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보 걷기에서 얻은 깨달음”
코로나 시대, 집 안에 갇혀 산다. 강의도 연구실 컴퓨터 앞에 앉아서 한다. 퇴근시간 이후에도 화상회의를 한다. 시장에서 직접 장을 보던 습관은 온라인 주문으로 바뀌었다. 생일을 맞은 지인에게 축하 케이크 쿠폰을 보낸다. 극장에 가지 않고 넷플릭스에 주말을 반납한다. 최근 우리의 일상이다. 바깥 공기가 그립고, 계절의 변화를 느끼고 싶다. 여름으로 질주하는 나무와 꽃들의 수채화도 보고 싶다. 그래서 걷기로 했다. 하루에 만보를 채운다. 사실 걷는 게 아니라 ‘채운다’는 것이 맞다. 이미 나에게 하루 만보 걷기는 과제이며, 달성해야 할 목표다. 스스로 출제한 문제에 답을 찾는 심정으로 시작한 하루 만보 걷기는 세상과 소통하는 시간이다.만보 채우기를 하다보면 모르지만 익숙한 사람들이 생긴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있다. 나처럼 그들도 걷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각자마다의 인생 이야기와 가족, 친구, 하고 있는 일들, 고통과 기쁨이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된...
2021-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