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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교육 14

보현심   
입력 : 2001-05-21  | 수정 : 2001-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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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항 앞글에서 R.Dreikurs가 제시한 아동의 행동목적 4가지 가운데, 접촉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았을 때, 부당한 관심 끌기라는 그릇된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을 살펴보았는데, 여기서는 힘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았을 때 나타내는 그릇된 행동인 '반항'에 대하여 언급하고자 한다. 힘의 욕구 또한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로서 만사가 자기 뜻대로 되기를 바라며, 그러한 힘이 있기를 바란다. 흔히 엄마들이 "우리 집 아이는 너무 고집을 피워서 걱정이에요"라는 말을 하는데, 이런 경우 엄마가 아이에게 함부로 힘을 쓰고, 마음대로 하며 고집 피우는 교과서를 보여주면서 키웠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모의 영향력이 제대로 발휘되려면, 평소에 힘을 빼고 있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써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언제나 부모 마음대로 하게되면 아이도 항상 힘을 쓸려고 하게 되고, 뜻대로 되지 않을 때에 '반항'이라는 그릇된 행동을 하게 된다. 이렇게 반항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아동이 힘을 성취하는 유일한 길은 타인을 통제하거나 또는 적어도 자기는 호락호락 통제될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잘못 믿고 있다. 얼마전 모 대학의 사무실에 잠시 들렀을 때, 어느 학과 조교 선생이 1학년 여학생에게 훈계조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을 목격한 적이 있다. 이야기인 즉, 그 여학생이 전날 밤에 같은 과 여학생 집에서 함께 잠을 자면서 집에는 연락도 하지 않아 그 어머니께서 조교선생을 통해 연락처를 알아 연락 가능한 모든 학과학생들에게 그 딸의 소재를 묻는 전화를 하였으니 학과 사무실에서는 난리가 난 것이었다. 이러한 경우를 보더라도 그 여학생은 평소 엄마가 함부로 휘두르는 힘에 대해 반항적인 행동으로 부모님이 걱정하실 거라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으면서 집에 연락을 하지 않은 것이다. 이 경우에 건강한 정신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학생이라면, 집에 전화를 걸어 부모님께 꾸중을 좀 듣더라도 집에 못 들어가게 되는 이유를 당당하게 말씀드리는 행동방식인 '주장'이나 '직면'을 할 수 있게 되지만, 위의 학생처럼 불량한 정신에너지를 가진 사람은 거슬리는 행동으로 반항하거나, 문제를 잊고 싶어서 도피하게 된다. 가끔 대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부모님께 반항하기 위해 중·고등학교 다닐 때 일부러 공부 안하고 놀기만 했다는 학생을 흔히 접하게 된다. 대개 아이들은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는 힘이 없기 때문에 부모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척 하다가 사춘기가 되어 힘이 생기면 그때 부모님의 뜻을 어기며 반항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부모가 힘이 있다고 하더라도 자녀에게 함부로 힘을 쓰지 않아야 자녀가 힘이 생겨도 부모님께 함부로 행동하지 않고 부모님의 뜻을 받들게 된다. 이번 5월은 가정의 달이라고 하여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끼여 있다. M.Klein이 부모·자녀간의 관계는 거래관계라고 주장한 것을 적용해 본다면, 특히 어버이날에 부모가 평소에 자녀와 좋은 거래를 하였다면, 자녀가 정말 마음을 담은 소중한 편지와 선물을 선사하게 되지만, 부모가 자녀와 나쁜 거래를 하였다면, 형식적인 인사치레의 선물 아니면 아예 어버이날을 슬쩍 넘어가 버리게 되는 것이다. 결국, 부모·자녀간의 힘 겨루기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서 부모는 자녀 스스로 결정을 내리도록 지도하는 방식을 취하여, 자녀와 타협하거나 자녀에게 선택권을 주어 실수할 기회를 허용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어떤 엄마가 초등학교 2학년인 자녀와 숙제시간을 타협한 내용을 소개해 보면, 학교에 갔다오자마자 숙제한다와 저녁식사 후 숙제한다 그리고 저녁식사 후나 새벽에 숙제한다라는 3가지 제안 중에서 3번째 안인 저녁식사 후나 새벽에 숙제하기로 자녀와 합의를 보아 지금껏 별다른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진각교전의 몇 구절을 음미해 봄직하다. "이에 인연 없더라도 저에 인연되게 되며, 저에 인연 없더라도 이에 인연 있느니라. 과거 서로 좋은 인연 지어오지 않았다면 마음 절로 어긋나고 물(物)은 마침 못 이룬다. 이에 인연 없는 것을 서로 원망하지 말고 이것으로 전생 알아 오직 선업 지을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