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행(苦行)은 지혜 있는 사람의 해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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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 https://www.milgyonews.net/news/detail.php?wr_id=39403작성 : 밀교신문
아직 여름이 무르익지도 않았는데 너무 뜨거운 햇빛에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난다. 이런 살인적인 더위가 계속되니 무언가를 하고 싶은 의욕이 없어진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금 책상에 앉아 벽에 붙어 있는 종이 고래를 보니 흐뭇한 미소가 지어진다. 거의 3년 넘게 불공을 해오고 계시는 보살님이 주신 선물이다. 몸통은 노랑으로 칠했고, 꼬리는 핑크와 주홍 그리고 지느러미는 하늘색으로 곱게 칠해진 종이 고래이다. 거기에 더해서 보살님 혼자서 가까운 천변 주변을 두 바퀴 돌았다는 사실이 나에게는 더 큰 선물이다.
5년 전 항수심인당으로 발령을 받고 왔을 때 매일 불사 보는 보살님이 있어야 심인당이 발전한다는 생각이 들어 보살님에게 오전 불사를 같이 보자고 하였다. 흔쾌히 허락하시고 열심히 둘이서 평일 오전 불사를 보았다. 그러자 보살님 주변에서 일거리를 자꾸 주셔서 보살님은 좀 무리하게 되시면서 병이 나셔서 4년 가까운 병고 생활을 하고 계신다. 처음에는 중환자실에서 눈도 안 보이고 손도 전혀 움직이지 못하셨는데 지금은 거의 정상으로 생활하고 계신다. 다만 혼자서 걷지를 못하시고 운동 보조 기구를 의지해서 걸으시며 재활하는 요양원에 계신다. 3년 불공, 2백일 불공 등 계속하고 계시지만 본인이 원하는 만큼의 상태가 되지 않으니 때때로 원망과 불만을 얘기하셨다. 올해는 해탈절에 심인당 꽃 공양도 하시고, 종이꽃도 그려주시고, 이번에는 종이 고래를 환한 미소와 함께 그려주신 것이다. 현실적으로는 보살님이 신체적 어려움을 겪고 계시지만 두루두루 더욱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셨고, 지금은 매일매일 실행론 말씀을 필사하시며 부처님을 더욱 깊이 믿게 되셨다.
솔직히 고통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 존재는 이 세상에 없다. 그러나 보왕삼매론 첫 구절이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마라.”다.
요즘 사람들이 그토록 원하는 무병장수와는 정반대되는 개념이다. 그것에 대하여 종조님은 명쾌하게 답해주셨다. “고통은 주관적 사실이다. 고(苦)는 전도망상(顚倒妄想)에서 온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고행 끝에 인격을 완성하게 하는 것은 지혜가 있는 사람들의 해탈하는 법이다”라고 말씀하셨다.
고행이 인격을 완성하게 해주고 해탈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 말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깊은 신심이 필요하다. 그래서 종조님이 이런 말씀도 해주셨다. “진리를 세워놓고, 현실을 다 긍정하라 그러하면 싹이 트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다. 그리고 빼앗기는 길을 기쁘게 주는 길로 바꿔 쓸 줄 알아야 한다.” 현실을 다 긍정하는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 그것은 내가 지어서 내가 받는다는 인과의 이치를 확실히 깨달았거나 믿는 마음일 것이다. 그러면 저절로 모든 일이 된다는 말씀이다. 어떻게 그렇게 되지, 의심하기가 쉽다. 그러나 인과를 믿고 실천하는 마음이 쉽지는 않지만, 먼저 남을 원망하는 마음이 없어질 것이다. 그리고 내가 처한 일이나 상황에 불만이 없어질 것이다. 다 내가 지은 것이니까 말이다. 그래서 현실적으로도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그리고 빼앗기는 길을 기쁘게 주는 길로 바꿔 쓸 줄 아는 마음은 또 어떤 마음일까? 예를 들면 우리가 병원비로 지불하는 것은 액수에 상관없이 무조건 내보내야 한다. 그리고 교통사고, 자연재해 등 안 좋은 일로 내보내는 모든 것들도 그러하다. 이렇게 내보내는 것이 빼앗기는 길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복되게 기쁘게 내보내야 한다. 그것은 바로 육바라밀을 실천하는 것이다. 보시로써 간탐심을 없애고 가난을 막고, 안인의 미묘한 공덕을 내증하여 진에(瞋恚)를 없애서 불화를 없애고, 계행을 잘 지켜 병고를 없애고 건강을 지키는 것이다.
물질 시대인 현실을 살아가면서 진각종의 교리를 지키고 따르기가 힘들다는 말씀들을 가끔 하신다. 돈과 명예를 가진 사람들이 잘 먹고 잘사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혹자(或者)는 우리가 먹는 한 끼 식사가 조선 임금의 밥상보다 더 좋다고 말하기도 한다. 지금 시대는 남과 비교하는 마음 없이 지족(知足)만 하여도 행복은 저절로 온다.
승수지 전수/항수심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