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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군승문제에 대한 조계종의 대아적 결단을 촉구합니다

운영자 기자   
입력 : 2002-10-09  | 수정 : 2002-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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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덕대학교/ 교화(敎化)와 포교는 불교존립의 두 축이다. 국방의 일선에서 젊음을 바치고 있는 군 장병에 대한 교화는 포교의 차원을 넘어 군의 정신력 강화의 측면에서 더 없이 중요하다. 군승은 군 장병의 교화를 위하여 존재한다. 그럼에도 군승의 수급은 군승제도의 도입 이후 주어진 인원조차도 채우지 못하고 있는 것이 엄연한 사실이다. 위덕대학교는 1996년 개교년도에 군종사관후보생 선발대학의 지정을 국방부에 요청하였다. 그리고 불교계 화합의 차원에서 조계종과 합의를 원하는 국방부의 권유에 따라, 위덕대학교 설립종단인 진각종은 조계종과 협의를 진행하여 왔다. 조계종 전임 집행부는 교리와 의식의 차이를 들어 난색을 표명하면서도, 군장병의 교화라는 사안을 감안하여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결할 것을 약속한 바 있다. 이에 위덕대학교와 진각종은 기존의 군 포교 제도와 의식을 한국의 군포교 제도와 의식으로 인정하여 수용할 수 있음을 분명히 밝히고, 합의도출을 촉구하여 왔다. 그 과정에서 위덕대학교와 진각종은 세간의 온갖 논의에 대하여 감정을 절제하면서, 한국불교의 종주종단인 조계종의 군 포교를 위한 대승적인 결정을 기대하였다. 그러나 금번 서정대 총무원장 스님께서 종회에서 군승문제에 대해 민주적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이 과정을 무시하고 나서셔서 군승문제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진각종 폄훼(貶毁)발언을 하신 바, 서정대 스님의 수행행적에 비추어서 스님의 지극히 정제되지 못한 발언에 경악을 금치못하며, 그 간의 조계종의 진솔하지 못한 태도에 대하여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당초의 지적대로 교리와 의식 차이의 문제가 아니라, 다분히 종파아(宗派我)를 드러낸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불교의 종파분화는 분명한 자기성격을 필요로 한다. 진각종은 분명한 자기정체성을 가지면서 불교의 종파분화의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다. 종단의 정체성이 문제가 된다면, 미성숙한 감정과 돌출적인 발언으로 해결할 일이 아닐 것이다. 서정대 스님의 발언대로 재가와 출가, 유발과 삭발, 변의복과 염의복 등이 문제가 된다면, 이에 대하여 우리는 불교의 교리와 역사상에서, 나아가 현재의 상황과 미래의 이상적인 발전에 비추어서 얼마든지 진지하고 성숙한 토의·토론을 할 자세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더 이상 불교 내적인 문제로써 세인의 마음에 번뇌를 일으키고, 빈축과 역 교화의 대상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불교의 주요한 가르침의 하나가 희론(戱論)의 절제이다. 정보화시대에 가상공간에서조차 난무하는 희론의 번뇌 속에 살아가면서, 이를 정화해나가야 할 불교도들 간에 또 다른 언어폭력과 희론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무슨 낯으로 부처님을 대할 것인가. 우리는 사무치는 자기참회를 하지 않을 수 없으며, 이러한 자기비판과 자기성찰 위에서 군승문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첫째, 위덕대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 모두가 진각종의 신도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 점은 동국대학교에 재학하고 있는 학생이 모두 조계종의 신도가 아닌 점과 같은 맥락이다. 위덕대학교 불교학우들은 종파아를 넘어서 이 땅 불교전체의 미래를 책임지고 나갈 인재로 육성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 것을 강력히 희망한다. 둘째, 위덕대학교 불교문화학부에서 운영하고 있는 교육과정과 학생활동은 동국대학교의 그것과 비교해서 군승으로 선발될 수 없을 정도로 차별화되어 있지 않다. 그리고 우리는 서정대 스님이 걱정할 필요가 없을 만큼 군승으로서의 자질과 식견을 갖추도록 교육활동을 하고 있다. 조계종과 서정대 스님께서는 이 점을 간과하지 말기를 강력히 희망한다. 셋째, 현재 군에서 행해지고 있는 일반적인 의식과 업무는, 군승 후보생이 선발되는 대학 재학 1(3)학년 이후 입대일까지 6(4)년의 기간이 남아 있으므로 후보생교육을 통하여 극복할 수 있다. 위덕대학교와 진각종은 한국불교의 군 교화 전통을 조계종과 같이 두텁게 할 자질있는 일 주체로 인정받기를 강력히 희망한다. 군 장병 교화라는 범불교적 과제를 풀어 가는데 있어서 조계종의 대아적인 결단을 촉구하며, 이에 따른 문제가 있다면 승가공동체적 갈마전통, 불가의 화합법으로 해결하여야 할 것이다. 이상과 같은 우리의 입장에 대해 서정대 스님과 조계종의 성의있는 답변을 바라면서, 이로 인하여 현밀(顯密)을 대표한 양 종단 간의 불필요한 불협화음이 지식(止息)되기를 서원한다. 불기2546년/진기56년 9월 위덕대학교 불교학생회 마하바이로자나 위덕대학교 불교문화학부 학생회 위덕대학교 밀교문화연구원 위덕대학교 불교대학원 위덕대학교 불교문화학부 교수 일동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