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와 에너지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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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 https://www.milgyonews.net/news/detail.php?wr_id=39068작성 : 밀교신문
전기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 없다. 일상생활의 거의 모든 것이 전기에 의존한다. 가정에서 이뤄지는 조리, 조명, 냉난방, 세탁, 여가, 통화, 그리고 이동. 직장에서 사용하는 컴퓨터와 각종 도구와 장비, 이 모든 것의 가동은 전기에 연결되어 있다. 전기 공급이 하루 동안 중단된다면 어떻게 될까? 비상사태다.
전기를 생산하는 데는 터빈을 돌리기 위한 에너지가 들어간다. 전력 생산의 에너지원은 석유·석탄·가스·원자력·태양광·수력·풍력·지열 등 다양하다. 대부분 나라의 에너지원은 석탄·천연가스·석유·원자력이다. 근래에는 태양광·수력·풍력·지열 등에 눈을 돌리고 있다.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되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아울러 경제적 안정과 지속성을 갖도록 하는 방향으로 에너지원을 분산, 조합하는 것이다. 이른바 에너지믹스이다.
우리나라는 석탄·천연가스·석유의 비율이 64.2%다. 기후변화를 불러오는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물질을 주요 에너지원으로 쓰고 있는 것이다. 원자력의 비중은 27.9%로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다. 수력·재생에너지·폐기물 및 기타는 7.9%로 낮은 수준이다.[영국석유공사, 세계에너지통계검토, 2020]
에너지믹스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여럿 있지만,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가 합의한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애초에 탄소 발생량을 줄이거나, 발생된 탄소를 흡수·제거해야 한다.
앞에서 언급한 에너지믹스는 탄소량을 줄이는 것과 관련이 있다. 이는 또 석유 기반 물질에서 발생하는 탄소량을 줄이는 기술의 개발과 적용, 재생에너지 비율을 높이는 두 가지 방안이 있다. 첫 번째 것은 기술의 한계, 비용의 증가라는 벽을 넘어서야 한다. 두 번째 방안은 안정적인 공급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태양광의 경우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에 긴 장마와 겨울철 등 계절에 따른 생산량의 변동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아직은 보조적인 에너지원이다.
원자력을 둘러싼 논의는 과열 양상이다. 원자력을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로 보는가 하면, ‘가장 위험하고 더러운’ 에너지로 보기도 한다. 정권이 바뀜에 따라 원자력 발전의 비중은 널을 뛰듯 오르락내리락한다. 정치적 쟁점이 됨으로써 합리적인 논의가 어려울 지경이다.
원자력 발전은 탄소 배출의 측면에서만 본다면 친환경적인 에너지원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핵폐기물 처리, 대형사고의 위험이라는 장벽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원전 밀집도가 가장 높으며, 원자력 발전소 인근에 수백만의 인구가 몰려 있다. 영화 ‘판도라’의 재난 장면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서운’ 에너지원이기도 하다.
에너지믹스는 정부당국자와 관련 전문가만의 영역이 아니다. 시민들의 몫이 크다. 시민들이 에너지믹스를 바꿀 수 있다. 즉, 우리 집에서 쓰는 전기를 내가 생산하는 것이다. 어렵지 않다.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면 된다. 불교 단체·기관이 나선다면 그 효과가 더 커질 것이다. 전력 비용도 절감할뿐더러 열대화된 지구를 식히는 일을 하는 것이다.
불교환경연대 운영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