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자성일(自性日) 불공

밀교신문   
입력 : 2020-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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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신불은 태양 같고 화신불은 만월(滿月) 같다. 밀교본신(密敎本身) 양(陽)인 고로 일요자성(日曜自性)날을 한다. 그러므로 일요일은 비로자나불일이라.”
 
진리는 하나[一]입니다. 온천지에 가득하되 걸림[○]이 없고, 언제나 한결같이[一] 변함없는 하나입니다. 이 하나의 진리[一]를 세우고자 하는 것이 사람[人]입니다. 세운다는 진리는 세우지 못하고 자신이 먼저 서는[亻] 경우도 있고, 진리를 힘써 세우려다 뒤로 넘겨 자신이 도리어 진리 밑으로 들어가기[入]도 합니다. 자연에는 습성이 있고, 인간에는 심성이 있고, 시간에는 흐름이 있습니다. 이러한 진리가 각각 나타나되 그 중심을 자성(自性)이라 합니다. 그러므로 공간에도 자성이 있고, 모든 생명에도 자성이 있고, 시간에도 자성이 있습니다. 사람이 가진 것을 자성심이라 하고 만물이 가진 것을 허공이라 하고 시간이 가진 것을 자성일이라 합니다. 비로자나불은 밝은 빛을 자성으로 표현하여 중생의 자성과 공간의 자성과 시간의 자성을 하나로 일치시키는 법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이 가르침이 지혜의 빛을 일깨우는 마음 닦는 법입니다.
 
진각성존은 비로자나불의 가르침에 따라 일요일을 자성일(自性日)이라 하였습니다. 자성은 곧 비로자나불이 인증한 심인(心印)을 찾는 날입니다. 6일간 현실의 일을 열심히 하고, 이날 하루만은 자기를 되돌아보는 날로 사용하라는 뜻입니다. 자성일은 일요일만 한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태양이 뜨고 지는 날은 모두 자성일입니다. 그런데 유독 일요일을 자성일이라 정한 것은 중생은 은혜로 몸을 받은 업신(業身)입니다. 엿새 동안은 은혜 갚음을 위해 노력하는 날이므로 자성일이라 하지 않을 뿐입니다. 진각성존은 이를 구분하여 “자성일을 보리심의 날[發菩提心]이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보리행의 날[行願菩提心]이라.” 하였습니다.
 
보리심은 마음을 닦는 날로 자성중생을 제도하는 날이며, 보리행은 일상생활에서 은혜 갚음을 실천하는 날입니다. 그리고 요일마다 각각 실천하는 의미를 밝혔습니다. 월요일은 한 자성이 시작되는 날이므로 달처럼 순수하고 원만한 마음으로 임하는 날이며, 화요일은 고치고 바꾸는 날이며, 병원을 찾거나 수술 등을 하면 좋다는 날이요, 수요일은 한 자성의 중심이며 물질이 활동하는 날이므로 새로운 것을 시작하거나 옮기는 날이며, 목요일은 성장하는 날이므로 확장하는 날이며, 금요일은 물이 맑은 날이므로 마음과 몸을 정화하고 점검하는 날이며, 토요일은 모든 것은 흙으로 돌아가듯이 가정으로 돌아가 화합하는 날입니다. 일요일은 육신을 쉬고 성품 찾는 날이므로 육일간의 일들을 되돌아보면서 참회하고 마음 맑히는 날입니다.
 
진각성존은 시간의 중요성을 가르치면서 교화를 담당한 성직자는 새벽정송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정한 낮 불사를 반드시 지키도록 하였습니다. 서원이 있어 불공할 때도 불사 시간을 엄숙하게 지킴으로 서원이 성취된다고 법하였습니다. 만일 불사 시간에 조금만 늦어도 그로부터 다시 불공을 정하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일요일 다음으로 수요일을 중요하게 말씀하였습니다.
 
이 법은 자연의 습성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역학으로는 달에 초승에서 보름달로, 보름에서 그믐으로 이어지면서 원만하였다가 이지러지는 모습이나 하루의 시간을 12지(支)로 나누면서 동물을 정할 때 첫 시간에 쥐로 정한 것은 쥐는 앞 발가락 4개 뒤 발가락 다섯입니다. 이것은 음양(陰陽)을 함께 지닌 조화로 하루의 시작과 하루의 마침을 동시에 가지고 있음을 뜻하며, 밤 영(12)시를 자시(子時)의 시작으로 하지 않고 전날 밤 11시부터 다음날 밤 1시 이전으로 정한 것도 음양의 이치를 따른 것입니다. 진각밀교는 달을 중심으로 하지 않고 비로자나불일(佛日)인 태양을 중심으로 하였습니다. 달의 중심이 보름이듯 태양의 중심은 수요일 낮 12시를 기점으로 전요일(前曜日)과 후요일(後曜日)로 나누었습니다. 일요일,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 오전까지는 전요일이요, 수요일 오후부터 목요일, 금요일, 토요일까지는 후요일로 나누어 전요일 84시간 후요일 84시간이 됩니다. 불교에서 84는 가장 좋은 수, 가장 밝은 수, 가장 원만한 수, 가장 큰 수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보름달이 떠오를 때 소원을 빌 듯이 서원 있어 한 자성 불공할 때 수요일을 법문을 보는 기점으로 하는 것입니다. 월요일부터 수요일 오전까지 나타나는 법문은 첫째 정진 자의 신심과 둘째 정성의 깊고 낮음과 셋째 서원의 옳고 그름을 알려 주는 법문이요, 수요일 오후부터 토요일까지 나타나는 법문은 서원 성취의 장애 되는 원인과 막는 법을 깨닫고 실천하는 법을 알려줍니다. 전요일 동안에는 자신의 마음으로부터 법문이 나타나고 후요일 동안은 외부의 물질로부터 법문이 들어옵니다. 먼저 마음에서 나타나는 법문은 염송으로 다스리고, 후에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법문은 희사로 다스려야 합니다. 회향일 일요일은 전 후요일이 합한 날이듯이 물과 심이 하나로 화합하는 자성일입니다. 만일 일 주간 동안 나타난 심의 법문과 물의 법문을 실천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면, 일요일에 보충적 염송과 희사법을 다시 실천합니다. 이렇게 안과 밖의 법문을 깨달아 정진하고 실천하면 서원은 반드시 이루어집니다.
 
진각밀교의 일요일을 비로자나불일하여 자성을 찾아 밝히는 법은 미묘하고 불가사의한 법입니다. 부처님 재세시에 유일하게 세운 불탑이 미얀마 쉐다곤 황금대탑입니다. 부처님의 머리카락을 모신 94m 황금대탑은 64개 작은 불탑과 탑을 돌 수 있는 사이에 72개의 크고 작은 불탑이 싸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탑의 둘레에 8방으로 요일을 상징하는 동물의 상이 안치되어 있습니다.
 
동쪽에는 월요일에 태어난 사람을 수호하는 호랑이가 옥불을 모시고 있고, 서쪽에는 화요일에 태어난 사람을 수호하는 쥐가 옥불을 모시고 있고, 남쪽에는 수요일 오전에 태어난 사람을 수호하는 상아가 있는 코끼리가 옥불을 모시고 있고, 북서쪽에는 수요일 오후에 태어난 사람을 수호하는 상아가 없는 코끼리가 옥불을 모시고 있고, 남동쪽에는 목요일에 태어난 사람을 수호하는 사자가 옥불을 모시고 있고, 북쪽에는 금요일에 태어난 사람을 수호하는 두더지가 옥불을 모시고 있고, 남서쪽에는 토요일에 태어난 사람을 수호하는 용이 옥불을 모시고 있고, 북동쪽에는 일요일에 태어난 사람을 수호하는 가루라가 옥불을 모시고 있는 상이 있습니다. 아이가 태어나면 태어난 요일의 동물상 앞에서 좋은 인연이 맺어지도록 관욕식(灌浴式)을 행하기도 합니다. 미얀마는 성(姓)이 없습니다. 이름은 출생한 요일에 따라 미얀마 자음에 의해 정해집니다. 머리카락을 자를 때도 자신이 태어난 요일을 피합니다.
 
이처럼 요일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라입니다. 진각성존은 수만리 머나먼 이국땅의 풍습을 어찌 알았겠습니까? 진리는 어디에서나 변함없이 같습니다. 육자진언 염송으로 비로자나 불일의 진리를 깨달았기에 일주일을 한 자성으로 묶고 일요일을 자성일로 하여 생활하고 불공하는 법을 설하신 것입니다. 중생은 견물생심(見物生心) 하는 마음 때문에 탐진치에 물들기가 쉽습니다. 내면에 불성(佛性)을 가졌는데도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닿음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물질과 명예와 권력에 집착하여 청정한 자성을 상실하고 있습니다. 자성일에 성품을 찾고 물질이 흐르는 수요일에 물질을 청정하게 다스리는 법을 수행하도록 자성일과 수요일의 수행법을 전하였습니다. 일요일에 심인당에서 보리심을 일으켜 심공하고, 수요일에 일상생활에서 보리행을 실천하여 해탈의 공덕을 얻도록 하였습니다. 이것이 진각성존의 다함 없는 서원입니다.
 
마음을 닦는 실천 법을 배우기 위하여 불사 시간을 지키는 것입니다. 지킨다는 것은 어떤 규범에 수순(隨順)을 뜻하는 것입니다. 수순은 자신을 내려놓는 것으로 상(相)을 버려야 합니다. 자기의 생각을 내려놓지 않으면 규범을 지킬 수가 없습니다. 특히 불공은 자신을 불보살에게 맡기고 오로지 정진할 뿐입니다. 진각밀교는 자성일과 수요일 불사를 빠짐없이 하면서 자기 성품을 보살피고 엿새 동안 지은 잘못을 뉘우치면서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고 정성을 다하는 것입니다.
 
“자성일 하루 심공(心工)하는데 엿새 동안 수익(收益)은 칠 일간 모두 일한 것보다 더 많아지고 또 안락하게 살게 되며, 자성일 하루 일을 한 그 칠 일 동안 수익(收益)은 하루 심공(心工)한 저 육 일보다 적어지고 엿새 동안 고통(苦痛) 가운데 살게 되느니라.” 하는 법문을 깨닫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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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 정사/기로스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