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교신문

“투명하게 세상을 바라보고 깨어있기 위해 수행정진 할 것”

입력 : 2026-05-06  | 수정 : 2026-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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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 https://www.milgyonews.net/news/detail.php?wr_id=40402
작성 : 밀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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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친정어머니인 자각증 보살님은 결혼과 함께 서울에서 생활하시며 밀엄심인당에서 수행하셨습니다. 어머니께서 신심이 깊으셔서 모태신앙이었던 저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동생과 함께 심인당에 다닌 기억이 납니다. 어릴 때는 자성학교에도 다니고 열심히 수행했었는데,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 입시 준비로 조금 뜸해졌고, 그러다 보니 성인이 되어서도 새해불공이나 부처님오신날 정도에만 심인당을 찾았습니다. 

 

그러다 저의 작은 어머니이신 정광윤 보살님이 수원 유가심인당에서 수행하신 인연으로 유가심인당 신교도이신 시부모님(상정 각자, 고 실상각 보살)의 자제이자 유가심인당 청년회 회장을 맡고 있던 익성 각자님을 만나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유가심인당에서 신행생활을 하고 있고, 친정 가족은 행원심인당에서 신행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결혼 후에 시댁 어른들께서 워낙 신심이 깊으시고 유가심인당에서 오랜 인연을 이어오셔서 나름대로 부담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어릴 때부터 친정어머니께서 어떻게 불공을 하셨는지도 늘 보고 자란터라 ‘새해대서원불공’에 대한 부담감, 그리고 압박감이 생겼습니다. 결혼하고 첫해에는 양가 어르신들이 그러하셨듯이 무조건 정진을 많이 해야한다는 생각만 가지고, 새해불공 회향일에는 점심 공양 후 저녁 불사 때까지 화장실 잠깐 다녀오는 것을 제외하고는 몇 시간 동안 다리 한번 펴보지 못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결혼과 함께 새해불공은 늘 조금은 두렵고, 버거운 시즌 이벤트 같은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조금 기다려지는 ‘새해의 시작’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이런 변화에는 신행생활의 전환점이라고 여겨지는 얼마간의 기간들이 몇 번 있었습니다. 생활 가운데서 불공을 해야만 하는 일이나 마음이 생겨나고, 그래서 불공을 더 열심히 하게 되면서 저의 사고도 변화하는 전환점이 생겨났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의미 있었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평소에 딸을 꼭 보내고 싶어 했던 중학교가 있어서 지원하고 합격을 기원하는 불공을 시작했던 때입니다. 아이가 어려움 없이 좋은 교육을 받길 바라는 개인적인 마음을 담아 ‘부처님 저희 아이가 이 학교에 꼭 붙게 해주십시오’하고 서원했습니다. 지원서도 열심히 잘 쓰고, 면접도 잘 보고, 주변에서 전해지던 징크스 같은 것들도 아주 잘 들어맞아 당연히 합격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결과는 불합격이었습니다. 그때는 불공을 하면서도 늘 불안하고 조바심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불합격 소식에 눈물이 날 만큼 많이 속상했고 아이의 인생이 불안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3년 뒤에 다시 고등학교 입시을 앞두고 불공을 시작했는데, 그때는 이상할 정도로 마음이 편했습니다. 개인의 안락함보다는 아이가 사회와 주변 사람들과 건강하게 연결고리가 될 수 있는 성인으로 성장하고, 공동체에 도움이 되는 일원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지원했으며, 합격을 기원하는 서원이 아니라 어떤 결과가 오던지 아이에게 올바른 길을 진리가 알려주시는 것이라 믿고, 그저 그 결과에 엄마인 제가 잘 수긍하고 좋은 엄마, 지혜로운 엄마가 되길 서원했습니다. 그리고 합격 통지를 받았을 때 너무 기쁘고, 꿈만 같았지만 마음 한 켠에서는 당연한 결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든 것을 부처님께 맡기고, 저의 변화를 서원한 결과라고 느껴졌거든요. 지금 아이는 그 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이 학교가 아이 인생에 완벽한 답이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당연히 앞으로 어려움도 오겠지만, 아이와 함께 부처님의 진리를 바탕으로 선택하고 실천한다면 곧 풀 수 있는 숙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모태신앙으로 진각종과 인연이 되어 어릴 때부터 심인당이 자연스러웠고, 시댁과 남편도 진각종 신행생활을 하다 보니 진각종은 자연스러운 가정 내 일상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어릴 때부터 종교를 갖고 있다 보니 정서적으로 안정된 삶을 사는 것 같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늘 ‘참회하라’는 법문을 들으면서 항상 돌아보고 후회하며 자책하는 어린 시절을 보낸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존감이 낮고 우울한 사람이 되지 않은 것은 ‘온 우주 어디에나 부처님이 계시고, 내 마음에 부처님이 계신다’는 말씀이 항상 제 마음속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덕분에 예전에는 남의 눈을 의식하는 이기적 이타주의를 가졌다면, 신행생활을 통해 내 마음을 살펴보는 이타적 개인주의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간 경건하고, 차분하고, 정적인 신행생활을 해왔다면 앞으로는 조금 더 기쁨이 넘치는, 활동적이고 연대하는 신행생활이 되길 기대합니다. 그러면서도 사회생활과의 밸런스도 잘 맞춰갔으면 좋겠습니다. 사회활동과 종교활동이 서로 변명거리가 되는 것이 아닌 잘 조절하고 조합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기대하고 바랍니다. 

 

개인에게 있어서 종교를 갖게 되는 이유는 일차적으로 기복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불교는 일반적인 사람들에게는 더 그런 느낌을 주는 것 같고요. 그래서 가끔은 심인당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불공을 하는 것을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는 것이 부끄러워질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것 역시 다른 사람에게 내가 어떻게 비추어지는지 걱정하고, 더 성숙한 인간으로 보여지고 싶은 욕심인 건가 하는 참회도 해봅니다. 그리고 실은 우리는 모든 것을 알고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알고는 있지만 실천이 안 되는 게 문제라고 봅니다. 그래서 실천하는 진각행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합니다. 

 

불교는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지만, 특별히 현재 생활에 안주하면서도 불안을 느끼고 있는 젊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남에게 지적받고, 간섭받는 것을 싫어하면서도 남의 인생을 보며 부러워하고 불안해하는 젊은 사람들은 보면서 많은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요즘같이 SNS가 활발해서 여기저기서 평가받는 사회에서는 그런 감정들이 생기는 것이 불가피한 일입니다. 그럴수록 불교를 통해 인과법을 배우고, 무외심을 갖고 주체성 있는 나다운 삶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더불어 현재의 삶에 많은 불만을 느끼고 있는 중장년층에게도 진각종의 법문은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모든 종교가 다 그러하겠지만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서양에서 불교는 종교라기보다는 철학, 사유의 방식으로 여겨진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같은 의미는 아닐 수도 있겠지만 저 역시 신행생활을 하면 할수록 불교는 신을 만나기 위한 장치가 아닌 제 일상의 사고방식이자 일상을 보는 관점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더 투명하게 세상을 바라보고 깨어있기 위해 끊임없이 일상의 곳곳에서 수행정진 하고자 합니다.

 

‘비로자나 부처님은 시방삼세 하나이라. 온 우주에 충만하여 없는 곳이 없으므로 가까이 곧 내 마음에 있는 것을 먼저 알라.’는 자성법신의 말씀을 되새겨 봅니다. 

 

김보배 기자 84beb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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