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성제 정사 알기쉬운 교리문답

과학 시대의 종교, 어떻게 나아가야 할까요?
현교 사찰에 다닌 경험이 있는 불자들이 심인당에 간혹 찾아오세요. 그런데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두리번두리번 하다가 제일 먼저 하시는 질문이 “불상은 어디 있느냐?”는 겁니다. 아쉽게도 심인당에는 불상이 없지요. 옴마니반메훔 육자진언 본존만 정면에 있을 뿐이에요. 불상이 없는 게 확인되면 곧바로 “다음에 또 올게요.” 하고는 나가버리세요. 뒤도 안 돌아봅니다. 그리고 다시는 찾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불자들의 현주소가 이렇습니다. 꼭 불상 자체를 부처님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불상은 부처님의 덕상을 대변해 주는 것이지, 그 자체가 부처님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되겠지요. 우리가 아무리 수행과 기도를 열심히 해도 쉽게 깨어날 수 없는 이유는 스스로 만든 틀과 관점에 갇혀 있으면서 벗어날 생각을 못 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는 바뀔 거에요. 제사를 지내는데 영정사진이나 위패, 신주를 꼭 모셔야 할까요? 과일이나 음식도 제 위치에 딱딱 놓아야 하는 걸까요? 그렇게 생각했던 게 옛날이라면, 이제는...
2021-08-27
심인당 개설은 밀교적인 관점에서 어떤 이유가 있나요?
석가모니의 열반 이후에 무량한 게송이 밀교 경전에 수록되어 남천축국 철탑 안에 봉안되었지만, 철문은 굳게 닫히고 쇠사슬로 겹겹이 봉쇄되어 수백 년 동안 사람들은 이 문을 열 수 없었습니다. 천축의 불법이 쇠퇴해갈 무렵, 덕 높은 아사리(阿闍梨) 한 분이 이 탑에 이르러 진언(眞言)을 지송(持誦)하자 비로자나불이 비로소 그 몸을 드러내었고, 이윽고 허공 중에 문자로서 설법을 나투었어요. 범상치 않은 법문임을 알아차린 그는 차례로 그것을 종이에 옮겨적었는데, 서사(書寫)가 끝나기가 무섭게 허공의 문자는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아사리는 지극한 마음으로 참회하고 염송하여 탑문이 열리기를 서원했고, 7일 동안 탑을 돌며 염송한 후에 흰 겨자씨 일곱 알을 던졌는데 놀랍게도 문은 드르륵 소리를 내며 열렸습니다. 어두컴컴한 탑 안에 갇혀있던 여러 신(神)들은 이리저리 날뛰며 노여워했어요. 진귀한 꽃들이 탑의 덮개 부분에 그득히 줄지어 걸려 있었는데 조심스레 탑 안으로 발을 옮기자 탑문은 곧바로 닫혀...
2021-07-29
청정법신(淸淨法身)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유비에게 제갈량이 있었다면 칭기즈칸에겐 ‘야율초재’가 있었습니다. 출신을 따지지 않고 오직 능력만 보고 인물을 등용했던 칭기즈칸이 한낮 피정복민의 젊은 지식인에 불과했던 야율초재를 그토록 신임했던 이유는 천문, 지리, 수학, 불교, 도교 할 것 없이 당대 모든 학문을 두루 섭렵한 그의 탁월한 식견 때문이었습니다. 그런 그가 남긴 아주 유명한 명언이 하나 있습니다. “하나의 이익을 얻는 것이 하나의 해를 제거하는 것만 못하고, 하나의 일을 만드는 것이 하나의 일을 없애는 것만 못하다.”우리가 마음공부를 실행해나가는 과정은, 불교에서 보자면 중생에서 부처가 되는 과정입니다. 옛 속담에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했듯이, 오랜 기간에 걸쳐 형성된 습관이나 행동 패턴, 성격 같은 것들은 쉽게 변하지 않아요. 그러나 우리는 이것을 마음공부와 수행을 통해 바꿀 수 있습니다. 탐, 진, 치에 물들고 애욕과 집착에 끄달려 현실을 살며 고통받는 이 망심(妄心)을 원래의 고통받기 이전의 자리, ...
2021-06-22
차별과 분별의 굴레에서 벗어나려면?
간디가 영국에서 대학을 다니던 시절의 얘기입니다. 자신에게 고개를 절대 숙이지 않는 이 식민지 출신 젊은 학생을 아니꼽게 여기던 피터스라는 교수가 있었어요. 하루는 간디가 대학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 피터스 교수 옆으로 다가가 앉았습니다. 피터스 교수는 거드름을 피우며 말했어요.“이보게, 아직 잘 모르는 모양인데, 돼지와 새가 함께 앉아서 식사하는 경우는 없다네.”그러자 간디는 이렇게 말했습니다.“아, 그렇군요. 걱정 마세요, 교수님. 제가 다른 곳으로 날아갈게요~”복수심에 불탄 교수는 다음번 시험에서 간디에게 골탕을 먹이려 했지만, 그는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습니다. 교수는 분을 삭이며 간디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어요.“길을 걷고 있다가 두 개의 자루를 발견했다. 한 자루에는 돈이 가득 들어 있고, 다른 자루에는 지혜가 가득 들어 있다. 둘 중 하나만 차지할 수 있다면, 어떤 쪽을 택하겠는가?”“그야 당연히 돈 자루죠.”“쯧쯧쯧, 나라면 지혜를 택했을 거네.”“뭐, 각...
2021-05-25
인생을 평화롭게 사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어느 의과대학에서 교수가 학생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한 부부가 있는데 남편은 매독에 걸려 있고, 아내는 심한 폐결핵에 걸려 있다. 이 가정에는 아이들이 넷 있는데, 하나는 며칠 전에 병으로 죽었고, 남은 아이들도 결핵으로 쓰러져 살아날 것 같지 않았다. 이 부인은 현재 임신 중인데,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 그러자 한 학생이 대뜸 소리쳤습니다. “낙태 수술을 해야 합니다.” 교수가 말했습니다.“자네는 방금 베토벤을 죽였네.” 이 불행한 상황에서 다섯 번째 아이로 태어난 이가 바로 베토벤이었답니다. 아버지는 매독에 걸려 있었고, 4남매 가운데 한 명은 이미 죽었고 셋은 결핵에 걸려 살 희망이 없는데, 폐결핵 중증인 어머니는 임신까지 했던 거였지요. 지금 시대의 의료적 판단으로는 낙태를 최선책으로 선택할 수 있을 법한 그 아이가 장차 성인이 되어 고전 음악계의 거장 베토벤이 되었던 겁니다. 인간은 눈에 보이는 대로 함부로 판단하고, 자신의 지식을 너무 과신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
2021-04-30
행복을 얻기 위한 실천이 있다면?
인생이 재미없을 수는 있는데, 재미있은 지 너무 오래되었다면 그건 좀 문제가 아닐까요? 누군가 “최근에 뭐 재미난 일 없었어요?”라고 물어봤는데, 좀처럼 생각이 안 나고 영혼이 푸석해지는 느낌을 받았다면 일상을 한 번 점검해보셔야 합니다. 가뜩이나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외출도 꺼려지고 산책과 운동도 줄어든 요즘은 자칫 도박이나 게임, 습관성 음주 등의 극단적 쾌락에 침잠하기 쉬운 때예요.우리는 왜 이렇게 자극적인 쾌락을 추구하게 됐을까요? 그건 일상에서 그다지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고 살았기 때문이에요. 평상시에 작고 소소한 즐거움이 없으니까, 여기에 대한 갈망이 쌓이고 쌓여 큰 즐거움을 갈구하게 됐어요. 현대인들의 이러한 심리는 ‘대박’이나 ‘인생 역전’, ‘불금’ 등의 단어에 잘 반영되어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큰 즐거움에 대한 이러한 욕망은 자극적이고 땡기는(?) 거라면 일단은 따라가고 보자는 식의 미혹한 중생심과 맞물려 점점 반복적, 습관적으로 번지게 됩니다. 그러다가 결국엔 ...
2021-04-09
고통과 행복은 어디서 비롯된 걸까요?
사슴 한 마리가 호숫가로 놀러 왔어요. 우연히 물에 비친 자신의 뿔을 보고 감탄을 합니다. 그러나 얼마 뒤 자신의 비쩍 마른 다리를 보고는 실망을 했어요. 그렇게 사슴이 실망하고 있을 때 사자가 나타났습니다. 사슴은 혼비백산해 도망가기 시작했어요. 조금 전까지 실망을 주었던 비쩍 마른 다리가 사슴을 사자에게서 멀리 도망칠 수 있게 해주었던 거지요. 사자는 사슴을 놓치고는 다른 먹잇감을 찾기 위해 눈을 번뜩이고 있었습니다. 사슴은 멀리서 사자의 그런 모습을 지켜보았어요. 그리고 안심하고 시원한 나무 밑에 서서 한숨을 돌렸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때, 사자가 사슴을 보고는 다시 달려오기 시작했어요. 사슴은 놀라서 몸을 돌렸습니다. 그런데 몸이 빠져나오질 않는 거예요. 조금 전까지만 해도 감탄할 만큼 아름답다고 느꼈던 뿔이 그만 나뭇가지에 걸려버렸던 겁니다. 우리는 종종 공덕천은 반기고 흑암천은 밀어내려 하지만, 우리 의사와는 상관없이 공덕천이 가는 곳에는 흑암천도 따라가게 되어 있습니다....
2021-03-23
자기주장을 하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일본은 자동판매기의 천국으로 유명하지요. 커피・아이스크림・라면은 물론이고, 심지어 수박까지 나오는 과일 자판기가 있을 정도예요. 이 자판기들이 연간 발생시키는 매출액은 한화로 약 50조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시장 규모로 치면 웬만한 대기업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지요. 치안이 뛰어나고 민도가 우수해서 도난당하는 일도 없으며, 근면 성실한 일본인들은 편의점 갈 시간마저 아끼기 때문에 자판기를 애용한다는 썰(?)을 풀어내며, 현지 언론은 종종 자판기를 일본의 효자상품으로 내세워 은근히 콧대를 세우곤 합니다. 그런데 1990년대에 한때 일본의 자판기 내부에서 구멍 뚫린 동전이 대거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한 적이 있었어요. 당시 발견된 구멍 뚫린 동전은 다름 아닌 한국의 5백 원짜리였습니다. 이게 많아도 너무 많았던 거지요. 그러니 한동안 일본에서는 한국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이 5백 원 동전을 소지하는 걸 금지할 정도였습니다. 일본의 5백 엔은 한국의 5백 원과 지름도 같고 무게도 비슷해요. ...
2021-03-08
진정한 사랑과 대화의 시작은?
대화는 미묘하고 복잡한 인간관계를 효과적으로 풀어주는 의사소통의 가장 기본이 되는 수단입니다. 대립과 갈등의 노사관계를 극복하고, 기업에 대한 소비자의 오해와 불만을 불식시키는 것, 이건 다 대화나 협상을 통해서만 가능한 일이지요. 그런데 항간에는, 대화는 ‘대놓고 화내는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더군요. “일어나!”, “숙제 다 했어?”, “학원은?”, “그러다 어떡할래?”, “다 너 잘되라고 하는 소리야!” 는 초등학교 남학생이 뽑은 ‘듣기 싫은 잔소리 베스트 5’라고 합니다. 아이의 성장 과정에서 부모의 일방적인 한 마디는 관심보다는 간섭과 강압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더 많겠지요. 양방향 소통이 되려면 아이의 생각을 자꾸 물어봐 줘야 합니다. 부모와 자녀 간에도 어긋난 대화법으로 인해 소통이 어렵듯이, 대인관계에 있어 효율적이고 품격이 있으면서도 목적에 충실한 대화는 쉽지 않습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대화를 좀 더 잘할 수 있을까요? 그 첫걸음은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
2021-02-16
은혜로움을 당연함으로 치부할 때가 있어요. 마음을 고치고 싶습니다.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이란 소설 아시죠? 현대판 이야기가 있더라고요. 한 남자가 숲길을 걷다가 도적들이 왁자지껄 떠들며 훔쳐 온 보석을 수레에 가득 태우고 어디론가 가고 있는 걸 목격했습니다. 커다란 바위 뒤로 급히 몸을 숨긴 남자는 그들이 뭘 하는지 지켜봤어요. 그런데 이 도적 떼의 두목으로 보이는 한 험상궂은 남자가 토굴 앞에 딱 서더니 “열려라, 참깨!”하고 외치는 거였습니다. 순간 굳게 닫혀 있던 토굴 문이 스르르 하고 열렸지요. 믿기지 않는 풍경을 목격한 이 남자는 혹시라도 들킬세라 한참을 바위 뒤에 있다가 해 질 무렵이 되어 도적들이 토굴 밖으로 나오는 걸 본 뒤에야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았어요. 욕심이 생긴 그는 조심스레 걸어와 토굴 앞에 섰습니다. 그리고는 기억해뒀던 주문을 외웠어요. 그런데 “열려라, 참…??” 아뿔싸, 마지막 음절이 뭐였는지 도무지 기억이 안 나는 거예요. “열려라, 참치!”, “열려라, 참숯!”, “열려라, 참기름!” 생각나는 건 다 외쳐봤지만, ...
2021-01-25
이 시대의 돈벌이,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요즘 젊은 세대는 일을 하다가도 조금 힘에 부치는 상황에서 마음을 다잡지 못하는 상태가 되면 ‘멘붕 왔다’고 중얼거리더라고요? 이 멘붕이 무슨 말인가 하면 ‘멘탈 붕괴’란 뜻이랍니다. 감당할 수 없는 현실 앞에서 마음에 상처를 입고 심리적으로 무너졌을 때 이 말을 종종 사용하게 되지요. 그런가 하면 또 언제부턴가는 ‘현타 왔다’라는 말을 줄곧 쓰더군요. 대체 무슨 의미인가 했더니 ‘현실 자각 타임이 왔다’ 뭐 이런 뜻이더라고요. 온갖 부질없는 환상과 전도망상에 빠져있다가 문득 자기가 처한 실제 상황을 깨닫고는 일종의 격한 상실감을 느끼면서 원래의 자기 위치로 복귀하는 순간이 바로 이 ‘현타 온 순간’이라고 합니다. 바야흐로 물질이 넘쳐나고 편리함이 극대화된 시대인데도 요즘 젊은이들은 뭐 하나 하고 싶어도 되는 게 없고, 하려 해도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하소연합니다. 이성 친구를 좀 사귀어볼까 해도 뉴스를 보니 데이트폭력이다 뭐다 하는 바람에 겁이 나고 찜찜해서 못 만나겠고, 취직을...
2020-12-29
사기를 당해 마음이 괴롭습니다. 어떻게 마음을 다잡아야 할까요?
지옥 중에 가장 견디기 힘든 괴로운 지옥이 뭔지 아십니까? 정답은 바로 ‘천국이 내려다보이는 창문이 있는 지옥’이랍니다. 차라리 천국이라는 곳이 있다는 걸 모르면 나아요. 그런데 눈앞에 훤히 보이니까 나만 빼고 다 행복하게 잘 사는 것 같단 말이지요. 이걸 ‘상대적 빈곤’이라고 합니다. 절대적 빈곤보다 더 견디기 힘든 게 바로 상대적 빈곤이에요. 돈 많은 사람조차 돈이 더 많은 사람을 보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고 하잖습니까. 배고픈 건 참아도 배 아픈 건 못 참는 중생의 고약한 습성이 아닐 수 없지요. 개 한 마리가 입에 뼈다귀 하나를 물고 다리 위를 지나가다가 무심히 아래를 내려다봤어요. 그런데 다른 개 한 마리가 입에 뼈다귀 하나를 물고 개울가를 지나가거든요? ‘아, 저놈도 하나 물고 지나가는구나….’ 그러고는 그냥 갔으면 되는데, 자기가 물고 있던 뼈다귀는 놔두고 다른 개가 물고 가는 뼈다귀에 자꾸 욕심이 나는 거예요. ...
2020-12-17
불교에서 말하는 사념처에 대해 알려주세요
깨달음에 이르는 수행 방법으로서 전통적인 불교수행에서는 우리의 마음 상태를 고요하고 평등하게 가지기 위해 신(身)·수(受)·심(心)·법(法)의 사념처(四念處)를 닦을 것을 설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이 네 가지를 순차적으로 관하라고 말씀하셨어요. ‘관(觀)’이란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보는 것을 뜻합니다. 이 사념처는 무상함과 괴로움, 실체 없음의 진리를 드러내는 것으로, 지극하게 마음으로 생각해서 보기 때문에 달리 ‘관법(觀法)’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첫째, 관신부정(觀身不淨). 즉 이 육신이 부정하다고 관하는 신념처(身念處)입니다. 아무리 얼굴이 예쁘고 외모가 준수하다 하더라도 이 몸은 피와 고름과 오물로 가득 차 있으며, 본래 깨끗하지 못하여 결국에는 썩고 말 것이란 사실을 관하는 수행법이에요. 타일랜드와 말레이시아 국경 근처에 차야라는 도시가 있는데 그곳에 붓다다사라는 유명한 스님이 계셨어요. 그 스님이 계신 절의 법당 툇마루에는 생물 시간에나 봄 직한 백골이 전시되어...
2020-11-12
누군가 내 단점이나 잘못을 지적해온다면?
재물 없이도 베풀 수 있는 일곱 가지를 ‘무재칠시’라고 합니다. 그중에 ‘굳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상대의 속을 헤아려서 잘 도와주는 것’을 ‘찰시(察施)’라고 해요. 남에게 말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남의 말을 잘 듣는 것은 더 중요하겠지요. 특히나 요즘같이 밖에서 마스크로 입을 틀어막고 생활해야 하는 때에는 집에서라도 부부간에, 또는 부모・자녀 간에 서로의 얘기를 귀담아 잘 들어주는 인연을 짓는 일이 아주 중요할 것 같아요. 상대가 얘기할 때는 그 얘기에 귀 기울여 밝은 기운을 전달해 줘야지, 꾸부정하고 복 없는 얼굴로 건성건성 들어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늘 좋은 말, 듣고 싶은 말만 하고 살지는 않잖아요? 때로는 듣기 싫은 말, 상처 주는 말도 듣게 됩니다. 특히 상대가 내 단점이나 허물을 일부러 들춰내듯이 얘기해버리면 금새 자존심이 상하지요. 평소에 잘하다가도 꼭 상대가 나한테 “이렇게 좀 하지, 왜 저렇게 했냐?”는 식으로 나오면, 그 순간 눈에 불똥이 ...
2020-10-27
명절 연휴 제사 지내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일상이 바빠지면서 우리의 명절 풍속도가 조금씩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요즘은 제사 모시는 일에 신경을 쓰기보다는 명절 연휴에 재충전을 위해 휴양지를 찾아 해외로 나가는 분들도 많다고 하더라고요. 특히 추석 연휴가 6~7일 정도로 길면 인천국제공항이 북새통이 된다고 합니다. 올 추석 연휴는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그러고 싶어도 그럴 수 없었겠지만요. 조상에 대한 차례도 아예 여행지에서 지내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제사음식요? 전화만 하면 보내주는 곳이 많으니 그리 걱정할 일도 아니래요. 그러면 돌아가신 조상들은 어떻게 찾아오시느냐구요? 걱정할 것 없습니다. 조상들은 모두 돌아가신 분들이어서 어떻게들 귀신같이 알고 찾아온다는 거예요. 그런데 한번 생각해보세요. 조상님 입장에서 과연 이렇게 성의 없이 차려준 제사상을 받고 싶은 마음이 들까요? 아닐 겁니다. 명절 때 쫄쫄 굶은 조상귀신들이 모여 서로 신세 한탄을 했어요. 씩씩거리며 한 조상귀신이 말했습니다. “설날 제사음식 먹으러 후손 집에...
2020-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