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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추된 위상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사무국이 업무능력 및 운영미숙 등의 이유로 조계종 측으로부터 사무총장을 비롯한 사무국 직원 일괄사퇴 압력을 받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 4월 열린 정기총회에서 종단협의회 상임이사인 양산 스님이 "사무총장의 역할과 사무국 업무처리 능력 한계가 드러나고 있어 사무총장을 비롯한 사무국 직원의 전원 사퇴를 요구한다"는 발언이 제기 되면서 시작되었다. 이 자리에서 홍파 종단협 사무총장은 "사무국 직원 사퇴는 회장의 고유 권한인데 상임이사가 제기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반박했다. 이에 양산스님은 "사무국 직원 사퇴는 내 개인의 의견이 아니다"라며 회장 스님의 의중이 담겨 있음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이와 관련 타 이사 종단에서는 "지금 불교계에서는 부처님오신날 봉축행사와 지구촌 행사인 월드컵과 관련된 사업들이 산적해 있는 시점에서 사무국 직원 사퇴를 거론하는 것은 적절치 못한 행동"이라며 "중요한 시기에 사무국 직원 사퇴 문제를 제기하는 ...
2002-05-06 11:15:59
공생의 묘미 찾아야
한국불교의 1번지인 조계사가 최근 들어 고층빌딩의 숲에 둘러 쌓이고 있다. 강북 최대의 중심가인 종로1가에 자리잡은 혜택(?)으로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하는 처지다. 하지만 도심사찰임에도 최소한의 사찰환경을 제 스스로 보호해야 했기에 조계사는 요즘 들어 국세청 신축공사 반대시위, 삼성생명빌딩 고층화 반대시위, 삼양식품 97m 주상복합건물 건축 반대시위 등 각종 시위와 데모로 인해 '전투적인 불자'가 된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결국 삼양식품 신축건물의 경우 3월 26일 종로구청으로부터 건축허가 취소를 얻어내 조계사가 투쟁한 시위 중 가장 성공적인 케이스가 됐다. 하지만 이날 오후 건축 예정지였던 (구)삼양식품 정문 앞에서부터 조계사 해탈문까지 작은 인원의 주민들이 시위를 벌였다. 바로 청진동 상인번영회와 청진동 지주회, 청진동 방범위원회원 등 40여명의 청진동 주민들은 '절이 싫으면 조계사가 떠나라'는 말이 안 되는 구호를 외치며 건축허가 취소를 반...
2002-04-01 14:26:53
난 개발에 쐐기를…
지난 2월 18일 불교계에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주)서울고속도로와 LG건설이 북한산 관통도로 공사를 재개하는 과정에서 '북한산 살리기 1000일 철야정진기도' 중인 비구니 스님 3명을 폭행하는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이들은 용역업체 직원을 동원하여 기도정진 중이던 비구니 스님들을 무차별 폭행, 감금하고 법당 부속건물 2동을 포크레인으로 무자비하게 철거하는 등의 만행을 저질렀다. 특히 성직자인 비구니 스님들에게 '아줌마'라는 모독적인 언사와 함께 허리와 팔, 가슴, 얼굴 등에 심한 상처를 입히는 등 상식적으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행동까지도 서슴지 않았다. 이에 불교계에서는 오는 3월 5일 '자연환경보존과 수행환경수호를 위한 범불교도 결의대회'를 갖고 불교존폐를 위협하는 모든 사례에 대해 강경하게 대응할 뜻을 밝혔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북한산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불교수행환경과 관련된 침해사례가 만연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연환경과 ...
2002-02-28 14:15:16
참여와 원력
11월 23일 열린 종단협의회 이사회는 2002년 한·일 월드컵 성공기원법회와 템플스테이사업을 조계종측이 주관·주최로 개최할 것이라고 밝혀 회의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조계종 측은 한·일 월드컵 성공기원법회와 관련해 "조계종이 주최와 주관을 맡고 종단협의회가 후원하여 이번 행사를 치르자"며 "장소가 협소한 관계로 조계종측 스님 1천500여 명과 타 종단 스님 400여 명이 참여하는 행사로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또 템플스테이사업과 관련해서는 "그 동안 종단협의회서 이 사업에 노력을 기울여 왔던 것으로 알고 있지만 종단협의회 보다는 조계종에서 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 회장스님의 뜻이다"며 "조계종 총무원장스님이 종단협의회 회장 스님이기 때문에 문제는 없을 것이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이에 종단협의회의 여타 종단에서는 조계종의 이와 같은 행보에 대해 "이번 행사들은 한 종단의 행사가 아니라 범 불교적인 행사로 승화시켜나가는 데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며 "종...
2001-12-03 15:29:40
11월의 시험전쟁
11월 7일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이라는 것을 날씨가 먼저 알았다. 그동안 그렇게 따뜻했던 날씨가 갑자기 추위를 몰고와 몸을 움츠려들게 했다. 그렇게 쌀쌀한 새벽이었지만 수험생을 위해 불공하는 학부모들은 어김없이 심인당을 찾았다. 6년 전 기자가 수능시험을 치던 날이 떠올랐다.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새벽정진를 하기 위해 냉기가 웃도는 심인당을 찾았다. '시험 잘 치게 해주세요.' 이날 모든 수험생들의 바람처럼 서원을 빌던 기자의 옆에는 딸의 합격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는 어머니가 앉아 있었다. 그리고 가끔 심인당을 찾던 아버지의 모습에서도 여느때와 달리 부처님을 향하는 마음이 간절함이 느껴졌다. 수험생을 둔 부모들이 다 그러하겠지만 오로지 자식을 위해 일념을 다하는 그때의 모습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수능시험을 끝난 지 일주일이 흘렀다. 하지만 널뛰기식의 수능정책으로 시험에 대한 파장은 여전히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수능을 친 다음날 신문 사회면에는 '당황, ...
2001-11-17 10:57:20
미국의 보복전쟁 반대한다
괴한이 납치한 비행기를 캠프화이어 하듯 날려보내던 브루스 윌리스가 또 '다이하드' 속편을 찍은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현실이었다. 헐리우드의 영화적 상상력이 총동원된 그 어떤 영화도 9월 11일 뉴욕 세계무역센터와 펜타곤을 강타한 비행기 테러를 담아낼 수는 없을 듯하다. 수천 명의 무고한 시민이 희생되었고, 세계는 분노했으며,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결의에 찬 표정으로 '21세기 첫 전쟁'을 선포했다. 미국의 보복전쟁 타깃은 얼마 전 간다라의 대표적 유적인 바미얀 석불을 무참하게 파괴해버린 탈레반 정권과 오사마 빈 라덴이다. 표면적으로는 말이다. 그러나 전쟁이 시작되면 논에서 피 뽑듯 그들만 솎아서 제거해 버릴 수는 없는 일이다. 무차별 폭격은 총과는 무관하게 살고 있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가게 될 것이다. 걸프전에서 그러했듯, 유고에 퍼부은 융단폭격에서 그러했듯, 맑고 그윽한 검은 눈망울의 '천국의 아이들'이 또...
2001-09-28 13:42:14
알고 실천합시다
"얘기 좀 나눠도 될까요." 지하철을 타고 약속장소로 가고 있던 기자의 옆자리에 예쁘장하게 생긴 여자가 앉더니 대뜸하는 말이다. 나는 흔히들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도에 아주 관심이 많은(?) 사람이겠거니 하며, 보던 책에 눈을 떼지 않고 고개만 가로 저었다. 그러자 대뜸 하는 말 "저는 ○○회사에 다니고 있는 ○○○입니다. 혹시 예수님 믿으세요?" 그 여자를 빤히 한번 쳐다보며 귀찮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이쪽의 반응에는 아랑곳 않고 성경의 한 구절을 읊기 시작하는 것이다. "저는 불자입니다. 그러니 다른데 가서 알아보시죠." "길은 오직 하나입니다." "개인의 믿음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강요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예수님이 말씀하시길…."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어서 '몹시 불쾌하다'고 말했더니, 그래도 마지막으로 한 마디 더 하겠다며, 또 성경의 한 구절을 읊어주고는 다른 칸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녀가 자리를 떠나고 왠지 모를 떨떠름한 감정을 지울 수...
2001-09-18 16:47:15
의무와 권리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소속 대표자들은 올해 초 제37차 정기총회를 개최하는 자리에서 종단협의회에서 계획하고 추진 예정인 모든 사업의 원만 회향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천명한 바 있다. 그리고 이러한 사업 추진을 위해 정기회비 및 각종 분담금을 5월 30일까지 완납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그것이 지켜지지 않는 종단의 경우에는 이사 자격을 상실할 수 있도록 하자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는 등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그로부터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 정기회비 체납과 각종 사업분담금 납부실적은 지난해와 달라진 것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단협의회 이사회 자료에 따르면 25개 회원 종단 중 10개 종단이 지난해 회비조차 납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총 미납금은 4천360만원에 이른다. 또 올해 종단협의회에서 주최한 봉축테마열차의 경우 11개 종단에서 1천300만원, 민족화해협력과 조국통일기원대법회 관련 6개 종단에서 690만원, 4·8봉축분담금 8개 종단 1천200만...
2001-07-28 21:51:25
안전한 여름캠프
1999년 발생한 씨랜드 화재로 숨진 어린이들을 추모하기 위해 조성된 서울 송파구 '어린이 안전공원'이 6월 30일 참사 2주기에 맞춰 개장됐다. 어른들의 부주의로 경기도 화성 씨랜드 수련원에서 20여명의 어린 생명을 앗아간 그 사건이 일어난지 벌써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씨랜드 화재 사고가 있은 뒤 한때 학부모 사이에서는 학교, 학원 단체등이 주최하는 각종 여름캠프에 자녀를 보내지 않으려는 '캠프 기피증'이 퍼졌다. 안전에 불안을 느낀 학부모들은 이미 계획했었던 캠프를 취소하는 사태가 빚어졌고, 여름캠프 대신 이웃이나 친척끼리 모여 가족단위의 체험학습을 떠나는 경우도 있었다. 또 종교단체, 사회단체 등이 주관하는 각종 캠프에는 안전사고에 대비해 지도교사를 대거 파견하는 경우도 생겨났다. 일부 유치원에서는 실외 현장체험학습 대신 유치원 내에서 하룻밤을 자는 것으로 대신하는 원내 캠프가 등장하기도 했다. 여름자성학교를 주최하는 심인당도 예외는 아니었다....
2001-07-20 13:26:16
사형제를 반대한다
1995년 미국 오클라호마시티 연방청사를 폭파해 168명을 숨지게 한 폭파범 티모시 맥베이(33)의 사형집행이 6월 11일 인디애나주 테러호트 교도소에서 있었다. 맥베이는 처형에 앞서 주어진 지상에서의 마지막 4분을 아무런 최후 진술도 하지 않은 채 "나는 내 운명의 주인, 나는 내 영혼의 선장"이라는 영국시인 윌리엄 어니스트 헨리의 대표시 '인빅투스'의 구절을 읆조렸다. 맥베이 사형이 집행되면서 미국 사회는 사형제 유지가 과연 정당한가에 대한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사형제도가 인간의 편견과 실수, 고집 등에 의해 잘못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사형제도의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6월 2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는 '사형제도 폐지, 우리 모두의 힘으로!'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불교, 천주교, 원불교 등 6개 교단이 모여 결성한 사형제도 폐지를 위한 범종교연합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는 '가장 파렴치...
2001-07-16 11:2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