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만다라

벚꽃 엔딩
벚꽃이 몽실몽실 소담스럽게 매달리더니 바람이 불고나면 어느새 작은 꽃잎이 길바닥에 흩어진다. 올해도 찾아온 벚꽃은 캠퍼스의 딱딱한 분위기를 화사하게 바꾸어준다. 예전에는 고궁에나 가야 볼 수 있었던 벚꽃인데 지금은 사방에 환하게 널려있다. 엄마 손을 잡고 가던 아이들도 유모차 안에 누워있던 아기들도 모두 벚꽃을 손짓하면서 동그란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유모차에서 내려오려고 하는 아이를 달래고 높은 가지의 꽃에 손을 뻗고 깡충 뛰다가 탄력을 받아서 그대로 내닫는 아이와 놓칠세라 쫒아가는 부모모습은 항상 보는 모습이다. 예전에는 자아가 생기고 고집을 부리는 나이는 일곱 살(그래서 미운 일곱 살)로 알고 있었는데 지금은 세 살로 내려가 ‘미운 세 살’이라고 한다. 외국에서는 ‘끔찍한 두 살(terrible two)’로 말하며 이때 아이는 ‘싫어’, ‘내거야’만 말하고 엄마는 ‘안돼’만 하면서 끝없는 실랑이를 하게 된다. 어린이집에서는 잘도 먹는 오이나 당근 반찬은 집에서는 절...
2019-04-08
꿩병아리
산 중턱쯤 내려왔을까. 휴대폰도 잠을 자는 오지에 웬 병아리 소린가. 귀를 의심하며 지나치는데 더 크게 들린다. 성큼성큼 풀 속을 헤치며 주위를 둘러본다. 이럴 수가! 노란 바탕에 갈색 줄무늬 옷을 입고 조막만 한 것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꿩병아리다.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곳이라 안심하고 새끼를 깐 것이다. 어린 시절 본 이후로는 처음이다. 대여섯 마리나 된다. 동화 속에서나 나올법한 풍경에 가슴이 콩닥거린다. 내 마음과는 달리 녀석들은 갑자기 나타난 무단 침입자에 놀라 종종걸음 친다. 평화롭던 분위기가 험해졌다 짧은 다리로 제대로 걷지도 못하면서 죽으라고 달린다. 어미는 행여 새끼가 다칠세라 어쩔 줄 모르고 새끼는 혹여 잡힐세라 삐악삐악 목청껏 소리 지른다. 저들은 목숨 걸고 달아나는데 나는 너무 귀여워 따라가며 지켜본다. 한 마리가 무리에서 멀어졌다. 자세히 보니 다른 녀석보다 조금 작아 보인다. 작은 바위 끝에서...
2019-03-25
체육실천, 전인실현
“선생님 서화는 예(藝)입니까, 법(法)입니까, 도(道)입니까?”“도(道)다”“그럼 서예(書藝)라든가 서법(書法)이라는 말은 왜 있습니까?”“예(藝)는 도(道)의 향이며, 법(法)은 도(道)의 옷이다. 도(道)가 없으면 예(藝)도 법(法)도 없다.”“예(藝)가 지극하면 도(道)에 이른다는 말이 있습니다. 예(藝)는 도(道)의 향이 아니라 도(道)에 이르는 문이 아니겠습니까?”“장인들이 하는 소리다. 무엇이든 도(道)안에 있어야 한다.” 소설가 이문열의「금시조」에서 예도(藝道)에 관한 석담과 고죽의 논쟁 중 한 부분이다. 예술을 통해 보수적인 사상을 추구하는 스승과 그에 맞서 개혁적이고 진보적 성향의 제자와의 대립과 애증을 그리고 있는 한국소설이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체육전문인’이라는 주제로 공부하면서 부여받았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접했던 소설이었다. 당시에는 석담과 고죽 간에 뚜렷하게 대비되고 있는 사상에만 초점을 맞춰 흑...
2019-03-11
졸업즈음에
조금 쌀쌀한 기운을 느끼면서 히터가 어서 달구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연구실 문을 가볍게 두드리더니 빼꼼히 문을 열고 3명의 학생이 들어섰다. 예쁘기 웃는 얼굴로 인해 연구실은 금방 환하게 변하고 나도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서 두 팔을 벌린다. 4년 동안 보아온 얼굴인데 오늘따라 더 반짝거리는 것은 내 기분일까? 연구실로 들어온 학생들은 이번에 졸업을 앞둔 제자들이고 자격증과 면허증 등 나름대로 4년의 결과를 손에 거머쥐었다. 너희들 고생했다, 그런데 오늘 너무 예쁘네. 역시 졸업이 좋구나 등 쉴 새 없이 말을 하면서 하나씩 얼싸안았다. 4년이 너무 짧아요, 금방 지났어요, 아쉬워요 하면서 애들도 같이 들떠서 이야기했다. 졸업 전이라 지금은 아르바이트도 하고 취업 인터뷰도 하고 또 면접에서 떨어진 이야기도 하면서 마지막 겨울방학 동안의 생활을 보고하고 나는 어쩜 너를 떨어뜨리다니 그 회사 이상해, 말도 안 돼 하고 학생 편을 들면서 면접 때 있었던 내용을 다시 물어보고 나름대로 개선방...
2019-02-25
어우렁더우렁
상아덤에서 만물상을 바라본다. 한눈에 들어온다. 언어 능력을 시험이라도 하는 것일까. 가슴속에 뭔가 가득 차오르는데 도무지 말이 되어 나오지 않고 가슴이 뜨거워진다. 그런데 이경 이로움에 오롯이 취하지 못하는 불편한 이 마음은 무언가.동갑내기 모임의 일원인 그녀는 언제부턴가 사사건건 불평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식당에 가도 음식이 짜다느니 느끼하다느니 투덜대고 나들이를 가도 좋은 풍경은 보지 않고 티를 찾았다. 친구들 얼굴 보는 게 그저 즐거워야 할 텐데 주객이 전도된 듯 만남에는 관심 없고 무엇을 먹고 어딜 가는지에만 초점을 맞추었다. 정작 스스로 나서서 하지는 않으면서 막상 정해 놓고 나면 딴소리를 했다. 앞서서 준비하는 사람의 수고는 안전에도 없었다.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 생각하지도 않고 아무도 역성 들어주지 않는다며 되레 섭섭해 했다. 이십 년 가까이 쌓아 온 우정을 허물어 버리고 어느 날 스스로 모임을 떠났다만물상은 크고 작은 바위들이 서로 받치고 안아주며 한 몸이...
2019-02-01
체육 수업의 재발견
중학교 시절 운명처럼 한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다. 젊고 건장한 남자 체육선생님이었다. 여학생들은 두말할 것도 없었고, 남학생들 역시 많이 좋아하고 따랐다. 나도 그 중 한 학생이었다. 이유는 달랐겠지만 남학생들이 좋아했던 이유는 단순했다. 체육선생님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나는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바로 수업시간에 항상 동작을 직접 보여주고 함께 부딪히며 땀 흘렸기 때문이었다. 처음으로 선생님이 친구처럼 편안하게 느껴졌다. 선생님과의 만남은 내 진로에 큰 영향을 미쳤고 결국 나도 같은 길을 걷게 되었다. 교사가 된 첫 해 학생들을 인솔하여 스포츠프로그램에 참가했을 때 바로 그 자리에 은사님이 계셨다. 영화 같은 재회였다.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마이크를 잡으신 선생님은 지금 이 자리에 첫 제자가 동료교사로서 함께 탑승하고 있다고 나를 소개했다. 순간 코끝이 찡해졌다. 현재 나는 학생들에게 어떠한 체육선생님일까? 항상 내 자신에게 던지고 ...
2018-12-31
건강하게 늙어가기
최근에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2017년 출생한 아이들을 기준으로 82.7세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국민들보다 평균적으로 오래 산다고 하였다. 성별로 살펴보면 여자 85.7세, 남자 79.7세로 여자의 기대수명이 6년 정도 더 오래사는 현재 60세라면 여자는 27.4년, 남자는 22.8년 앞으로 살 수 있는 기간이 된다. 여자와 남자의 평균수명 차이가 1985년(8.6년) 이후로 조금씩 감소하는 추세라고 하니 미안한 마음이 조금 위로가 된다. 사실 기대수명이 길어지고 하는 것보다 더 관심이가는 것은 건강수명이나 건강여명에 대한 사항이다. 건강수명(healthy life expectancy)은 ‘일상생활의 활동에 제한 없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기대여명’이라고 정의한다. 또한 건강여명(disability-free life expectancy)'은 ‘측정방법에 따라 질병이나 사고에 의한 상병, 거동 부자유 등의 활동 제한이 없는 건강여명’ 이다. ...
2018-12-10
휴일 아침이다. 집 근처 큰길가에 반짝 시장이 선다. 산책로와 맞닿아 있어 새벽 운동하는 사람들로 붐빈다. 말 그대로 반짝 섰다가 없어지기에 서둘러야 좋은 물건을 살 수 있다. 점점 입소문이 나면서 먼 곳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갖가지 채소와 과일 생선 건어물 등 규모는 대수롭잖아 보여도 있을 건 다 있다. 신선하고 값도 싸다. 난전인지라 웬만하면 재고를 남기지 않으려는 상인들의 마음도 장점이다. 흥정의 열기 속에 찬 바람이 들락거리며 밀고 당기는 시간을 줄이라고 재촉한다. 파는 이와 사는 이, 모두 수월하다.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즉석 어묵 판매대 앞에 사람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맛보기로 썰어 주는 걸 먹어본다. 펄펄 끓는 기름에서 방금 튀겨낸 어묵 맛이 고소하다. 한 봉지씩 사서 들고 먹는 사람들 틈에 줄을 섰다. 줄이 줄어들지 않아 목을 빼고 보니 파는 사람이 바뀌었다. 평소엔 부부였는데 오늘은 아빠와 중학생 아들이다. 부자의 손놀림이 분주하다. ...
2018-11-22
가지치기
가지치기는 꽃을 많이 피게 하거나 열매를 풍부하게 맺기 위해 쓰는 방법이다. 특히 장미를 가꿀 때 꽃을 잘 피우기 위해 가지치기를 하는데 이는 가지치기 지점 바로 아래쪽에서 새로운 생장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가지치기는 식물의 올곧은 성장뿐만 아니라 더욱 풍부한 결실과 함께 식물의 아름다움을 더욱 뽐내기 위해 필요한 작업이다. 지난 자성일 불사 시간에 회성(悔省) 정사님의 설법(說法) 중 언급된 이‘가지치기’라는 단어는 내게 많은 생각과 반성의 기회를 던져주었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내 마음에는 수없이 많은 분노와 번뇌, 시기와 질투가 싹트고 있었다. 나름대로 이러한 마음을 제어해보겠다고 노력을 해보았지만 어느덧 상처가 난 마음에 다시 건강한 삶에 방해가 되는 가지와 줄기가 뻗쳐나가고 있었다. 그러다가 작년부터 매달 이렇게 기고문을 쓰며 지난 일상과 경험을 돌이켜보고, 삶과 종교 그리고 직업이 연결된 삶을 사는 중생으로서 자성일 불사에 임하다보니 조금은 자신에 대한 이해와 마음의...
2018-11-06
가을로 가는 강의실
어느새 계절이 바뀌어 아침과 저녁의 일교차가 점점 벌어지면서 기숙사를 끼고 올라가는 교정은 붉은 색 단풍이 곱게 내려앉고 있다. 눈에 띄게 빨간 단풍은 더웠던 여름과 갑자기 불어 닥친 태풍이 남기고 간 선물인가 싶다. 같은 나무인데도 서있는 위치와 방향에 따라 붉은 색의 진한 정도가 다르고 물드는 속도도 다르다. 해마다 보는 단풍인데 어쩜 올해는 유난히 빨갛고 예쁘네, 매년 똑같은 감탄을 한다. 작년에 비해 올해 유난히 붉게 물든거야, 혼자말도 한다. 가을 목소리를 가진 이문세가 부르는 ‘빨간 노을’의 가사가 딱 들어맞는 다고 감탄을 하면서 대단한 발견이라도 한 듯 가사도 빨간 단풍이라고 바꿔 부르면서 학교로 간다. 듣는 사람이 없으므로 있는대로 목청껏 소리지르고 꽥꽥 기침도 하면 어느새 학교에 도착한다. 가로수의 선명한 빨간색과 조금씩 진해지는 은행잎의 따스한 노란색은 우리 학교의 멋이다. 요즘은 아침저녁으로 변해가는 단풍을 느끼고자 일부러 돌아서 후문을 통과하면서 학교로 간다. ...
2018-10-23
“아이고 또 저렇게 앞만 보고 열심히 걷기만 하는 거 봐라. 산에 와서 그렇게 쌩하니 가는 것이 아니라고 했구먼. 말 잘 듣게 생겨 가지고 영 딴판이네. 남의 말을 어디로 듣나 몰라. 나도 소싯적에는 그렇게 살아 봤는데 별 소득 없더라고요. 따라잡느라 숨넘어가는 줄 알았네.”귀에 익은 목소리에 뒤를 돌아본다. 가끔 산에서 뵙는 어르신이다. 아까부터 뒤따라 왔는데 돌아보지도 않고 간다며 잔소리 같은 말투에 사람 냄새가 묻어난다. “저기 봐요. 고라니 새끼. 어른 말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 안합디까. 어슬렁거리면서 이런 구경도 해야지 산에 온 보람이 있지요. 저 녀석은 가족을 잃어버린 건지 어미가 먹이를 구하러 간 건지 저기서 뽀시락 대며 늘 혼자 놀아요. 첨에는 인기척이 나면 나무 뒤에 숨더니 이젠 눈을 맞추어요. 내가 맘에 든 모양이야. 가느다란 다리며 엉덩짝의 흰점이 귀엽지요. 눈뭉치를 달고 다니는 것 같구먼. 어미가 잃어버리면 찾기 쉽게 점찍어 둔건가. 어릴 때 보면 우리 ...
2018-10-08
리더의 품격(品格)
사람의 품성(品性)과 인격(人格)을 품격(品格)이라고 하며, 누구나 품격 높은 삶을 지향한다. 특히 대중을 대표하는 리더들에게 훌륭한 품격은 반드시 갖추어야 할 덕목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최근 우리사회에서 이슈가 되었던 지도자들의 모습에서 훌륭한 품격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조직을 위한 희생보다 개인을 위한 독선(獨善)이 우선시 되었고, 앞장서서 고난을 헤쳐 나가는 모습이 아니라, 뒤에 숨어 빠져나갈 궁리에 몰두한 모습은 많은 이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유능한 리더십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긍정의 기운을 퍼트리지만, 무능한 리더십은 구성원을 위기에 빠트리고, 때로는 참혹한 결과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그래서 지도자는 모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책임과 의무가 따르는 것이다. 때문에 더욱 세심해야하고, 선경지명(先見之明)이 필요하며, 감언이설(甘言利說)에 휘둘리지 않는 확고한 기준과 냉철한 판단력이 요구된다. 시대의 분위기에 따라 따뜻한 리더십, 섬김의 리더십 등 다양한 스타일로 언...
2018-09-10
건강한 식생활: 건강한 설탕 섭취
희고 고운 설당(雪糖)에서 유래된 설탕은 소금과 함께 국가 차원에서 적게 먹으라고 신신당부하는 식품이다. 소금과 달리 설탕은 식물인 사탕수수나 사탕무우에서 원당을 추출하여 정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우리의 미각을 자극하는 천연 감미료이다. 설탕은 오래전부터 인도대륙에서 만들어서 사용해왔으며 그때 다른 지역은 주로 꿀을 감미료로 사용하였다고 한다. 사탕수수의 원산지는 인도이며 인도사람들은 서기 350년경의 굽타왕조 때에 이미 설탕을 결정화하는 방법을 알았다. 기원전 4세기 초 알랙산더대왕이 동방원정에서 인도를 정복하던 중 설탕을 서방으로 소개하였다고 알려져 있다. 아마 알렉산더대왕은 꿀과 전혀 다른 단맛을 내는 설탕에 놀랐을 것이다. 지금도 동남아 나라들을 여행하면 사탕수수에서 단맛을 빼먹는 것을 볼 수 있다. 사탕수수는 원래 열대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서 전해져왔으며 버터와 설탕의 소비자들인 인도의 뱃사람들이나 불교의 스님은 설탕의 결정화 방법을 중국에 소개했다. 북인도의 하르샤가 ...
2018-09-03
깜이
유기견 센터에서 온 깜이. 유리구슬 같은 눈이 영리하게 생겼는데 누가 버렸을까. 피부병에다 여러 가지 병이 겹쳤지만 이 정도로 치료하면 나아야 하는데 상태가 좋아지다가도 또 재발하곤 한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자신의 의지가 중요한데 낫고 싶은 마음이 없는 것일까. 퇴원해도 딱히 갈 곳이 없으니 병원에 있는 게 낫다고 생각한 것일까.발견 당시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버린 게 분명하다. 외진 곳 마을 앞에서 밤중에 개가 끙끙 거리는 소리가 났다. 다음 날 한길가에 이 녀석이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 오가는 차를 유심히 살피는 것이 누군가를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아마도 차에서 내려놓으니 떨어지지 않으려고 매달린 것 같다. 동네 사람들이 먹을 것을 갖다 줘도 쳐다보지도 않고 있다가 가끔 물만 조금씩 마셨다. 데려가 돌봐주고 싶어도 아무도 가까이하려 하지 않아 신고했다고 한다.유기견 센터 직원도 간호사에게도 눈길을 주지 않고 나만 따른다. 회진 돌 때마다 녀석의 눈길이 나를 붙든다. 치료할 때...
2018-08-13
당신의 마음 그릇은 그 크기가 어느 정도입니까?
물건이나 음식을 담는 도구를 통틀어 그릇이라고 한다. 인테리어를 위해 보기 좋은 소품으로 활용되기도 하고, 생존을 위한 식량을 담아내는 중요한 역할을 해내기도 한다. 이처럼 그릇의 모양과 종류는 천차만별(千差萬別)이지만 용도는 무엇인가를 담는 것으로 공통되고 있다. 가끔 그릇에 들어갈 양을 잘 조절하지 못해 넘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경우 주변을 정리해야하는 수고가 동반된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수고를 반복하지 않으리라 다짐하지만 정신없이 살아가다가 보면 이런 실수는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이렇게 시행착오를 겪으며 한 가지 방법을 생각해낸다. 그릇의 크기는 이미 정해져 있으니 들어갈 내용물의 양을 조절하는 것이다. 언뜻 들어보면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경험이 포함하고 있는 반성의 과정이 지난 4월 22일 자성일(自性日) 불사 이후 내게 의미 있게 다가왔다.우리의 마음은 그 크기나 모양을 수치화하거나 도식화하기 어렵다. 심리학(心理學)에서는 이를 위해 다양한 실험을 설계하고 실...
2018-07-23 09:08: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