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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스님 '본지풍광' 논의 눈길

백근영 기자   
입력 : 2004-11-11  | 수정 : 2004-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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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옹 성철 스님의 열반 11주기를 맞아 스님의 사상과 생애를 다루는 학술세미나가 개최됐다. 이 세미나는 백련불교문화재단(이사장 원택스님) 주관으로 11월 5일 고려대 LG-POSCO관에서 '근현대 한국 불교사상의 재조명-성철스님의 생애와 사상'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이날 세미나에서 박진영(미국 아메리칸대) 교수는 '퇴옹 성철의 불교 해석학과 선불교 윤리'란 논문에서 "성철 스님의 불교 해석의 근간을 중도라고 거침없이 말하면서도 스님의 불교가 자유주의적, 개방의 불교로 보이지 않는 것 역시 불교의 근본, 선의 근본으로 돌아가려는 스님의 절대주의가 중도라는 열린 정신과 미묘한 관계를 형성하기 때문"이라며 "성철 스님의 불교를 평면적으로 바라보지 않고, 다층적으로 보았을 때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성철 스님 불교의 새로운 면모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세미나에서 눈길을 끈 것은 성철 스님의 저서 '본지풍광'에 대한 새로운 시각의 연구를 강조한 김영욱(가산불교문화연구원) 박사의 논문이었다. 김 박사는 '퇴옹의 간화선'이란 논문을 통해 "본지풍광에서 성철 스님의 간화선 종장으로서 면모가 가장 잘 드러낸 물증"이라며 "본지풍광을 궁구하지 않고서는 간화선사로서 스님의 본분을 오롯하게 들어내기 힘들다"고 밝혔다. 또 "본지풍광의 상당법어는 선대 문헌의 다양한 맥락을 자유롭게 구성한 측면이 많기 때문에 무엇보다 여기에 인용된 말들이 원초적으로 어떻게 쓰였는지, 그리고 그것을 스님은 어떤 방법으로 재구성하여 활용하였는지를 세밀하게 파헤쳐야 그 전체적인 윤곽이 그려질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엄밀한 검토에 입각한 번역과 주석이 기초작업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본지풍광'은 100칙의 공안을 선별하여 그에 대한 서론적 해설을 붙이고, 각각의 구절과 그에 대한 역대 선사들의 게송과 평창 등을 간명하게 비평한 성철 스님의 저서이다. 이밖에도 이날 학술세미나에서는 윤원철(서울대) 교수가 '돈오돈수론의 문화비평적 의의'를 주제로 성철 스님의 돈오돈수(頓悟頓修) 사상을 문화적으로 해석했으며, 김경집(진각종 종학연구실) 상임연구원이 '퇴옹 성철의 중도관과 실천방향'을, 허우성(경희대) 교수가 '간디와 성철' 등을 비롯한 총 9편의 논문이 발표됐으며, 이덕진(창원대) 교수, 김성철(동국대) 교수, 조성택(고려대) 교수, 박태원(울산대) 교수, 최연식(금강대 불교문화연구소) 연구원 등이 논평을 맡았다. 세미나에 앞서 진행된 개회식에서 원택 스님은 환영사를 통해 "저술 중심으로 스님의 사상이 조명되는 이 자리가 참 반갑고, 특히 '본지풍광'에 대한 논지가 시작되어 스님 열반 11주기를 맞아 개최한 학술대회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원택 스님, 고려대장경연구소장 종림 스님을 비롯해 서울불교대학원대학 목정배 총장 등 사부대중 100명이 참석했다. 백근영 기자 muk@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