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설법의 유형(類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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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 https://www.milgyonews.net/news/detail.php?wr_id=39737작성 : 밀교신문

부처님 말씀은 일음(一音), 원음(圓音), 법음(法音)이라 한다. 이 뜻은 부처님 한마디 말씀은 뭇 중생들은 동시에 각각 자기들 세계의 소리로 들을 수 있다는 뜻이다. 예를 들면, “자비”라 말씀하였다면, 사람은 사람의 소리로 알아듣고, 축생은 축생의 소리로 알아들으며, 지옥은 지옥의 소리로 알아듣고, 아귀는 아귀의 소리로 알아들으며, 수라는 수라의 언어로 알아듣고, 천상은 천상의 언어로 알아듣게 된다. 즉 코끼리는 코끼리들 언어로 알아듣고, 사자는 사자들 언어로 알아들으며, 날 짐승은 날짐승들 언어로 알아듣고, 물고기는 물고기들 언어로 알아듣는다. 모두 자기의 경지에 통하는 언어로 듣게 되는 범음(梵音)이지만, 근기가 맞지 않으면 한자리에 있어도 귀먹은 자와 같이 알아듣지 못한다.
설법의 방향을 보면, 법신 비로자나불은 일승법(一乘法)에서 일승으로 들어가게 하고 화신 석가모니불은 삼승법(三乘法)에서 일승으로 나아가게 한다. 그러므로 비로자나불이 중생에게 법을 설하기 위하여 당신이 보살이 되거나, 아니면 설법자에게 보살의 위신력을 가지(加持)하여 삼승법을 설하게 한다. 설하는 방법은 직설(直說)과 대리설(代理說)과 간접설(間接說)이 있다. 간접설은 자연법이(自然法爾)로 설하는 당체법문이요, 대리설은 ‘화엄경’이 표본이다. ‘화엄경’40품 가운데 타화자재천에서 설하는 제30<아승기품>과 보광명전에서 설한 제35<여래수호공덕품>을 직설이라 하지만, 인간세상 보광명전의 설법은 비로자나불이 하늘북<천고(天鼓)>을 통하여 설하므로 ‘화엄경’은 전체가 대리설에 속한다.
싯다르타가 6년간 난행고행(難行苦行)한 후 보드가야 보리수하 금강보좌에서 깨달음으로 비로자나불이 되었다. 3·7일간 자수법락하시고, 4·7일간 일승법을 중생근기에 맞는 3승법으로 낮춘 비로자나보살이 되어 바라나시 녹야원에서 초전법륜하셨다. 그로부터 45년간 설하시고 쿠시나가라에서 보살의 열반상을 보이시고 비로자나불로 귀환(歸還)하셨다. 45년간 설하신 8만장경은 모두 방편법으로 긴 이야기체로 설하신 계경(契經=Ⅰ)과 이야기체 중간과 끝부분에 게송으로 거듭 설한 응송(應頌=Ⅱ)과 깊은 뜻을 담은 5언(五言)과 7언(七言)으로 이루어진 풍송(諷頌=法句經=Ⅲ)과 제자들의 성불 시기를 말하는 수기(授記=Ⅳ)와 다른 세계 부처님을 법을 설하는 무문자설(無問自說=Ⅴ)과인과를 설하는 인연설(因緣說=Ⅵ)과비유설(譬喩說=Ⅶ)과 제자들의 과거세의 행적을 설하는 본사(本事=Ⅷ)와 부처님의 전생 수행담을 설한 본생담(本生談=Ⅸ)과 광대한 교리를 조직적으로 설한 방등방광(方等方廣=Ⅹ)과 부처님의 불가사의한 위신력을 나타내는 미증유(未曾有=Ⅺ)와 법의 이치를 논하는 논의설(論議說=Ⅻ) 등 12부이다.
부처님 말씀을 전하는 교화자는 반드시 12부 방법과 신해행증(信解行證)의 수행차제를 준수하면서 설해야 한다. 12부 방법에서 벗어나는 설법은 곧 망설로 삿된 법설이 되며, 수행단계로 이끌지 아니하면 올바른 해탈과 열반과 성불의 공덕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교화자는 수시로 이 법칙에 어긋남이 없는지를 점검하여야 한다. 첫째 믿는 마음을 일으키게 하여 삼보에 귀명하게 하였는가? 이 법은 수행자가 비로자나불로부터 위신력을 가지 받게 하는 것이요, 둘째 인과 이치를 올바르게 설명하였는가? 이 법은 인과법을 증득하여 잘못을 참회하여 업장을 녹이게 하는 것이요. 셋째 올바른 수행법을 가르쳤는가? 이 법은 보살행인 육바라밀을 바르게 실천하게 하는 것이요, 넷째 결과에 대하여 바르게 인증(認證)하였는가? 이 법은 해탈 공덕으로 안락한 생활하는 것인지를 생각하여야 한다. 이 가운데 가장 좋은 가르침은 믿음을 일으키게 하는 설법이다. 올바른 믿음이 없이 교리를 가르치면 맹신(盲信)이 되어 사도(邪道)에 빠지게 되며, 믿음이 없는 수행은 요행을 바라는 기복으로 법상(法相)만 높아질 뿐이다. 불교 최초의 경전인 ‘화엄경’도 믿음<(10신(十信)>을 근본으로 10주(十住), 10행(十行), 10회향(十廻向), 10지(十地) 단계로 설하여 해탈과 등각과 묘각을 성취하게 하였다. 이것을 선재동자의 구법을 설한 <입법계품>이다.
우리는 지중한 인연으로 사람으로 태어났고, 다시 만나기 어렵다는 부처님법까지 만났다. 정법을 만나 정법의 가르침을 듣고 실천하여 해탈 공덕을 얻을 수 있는 좋은 인연을 만난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좋은 인연 만난 순간순간을 소홀하게 보내게 할 수는 없다. 이 소중한 시간에 심인(心印)의 청정 도량에 앉았다. 그런데 설법자가 행동에서 숭고함과 위의(威儀)가 없으며, 불사의식 또한 정성을 들이지 않고 경망스럽게 행하며, 말은 자신의 명예와 이익만을 챙기면서 우스개나 잡담, 잡설로 시간을 보내면서 하고 싶은 대로 시류(時流)에 휩쓸려 시중(市中)에 잡다한 말과 일어나지도 않은 상황들을 미사려구(美辭麗句)로 설한다면, 이것은 방종한 외도설이 되어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결과가 된다.
설법자는 법계법신으로부터 인증받고 전법하여야 한다. 이것이 교화자의 삶과 사회인이 다른 것이다. 특히 생활불교를 지향하는 진각종문의 교화자는 정치에 참여하거나 관여하지 말아야 하며, 설법할 때도 국가 정책을 비판하거나 선동하는 말을 삼가야 한다. 혹 위정자의 잘못이 보일 때도 국가를 위하여 진호국가불사로 자기반성과 자기비판으로 참회하며 정진하는 것이 수행자다. 어느 시간, 어느 장소에서나 승직자의 위의를 지키면서 말과 행동과 생각에서 율법을 지키며, 오로지 국가의 부국강병과 국민의 안정을 서원하여 종문이 흥왕하기를 정진하여야 한다. 이것이 진각성존의 깊은 은혜에 보답하는 수행자의 본분이다.
진각종 기로스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