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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의 삶 함께 공부하며 가꾼다"

편집부   
입력 : 2009-10-26  | 수정 : 2009-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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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간 이어져온 '어사연'활동 눈길
100회 기념 세미나 자료집 발간도

잘 사는 것에 대한 화두가 관심사였던 시대를 지나 21세기가 되면서부터 현대인들은 즐기며 사는 것, 잘 늙어 가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웰빙(well-being)의 완성은 웰다잉(well-dying)"이라는 말이 생기기까지, 잘 죽는 것이 잘 사는 것의 완성으로 생각되고 있다.

노년의 삶, 늙어감에 대해 활발하고 진지하게 연구하는 어사연(어르신사랑연구모임·http://cafe.daum.net/gerontology)은 2000년 겨울에 시작된 노인복지관련 모임으로, 인터넷에 카페를 열면서부터 3,000여 명의 회원들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어사연 회원들은 매월 1회에 걸쳐 노인복지와 관련된 이슈 또는 회원들의 경험과 지식, 기술,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올해 9월에는 어사연 공부방에서 공부한 자료들을 모아 100회 기념세미나 자료집과 '노년의 인생에서 길을 묻다'라는 책을 발간하기도 했다.

이번에 발간한 책은 10대에서 80대까지 인생의 선·후배들이 한 자리에 모여 '나에게 나이 듦이란 무엇인가', '어르신들은 내게 어떤 존재인가', '내가 꿈꾸는 노년' 등을 주제로 노년과 나이 듦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놓은 책이다. 어사연에 가입된 회원들은 주로 대학생, 대학원생, 사회복지인, 출판인, PD, 아나운서, 가수, 레크리에이션 지도자, 여행사 사장, 주부, 연구원, 기자 등으로 다양한 직업을 갖고 있다. 연령대 또한 20대부터 7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지만 노인복지공부에 대한 열정으로 하나가 됐다.

2008년_8월29일_공부방_모임1.jpg

어사연을 만들게 된 사회복지사 유경씨는 전직 CBS 아나운서로 노인대상 프로그램을 오랫동안 진행하던 중 노인복지에 관심을 갖게 됐다. 현장에 직접 뛰어들어 활동하다가 학문적인 뒷받침의 필요성을 느끼게 돼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에 입학해 본격적으로 공부를 하게 됐다. 현재 우리나라 최초 프리랜서 사회복지사와 칼럼니스트, 죽음준비교육 전문강사, 노년생활 및 노년준비관련 현장 강연, 방송출연, 노년문화컨설팅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이론과 현장을 접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무리 재미있는 친목회도 50회 이상 모이기 힘든 세태에서 직장인들의 공부모임이 100회나 이어질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유경씨는 "회원들이 돌아가면서 주제를 선정해 발표하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을 하기 때문에 어사연 공부방에서는 그 어디에서도 접할 수 없는 노인복지현장의 살아있는 이야기들을 실무자들의 입을 통해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면서 "100회가 넘게 이어져온 어사연 세미나에는 다른 어떤 세미나에서도 맛볼 수 없는 현장감, 풋풋함, 순수함이 살아있다"고 밝혔다.

유경씨는 또 어사연 공부방만의 특별한 매력으로는 "어르신과의 대화법, 은퇴준비, 노인요양원생활 등을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공부하니까 실질적인 노인복지 공부에 도움이 많이 된다"면서 "사회복지를 공부하는 젊은 학생들과 행복하고 보람있는 노년기를 보내고 싶은 어르신들이 함께 참여하는 것"이라고 했다.

유경씨는 "앞으로 어사연의 계획과 회원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지금까지 해온대로 꾸준히 노년과 노인복지에 대한 공부를 함께 해나가면서 어르신들이 좀더 나은 삶을 사실 수 있도록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라면서 "회원들에게 바라는 점은 어사연에서의 만남을 통해 젊은 세대와 노년 세대가 서로를 좀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고, 노인문제와 노인복지에 대한 실질적인 답을 찾아나가는 소중한 장(場)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유경씨는 마지막으로 노년을 맞으신 어르신들께 "어사연에서 발간한 '노년에 인생의 길을 묻다'라는 책제목처럼 노년, 즉 어르신들은 머지 않아 만날 우리의 얼굴이고, 우리들 인생의 후반생을 안내해 줄 수 있는 지도자이며 우리들 인생에서 길을 물을 수 있는 이정표, 나침반"이라며 "어르신들 스스로가 소중한 존재이고 귀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갖고 노년을 의미 있게 만들어 가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선미 기자 sunmi7@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