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죽비소리

아직 노래는 끝나지 않았다 –진각문학 재발간에 부쳐
실로 14년 만이다. 감개무량하다. 나만 그럴까.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진각종도들의 문학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과 원력이 함께 모여 ‘진각문학회 재창립’을 가능케 한 계기가 되었으리라. 일찍이 베르톨트 브레히트는 <서정시를 쓰기 힘든 시대>라는 시에서 “나는 안다, 행복한 자만이/ 사랑받고 있음을, 그의 음성은/ 듣기 좋고, 그의 얼굴은 잘생겼다./ 마당의 구부러진 나무가/ 토질 나쁜 땅을 가리키고 있다. 그러나/ 지나가는 사람들은 으레 나무를/ 못생겼다 욕한다./ 꽃 피는 사과나무에 대한 감동과/ 엉터리 화가에 대한 경악이/ 나의 가슴 속에서 다투고 있다./ 그러나 바로 두 번째 것이/ 나로 하여금 시를 쓰게 한다.” 그가 독일 나치를 피해 1939년 스웨덴에 머무를 때 쓰여진 시다.한때 종단도 몹시 어수선하여 문학과 시가 들어설 자리가 없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혼돈의 이 코로나 펜데믹 시대, 간절한 시절인연이 닿아 다시 진각문학회와 그리고 진각문학이 새롭게 비상할 ...
2021-09-28
긴 터널의 끝
어김없이 시간은 가고 또다시 가을이 온다. 가을이 오면 생각나는 것이 하나 있다. 시골에서 처음 교화하며 보살님들을 모셔다 드릴때 시골길을 달리다 보면 벼들이 무르익은 가을들녘을 지난다. 가을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는 무르익은 벼들은 황금물결이 출렁이는 듯한 정말 아름다운 풍경을 나에게 아무 댓가 없이 보여주었다. 가을을 온 몸으로 느꼈던 그때가 지금도 가끔 생각나지만 현재는 도시에서 교화를 하다 보니 자연의 변화에 둔감해지고 있다. 도시에서 가을을 느낀다는 건 아침의 서늘한 공기와 영상매체를 통해 전해지는 가을의 풍경을 보여주면 그제야 가을이 왔음을 간접적으로 접한다. 계절이 매년 바뀌듯 우리의 인생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예전 같았으면 함께 모이고, 함께 즐기는 화기애애한 가을 추석의 모습들이 점점 그리워진다. 당연한 것 같았던 이 일들이 코로나라고 하는 긴 터널에 들어서면서 더욱더 그리워지고 빨리 이 긴 터널에서 벗어나 자연과 사람간의 자연스런 관계가 이어지기를 바랄 뿐...
2021-08-27
가끔은 가까이서, 때로는 멀리서···
나날이 더해지는 불볕더위의 기승에 강한 자외선도 더위의 힘을 한껏 더해주어 한낮의 열기가 밤에도 식을 줄 모르고 역대급 열대야까지···.‘허허! 여름이네~’하며 부채질하며 웃으시던 할아버지 표정이 떠올라 저 역시 ‘그래, 여름이지~’라며 고개를 끄덕입니다.찜통더위.삼복더위.절기 중에 더위가 가장 심하다는 ‘대서’에는 ‘염소 뿔도 녹는다’라는 속담까지 있는 걸 보면, 이름에 걸맞게 당분간 계속해서 이어지는 맑은 날씨에 밤낮 가리지 않는 폭염이 기승을 부릴 태세입니다. 제대로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있는 무더운 날씨에도 하늘은 그저 맑고 푸른 표정입니다. 그냥 혼자 웃어봅니다.뜨거운 여름 일상에서 벗어나 짙은 초록빛 펼쳐지는 자연을 느끼고 휴식이 필요한 시점인데, ‘델타변이’가 급증하면서 우려되는 조심스러운 상황에 편치도 쉽지도 않은 현실에 아쉬움은 점점 커져만 갑니다. 한동안 백신 접종률이 증가하고 탄력을 받으면서 집단 면역력의 기대 속에 일상생활이 조금씩 회복되는 듯 꺾일 것 같았던 코...
2021-07-29
환경과 나는 한 몸이니 나를 아끼고 사랑하듯 환경을 보호합시다.
현대 사회는 눈부신 과학기술의 진보와 경이로운 물질적 풍요를 창출함으로써 우리 인간들에게 어느 때 보다 문명의 혜택을 누리며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게끔 하고 있다. 하지만 물질중심의 서구 문명이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의 문화를 낳았고, 자연을 대상으로 한 개발행위를 지속함으로써 자연환경의 파괴뿐만 아니라 인간생존을 위협하게 되었다. 이러한 문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 지구촌 전체가 환경을 깨끗이 보호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낸 날이1972년 6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엔 인간 환경 회의”에서 국제 사회가 지구 환경 보전을 위해 공동노력을 다짐하며, 국민의 환경 보전 의식을 함양하고 실천을 생활화하고자 제정된 세계환경의 날이다. 이후 매년 6월 5일이 되면 환경의 날을 기념하고, 새로운 주제를 가지고 환경보호를 실천하기 위한 노력을 점검하며 더 나은 방법들을 모색한다.환경 보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작은 실천행은 정말 사람마다 상대적으로 다를 것이라 생각된다. 어떤 사람에게는 ...
2021-06-22
어느 중년의 일기 ‘귀명과 안락사이에서’
4월 00일 삼릉 가는 길, 산은 어느새 초록으로 옷을 갈아입고 온천지가 꽃으로 만발했다. 그날따라 놀랍기도 해라 가는 곳마다 각양각색의 식물들이 내뿜는 빛과 향기로 머리가 날아갈 듯 가볍고 맑아졌다. 한 달 가까이 뒤 목이 뻐근하고 머리가 무겁고 개운치 못한 통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눈부신 봉축 플래카드 앞에서 내 시선이 멈췄다. “희망과 치유의 연등을 밝힙니다.”라고 적힌 아담한 절 입구가 내 눈에 들어왔다. 올해도 부처님은 아무 일 없다는 듯 어김없이 오실 테고, 저마다 얄팍한 안락과 이익을 위해 언제나 부처님을 저버리고 잊고 산 쪽은 항상 중생들이었다. 4월 00일 최근 백신 예방접종이 시작되면서 행락철 상권이 되살아나고 있다고는 하지만, 내가 사는 경주는 관광산업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지역의 특성상 상권의 완전한 회복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어쩌면 코로나라는 것이 우리에게는 계절 독감과 유사한 형태로 인식되기도 한다. 어느 정도 집단면역이 이루어지면 ...
2021-05-25
희망과 치유의 연등을 밝힙시다.
몇 년전만 해도 이맘때만 되면 가족끼리 친구끼리 봄의 다채로운 축제를 보기 위해 길을 나서는 모습들을 흔하게 보아왔는데 올해도 그 모습들을 보는 건 힘들어졌다. 1년을 넘게 지속되는 코로나19와의 힘든 싸움이 계속되고 있고, 그로 인해서 지쳐가는 우리들의 심신을 치유해 줄 특별한 방법도 없는 상태이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더 이상 참지못하고 속속 밖으로 나오게 되었다. 처음에는 ‘이래도 되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 생각도 잠시 각자의 심신치유법을 찾기 위해 행동으로 옮겨가면서 조금의 미안함도 서서히 자기 합리화로 덮어지기 시작한다.이 좋은 5월의 풍경을 마냥 흘려보낼 수 없는 우리의 마음이 지금의 우리가 처한 상황을 이겨낼 치유처라고 생각하게 되어 버린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그만큼 우리의 심신이 약해져서 현실을 바르게 볼 수 있는 시야가 좁아져서이다. 또는 우리는 아직 현실의 모습에 빠르게 반응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이런 생각들도 세월을 지내...
2021-04-30
꽃샘추위엔 새롭게 변화를 만들자
따사로운 햇살이 부드러운 바람결에 살며시 묻어오는 소리….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나요? 겨울이 지나면 자연히 봄은 오는데, 추위가 지나면 따뜻한 봄날이 올 것을 알고 있지만, 그 봄날의 시간들이 그냥 오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꽃샘추위를 겪어야 완연한 봄이 온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지요.올해도 꽃망울을 맺자 시샘하듯 꽃샘추위가 살짝 긴장하게 만듭니다. 그렇지만 곧 조심스럽게 꽃망울을 터뜨리고 봄 햇살에 아지랑이 피어오르며 올망졸망 새순들이 푸릇푸릇해진 설레는 봄을 맞이할 겁니다. 항상 그러했듯이….계절은 언제나 그래왔듯이 자연의 순리대로 바뀌며 변함없는 자연의 진리를 우리에게 일깨워 줍니다. 봄이 만연하기 전에 어김없이 꽃샘추위가 찾아오듯 우리의 삶 속에도 꽃샘추위는 있기 마련입니다. 지나고 보니 ‘내가 어떻게 저 고비를 넘어왔을까. 참으로 다행이었다.’라고 느끼는 순간들이 있었을 겁니다. 어렵고 힘겨운 때가 오면 누구나 어깨를 움츠리게 되고 멈칫거립니다. 잠시 우리를 움...
2021-04-09
무엇을 시작하기에 늦은 때란 없다.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내 안의 내가 꾹꾹 눌러 놓았던 두려움과 설렘의 감정들이 폭발한 것이다. 이 양가적 감정을 무엇으로 설명하겠는가. 걷잡을 수가 없었다. 분명 이것은 기쁨과 서글픔이 어느 정도 조화를 이룬 그러나 기쁨의 눈물에 가깝다고 나는 생각한다. 2월 마지막 주 토요일 선재어린이집에서 졸업식이 있던 날이다. 처음 교화를 막 시작하던 23년 전 양산 불일유치원이 순식간에 겹쳐졌다. 그러면서 그간의 선재어린이집 선생님들의 쉼 없은 노력과 노고가 있었음을 알기에 18회 졸업식이 가능했으리라는 것을 나는 안다. 3년마다 치러지는 평가심위를 받기 위해 밤잠을 설쳐가며 애썼던 나날들, 어디 그것뿐이겠는가 황남동 시절을 거쳐 임시 어린이집 생활까지 수없이 많은 어려움과 시련 을 묵묵히 잘 견뎌내 준 고마운 선생님들을 나는 옆에서 지켜보았다. 평가심위에서 그 받기 어렵다는 A등급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해 듣던 그날 밤 많은 생각들이 스치고 지나갔다. 어쩌면 울지 못하는 사람은 정말 ...
2021-03-23
꽃길만 걸으세요...
새해나 설날을 보내면서 사람들이 자주 주고받는 많은 덕담 중에는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말과 함께 ‘꽃길만 걸으세요.’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출발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꽃길만 걸으라.’는 희망과 기대 섞인 축원을 많이 해줍니다. 어떤 한 젊은 여성이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대상을 받고나서 기쁨의 감격에 울먹이며 하는 말이 "엄마, 이제 꽃길만 걷게 해줄게요."라며 감사의 소감을 밝혔습니다. 그동안 힘들게 고생하며 노력한 모습들을 공감할 수 있어서 마음이 뭉클해졌습니다. 그리고 자식으로서 어머니를 향한 그 효심의 마음은 대상을 받아서가 아니라 설령 받지 않았더라고 어머니의 길을 꽃길로 만들어 줄 수 있는 깊은 울림이 있는 마음이었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탄생설화에도 멋진 꽃길이 등장하지요. 갓 태어난 아기 부처님이 사방으로 일곱 걸음을 걸으시고 땅과 하늘을 가리키면서 ‘천상천하 유아독존 삼계개고 안당안지(天上天下 唯...
2021-03-08
내가 준비하는 그림은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제한된 일상과 외부활동의 자제로 우리 삶의 모습들과 일상의 패턴을 많이 바꿔 놓고 변화를 가져온 지 벌써 1년.몇 차례의 대유행과 사회적 거리두기의 격상으로 5인 이상의 만남과 모임제한으로, 가족 간에도 얼굴 보기가 힘들어지고, 유례없는 새해명절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일상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놓은 코로나바이러스.마스크 착용과 손소독제 사용의 일상화, 재택근무와 비접촉, 비대면, 공연장도 경기장도 온라인중심으로 행해지며 집에서 관람하는 방식을 보면서, 많은 제한적 일상이 당연하고도 익숙해져있음을 느낍니다. 사회적 현상이 일상생활에 많은 영향을 끼칠 때 새로운 시대적 사회현상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신조어가 만들어 집니다. 대중들 속에서 코로나 관련 신조어가 만들어지고 유행되는 현실은 코로나가 일상 속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변화의 중심이 됨을 짐작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온라인 교육대체로 ‘코로나방학’이 등장하고, 재택근무와 온라인수업 등으로 ...
2021-02-16
모두 같은 별에 살지만 서로 다른 꿈을 꾼다.
2021년 대망의 신축년, 이렇게 매서운 한파가 거세게 몰아친 동장군을 본 것은 요 몇 년 사이 참으로 오랜만이다. 하필 새해대서원 불공 기간 내내 날씨가 이리 추웠으니, 오래 기억될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날씨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듯, 보살님들의 신심에는 흔들림이 없었고 용맹정진은 새해불공 기간 내내 쉼 없이 이어졌다. 보살님들은 일념으로 용맹정진하는데 정작 나는 마음이 딴 곳에 가 있었다. 작년 4월쯤 금붕어 8마리를 사다가 작은 연못에 띄운 기억을 떠올렸다. 기특하게도 8마리 금붕어 중 누가 새끼를 산란했는지 어림짐작으로 30마리가량 낳았다. 코로나19를 뚫고 그렇게 잉태된 어린 금붕어들은 작년 내내 우리 모두의 기쁨이었고 한없는 위로의 대상이 되어 날마다 얼마나 성장했는지 지켜보는 것이 하루의 일과였다. 이 코로나 펜데믹에 지치고 힘든 일상을 이겨 낼 강력한 치유의 힘이자 유일한 희망이고 위안이었음을 우리 교도는 다 안다. 이 한파에 무엇보다 내 머릿속 관심사는 줄곧 ...
2021-01-25
‘흰 소[白牛]’를 서원합니다
진각기원 75년, 2021년 신축년(辛丑年) 소띠해가 밝았습니다. 신축년 '흰 소의 해'를 맞아 여느 때보다 우리 모두의 기대감과 희망이 큽니다. 흰색은 신화적으로 새로움과 상서로움의 예조(豫兆, 조짐이나 징후)입니다. 예부터 흰 동물을 신성시하고 상서로운 조짐으로 여기는 풍속이 많습니다. 오불(五佛)을 상징하는 오방색 중에서도 흰색은 비로자나 부처님을 상징합니다. 진리 자체이며 본 바탕입니다. 한편 간지(干支)를 구성하는 열두 동물 중에 소는 인간에게 가장 친근하고 도움을 주는 동물입니다. 소는 예로부터 농경사회에서 근면의 상징으로 자기 할 일을 묵묵히 해내는 믿음직한 집안의 일꾼으로, 힘든 농사일을 돕는 노동력과 일상생활의 운송수단 등으로 농가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었습니다. 세시풍속과 놀이 등에서는 여유와 풍요, 힘을 상징하는 동물로 우리 민족은 소를 단순한 가축의 의미를 뛰어넘어 마치 한 식구처럼 생각해 왔습니다. 우직하고 성실한 성격이 특징인 소는 온순하면서도 끈질기고 힘은 ...
2020-12-29
작은 ‘쉼표’ 하나...
조심스레 옮기는 발걸음에 뒹구는 낙엽소리, 옷깃을 세워도 틈새로 느껴지는 찬바람에 잠시 시인이 된 듯 자연스럽게 계절의 흐름에 시선을 멈춰봅니다. 한해의 끝자락에서 시작되는 겨울은 저무는 계절의 끝이 아니라 한 겨울 추위를 이겨내고 피어나는 붉은 동백꽃처럼, 잠시 멈춘 듯 쉬면서 다가올 봄을 키우고 새로운 변화를 준비하는 시간입니다.2020년 코로나19와 함께한 올 한해는 멈춘 듯, 잃어버린 듯 새로운 변화가 자연스럽게 생활 속에서 반영되어 우리 삶의 모습을 많이 바꾸어놓았습니다. 갑자기 찾아온 불편한 손님은 사계절 변화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직까지 곁에서 긴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의 포스트코로나가 아니라 동행하는 일상으로 삶의 패턴을, 생활 방식을 바꾸어갈 수밖에 없는 환경과 여건이 펼쳐지듯 서로 배려하고 절제하고 선을 지키며 코로나 사태에 맞추어 변화해야만 하는 현실입니다. 국어문법에는 다양한 기호표가 사용됩니다. 느낌표, 물음표, 마침표, 쉼표 등등.문장을 쓸 때 ...
2020-12-17
잘 살고 싶다면 먼저 용서하라
연락을 받은 시간은 자정이 다 가까워 오는 시간이었다. “밤이 너무 늦었습니다. 포항 형부 23시 45분에 운명하셨습니다.” 작은 언니의 짧은 문자 메시지었다. 요 며칠 사이 잠을 쉽게 이루지 못하고 뒤척이며 잠을 청하는 날이 부쩍 많았다. 갱년기 증상쯤으로 치부하기에는 미심쩍은 데다 솔직히 악몽에 시달리기까지 했다. “남아있는 생이 무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용서받고 싶은 일들이 하나둘 떠오르고/ 뱉어내는 말보다 주워 삼키는 말들이 많아졌다/ 삶이 낡았다는 생각이 들자 내 몸에 새겨진 흉터가/ 몇 개인지 세어보는 일이 잦아졌다/ 반성할 기억의 목록이었다/ 뼈에 든 바람이 웅웅거리는 소리가 두려웠고/ 계절이 몇 차례 지나도록 아직 이겨내지 못했다/ 사소한 서러움 같은 것이 자꾸 눈에 밟히지만/ 아무에게도 하소연하지 못했다/ 바싹 여윈/ 등뼈가 아름다웠던 사랑이 떠난/ 여름 이후” 11월 내내 내 머릿속을 맴돌았던 이종형의 시 <여름 이후>다. 내게 또다시 참회의 시간, 반...
2020-11-30
블루, 레드, 블랙… 마음백신 접종하세요.
끝날 줄 모르는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는 일 년 가까이 이렇게 우리의 삶을 불편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혼자 지내는 게 자연스럽고 마스크 쓴 얼굴이 낯설지가 않습니다. 그래도 최근 우리 사회에 코로나 사태로 인해 마음병을 앓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안 그래도 살기 힘든데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불안과 걱정까지 더해져서 각종 심리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고 합니다. “위태로운 이 마음, 어떻게 해야 할까요?”‘코로나블루(우울)’를 넘어서 ‘코로나레드(분노)’, ‘코로나블랙(좌절)’ 시대입니다. 사람들의 마음이 우울을 넘어서 분노와 좌절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바이러스에도 백신이 필요하지만, 우리의 마음에도 백신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입니다.몸의 건강을 위해서 사람들은 웰빙음식과 유기농 음식을 선호하고 찾아 나섭니다. 그러나 몸의 건강만으로는 완전한 건강한 삶을 살 수 없습니다. 마음 먹을거리도 중요합니다. 완전한 건강과 행복을 위해서는 마음의 건강이 더 중요합니다. 특히 현대 ...
2020-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