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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교진각종 44
진각종의 새로운 비
[2017-12-28 09:24]

-감성적 문화교화의 필요성-

1. 핵심교리의 전개
진각종은 한국불교사에서 그 유래를 찾아 볼 수 없는 신행형태를 가지고 있는 종단이다. 밀교종단을 표방하면서 전통밀교와 달리 승려중심이 아닌 승속동행의 수행과 기도체계를 가지고 있다. 여기서 진각종은 외형적 출가가 아닌 심출가의 실천행을 중시한다.

초기 회당성존의 재세기간 동안 밀교적 교판을 확립하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였고, 오랜 시간에 걸처서 교리와 수행법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런 가운데 교주를 법신 비로자나불로 하고, 육대사만삼밀을 체상용으로 하는 밀교적 교리체계를 확립하게 되었다.

그것은 진각의 체상용을 함축적으로 나타낸 것이며, 육자진언 염송공덕의 내증결과를 체계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을 제공한 것이다. 회당성존은 육자진언의 염송을 통해서 오불삼십칠존과 상응한 진각의 개념, 즉 육대사만삼밀을 ‘대승기신론’의 체상용 삼대의 교리와 회통시켜서 교판확립의 기틀을 마련하였다.
그것을 뒷받침하는 소의경론으로는 ‘대승장엄보왕경’, ‘대일경’, ‘금강정경’, ‘보리심론’이 있고, 이 경론들은 육
자진언염송의 기원과 밀교적 교리체계의 근원을 밝혀주는 전거를 제공하고 있다. ‘대승기신론’과 육자진언관련 찬술집인 ‘육자대명왕경’도 교판의 확립에 영향을 주었다.
그 중에서 육자진언의 기원을 밝힌 것은 ‘대승장엄보왕경’이고, 밀교적 교리체계의 근간을 제공하는 것은 ‘대일경’과 ‘금강정경’이며, 보리심의 체득방법을 제시한 것은 ‘보리심론’이다.

먼저, ‘대승장엄보왕경’이 진각종의 소의경전으로 채택된 것은 본존인 육자대명왕진언의 기원을 밝혀 주는 최초의 경전으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진각교전’에 설해져 있는 육자진언과 밀교의 관계, 그리고 육자진언염송의 공덕에 대한 기술들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리고 진각종의 교판 확립에서 밀교적 교리의 근간을 제공하고 있는 것은 ‘대일경’이며, 그것을 체계화하는 데에는 ‘대승기신론’의 교리가 채용되었다. 즉 ‘대일경’에서 제공한 육대사만삼밀의 교리는 ‘대승기신론’의 체상용의 교리를 통해서 체계화되었던 것이다. 

다음으로 ‘금강정경’「금강계품」은 ‘진각교전’과 해인에 표현된「금강정유가삼십칠존예」의 전거를 제공하고 있다. 이것은 현재 금강계삼십칠존의 예참문으로 불사시간과 여러 종류의 의식에서 활용되고 있다.
끝으로 ‘보리심론’은 한역만이 전해지고 있으며, 발심의 형태를 행원, 승의, 삼마지의 세 단계로 나누어 보리심의 형태를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문답을 통해서 순차적으로 성문과 연각, 보살의 수행과 밀교의 삼마지법문에 대해서 밝히고 있다.

이 논은 보리심의 실체를 정의하고, ‘대일경’과 ‘금강정경’ 같은 밀교경전에서 설하는 삼밀, 아자관, 월륜관, 오상성신관등의 전거를 통해서 보리심의 구체적 체득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와 같이 앞의 경론들은 육자진언염송으로부터 육대사만삼밀의 교리와 네 가지 기도법, 그리고 금강계삼십칠존 예참과 보리심의 체득법제시하면서 진각종의 교판확립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이와 같은 교판확립을 기반으로 진각종 수행과 기도의 근간을 이루는 것은 당체법문과 육행실천일 것이다. 그 중에서 밀교경전의 교리를 통해서 가장 쉽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은 당체법문이고, 이것은 체와 상과 용 즉 육대와 사만과 삼밀을 통해서 구체화될 수 있는 것이다.

당체법문과 육대, 사만, 삼밀은 법신비로자나불을 근간으로 현현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진각종은 비로자나불을 교주로 하고, 육자진언을 신행의 본존으로 하여 밀교적 실천체계를 완성하였던 것이다.

우리들은 우주를 체와 상과 용의 삼대를 가지고 설명할 때, 육대체대는 우주의 본체론적 관찰이며, 사만상대는 우주의 현상론적 설명하고, 그것을 움직이는 원리는 삼밀의 작용이다. 특히 앞의 이 두 가지를 통해서 나타나는 모든 활동과 작용, 즉 삼밀용대를 포함하여 밀교적 우주관을 구성하고 있다. 밀교에서는 육대로부터 일어난 우주의 삼라만상을 총괄해서 대만다라, 삼매야만다라, 법만다라, 갈마만다라의 네 종류의 만다라로 설명한다. 이 사만은 만법을 총체적으로 나타낸 것이기 때문에 사만상대라고 한다. 일체의 존재를 유정과 비정으로 나누는 경우, 대만다라는 유정, 삼매야만다라는 비정이다. 법만다라는 유정비정의 일체 음성 및 일체의 교법을 포함한다. 갈마만다라는 일체의 활동상을 나타낸다.

현상계의 삼라만상은 천차만별이지만 사만을 떠나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사만의 범주에 들어 있는 사물들은 하나로써 사만의 상을 갖추지 않은 것이 없다. 하나의 사물도 색상은 대만다라, 형상은 삼매야만다라, 명칭은 법만다라, 그 작용은 갈마만다라이다. 이와 같이 현상계의 유정과 비정을 비롯한 모든 것들이 사만의 상을 갖추고 있다. 밀교에서는 우주의 본체를 인격적, 종교적으로 관찰해서 비로자나불을 우주의 본체로 보고, 현상계는 종교적 인격을 중심으로 해서 사만을 설명한다. 그 뿐만이 아니라 사만은 다양한 표현으로 예술적인 측면으로 까지 발전할 수 있는 여지를 가지고 있다. 그야말로 현세의 교화방편으로 활용할 수 있는 소지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2. 현세적 교화사업
진각종은 70년의 역사 속에서 내적 외적으로 꾸준한 발전을 거듭해왔다. 초기에는 현세에서의 해탈을 기치로 하여 병고, 가난고, 불화고의 퇴치를 중요한 종교적 실천행으로 삼았다. 당시의 시대상황 속에서 매우 설득력을 가지는 것이었으며, 참회와 육자진언염송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해탈의 법락을 체득하였다. 그야말로 현세에서 고난극복은 종교적 이념으로 당시의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으며, 교당은 정신적 안식처가 되었다.

이러한 초기의 교화는 시대적 흐름에 따라서 교리체계의 확립이 필요하였고, 그런 가운데 밀교의 핵심교리를 통해서 종교적 이념을 체계화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졌다. 그것은 초기에 행하던 신행의 틀을 깨지 않는 선에서 이루어졌다. 전통불교와 같이 존상을 모시고 예경드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불교의 가르침을 하나라도 더 실천하는 것을 중시했다. 거기서 강조된 것이 육행의 실천이었다. 여기서 진각종은 전통밀교의 답습이 아닌 실천중심의 밀교적 이념을 확고히 하였다.

이와 같은 초기교화이념을 기반으로 문맹퇴치를 위한 것이 교육사업으로 발전하였으며, 이어서 사회복지사업을 통해서 전국의 많은 이들에게 필요에 따른 안식처를 제공하고 있다. 나아가서 근래에 들어서 문화사업을 통한 교화의 장을 넓히려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인간이 살아 가기 위해서는 교육과 사회복지가 필요하고, 보다 인간적인 삶을 향유하기 위해서는 문화적 삶이 요구되는 것이다.

문화는 어디에 붙여도 잘 어우러진다. 이제 많은 것을 문화적인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인류는 언제나 시대에 맞는 문화를 갈구 한다. 아궁이가 필요하던 시대, 곤로가 필요하던 시대, 전기밥솥이 필요한 시대에는 그에 걸 맞는 문화가 형성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은 수행문화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한 깊은 성찰이 있어야 시대에 맞는 교화방편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수행도 필요한 사람들에게 감화를 줄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이성과 감성을 총체적으로 활용하여 접근할 수 있는 수행문화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밀교는 총체적 종합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종조님의 홍교이념을 근간으로 이성적이며, 감성적인 교화방편이 부가된다면 세인들의 접근성이 확대되리라 생각된다. 그 한 예로 등문화축제를 들 수 있다. 등이라고 하는 친숙한 매체를 매개로 하여 세인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그것으로부터 종교문화적 내실을 기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으면 좋으리라 생각된다. 앞으로 진각종의 문화사업적 교화방편의 개발을 서원하면서 3년 반에 걸친 밀교진각종 게재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필자는 그간 성원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
일체법평등인

허일범/진각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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