.
(신승 정사) 저 역시 일방적이고 한 방향적이 아닌 신교도분들과 주고받는 속에서 소통하고 함께 해나가는 교화자, 노력하는 교화자가 되고 싶습니다. 아직 많이 부족한 면이 있지만 지켜봐주시고, 응원해주시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정리=김보배 기자 84beb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