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집착을 버리고 큰 향기를 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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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 https://www.milgyonews.net/news/detail.php?wr_id=39624작성 : 밀교신문
심인당 앞 화단에 작은 백리향을 옮겨 심었습니다. 그동안 작은 화분 속에서 힘겹게 자라던 모습이 늘 안쓰러워 보였기 때문입니다. 화분 안에서 뿌리는 얽히고 잎과 줄기는 더 이상 뻗어 나갈 공간이 없었고 삐죽삐죽 시든 모습은 마치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넓은 땅에 옮겨 심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백리향은 옆으로 가지를 뻗으며 싱싱해졌습니다. 어느새 보라빛 꽃을 피워 내고, 손끝으로 스치기만 해도 은은한 향기를 흩뿌렸습니다. 그 향기는 이름 그대로 백 리를 감쌀 만큼 풍성하게 퍼져 나갔습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작은 그릇에 갇힌 존재는 크고 싶어도 크지 못하는구나.” 백리향이 화분 속에서는 힘을 다하지 못하다가, 땅에 심기자 비로소 본래의 생명력을 드러낸 것처럼, 사람도 좁은 울타리 안에서는 자신의 잠재력을 펼치기 어렵습니다. 특히 자녀를 키우는 부모의 마음 그릇이 좁다면, 자녀 또한 그 속에서 작게밖에 자라지 못할 것입니다. 반대로 부모가 마음을 열고 넓은 품으로 감싸 준다면, 자녀는 그 안에서 자유롭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세상은 결국 우리가 어떤 마음을 품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작은 화분 속 백리향이 아니라, 대지에 뿌리 내린 백리향처럼, 사람도 넓은 마음의 그릇 속에서야 비로소 제 모습을 드러낼 수 있습니다.
우리의 마음을 좁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특히 돈에 대한 집착이 우리의 시야와 마음을 가두어 버릴때가 많습니다.
실제로 들은 이야기 중에 이런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사 온 집에서 새 주인이 싱크대 밑을 정리하다 검은 봉투를 발견했는데, 그 안에는 무려 삼천만 원이 들어 있었다고 합니다. 순간적인 횡재라 생각하며 기뻐했지만, 결국 그 집값이 폭락하면서 몇 억 원의 손해를 보았고 결국 탐심이 더 큰 괴로움으로 되돌아온 것입니다.
이런 사례는 오늘날에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나온 냉장고 속에서 봉투가 발견되었다는 뉴스, 천장 속에서 현금이 쏟아져 나왔다는 소식들. 그 돈은 결국 누구도 쓰지 못하고, 오히려 다른 이의 욕심을 자극하는 씨앗이 되곤 합니다.
현대 사회를 살다 보면 돈에 대한 집착뿐 아니라 물건에 대한 집착, 명예에 대한 집착도 쉽게 눈에 보입니다. 스마트폰 하나에, 명품 가방 하나에, 사람들은 많은 마음을 씁니다. 한정판 운동화를 사기 위해 밤새 줄을 서는 청년들, 매주 로또를 사며 ‘이번에만 당첨되면 인생이 바뀔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들. 그러나 실제로 큰돈을 손에 쥔 이들 중 많은 이들이 오히려 불행 속에 빠졌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참된 부자가 누구인지 묻는 제자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다. “많이 가진 자가 아니라, 만족할 줄 아는 자가 참된 부자다.” 아무리 많은 것을 소유해도 만족을 모르면 그는 여전히 가난한 사람이다. 반대로 가진 것이 적더라도 감사하며 나눌 줄 아는 이는 이미 부자입니다.
백리향의 향기는 넓은 땅에 뿌리 내렸을 때 비로소 멀리 퍼져 나갑니다. 우리의 마음도 그와 같습니다. 작은 집착 속에서는 스스로를 갉아먹지만, 큰 마음 속에서는 이웃을 이롭게 하고 스스로도 빛이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마음의 그릇을 어떻게 키워 나가느냐입니다. 부모의 마음이 넓어야 자녀가 자라고, 중생의 마음이 넓어야 세상이 평안해집니다. 돈을 움켜쥐려는 작은 마음을 버리고, 베풀고 회향하는 넓은 마음을 가질 때, 우리의 삶은 향기로운 백리향처럼 세상에 복을 퍼뜨릴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 작은 나눔을 실천하며 향기로운 존재로 살아가기를 서원해봅니다.
선법지 전수/유가심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