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련불교문화재단이 성철 스님 열반 30주기를 맞아 추모 학술사업의 일환으로 ‘조론오가해’를 도서출판 장경각(대표 원택 스님)을 통해 출간했다.
‘조론선집(肇論善集)’이라는 이름으로 출간된 이 책은 전6권 1질로 구성됐다.
제1권 ‘조론연구(肇論硏究)’는 ‘조론’에 대한 내용을 분석하고 역주한 책이다.
제2권 ‘조론소’는 진나라의 혜달 스님이 찬술한 현존 최고의 조론 주석서이다 위진남북조시대(220∼589)의 중국불교에 나타났던 열반학파, 성실학파, 섭론학파, 지론학파 등과 관련된 내용이 곳곳에 기록되어 있다.
제3권 ‘조론소’는 당나라 원강 스님이 삼론학의 입장에서 저술한 책으로 ‘조론’에 대한 현존 최고의 주석서로 평가된다. 중국 고전과 훈고학 서적 등에서 인용한 내용과 불교의 경전과 논서의 내용을 인용해 설명한 것이 중요한 특징이다.
제4권 ‘조론중오집해’ 는 북송의 비사 스님이 강설하고 정원 스님이 집해한 송대를 대표하는 조론 주석서이다. 분량은 혜달 스님의 ‘조론소’나 원강 스님의 ‘조론소’에 비해 적은 편이나 압축된 설명이 특히 돋보이는 책이다.
제5권 ‘조론신소’는 원나라 문재 스님이 기술한, 원대를 대표하는 ‘조론’ 주석서다. 방대한 내전(內典)과 교리에 근거해 ‘조론’을 풀어낸 솜씨가 탁월하다.
제6권 ‘조론략주’는 감산 스님이 본인의 수행경험을 바탕으로 찬술한 책으로 명대를 대표하는 조론 주석서이다. 간략한 말 속에 풍부한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이 책을 역주한 조병활 박사는 “위진남북조시대에서 명나라에 이르기까지 각 시대를 대표하는 스님 다섯 분이 주석한 책들을 모았다는 의미에서 ‘오가해’라는 이름을 붙였다”면서 “조론오가해 가운데 ‘조론략주’를 제외한 나머지는 책은 처음으로 번역됐다. 일본어나 영어 그리고 현대 중국어로도 옮겨진 적이 없는 최초의 번역”이라고 설명했다.
백련불교문화재단 원택 스님은 “성철 큰스님은 생시에 ‘대지도론’과 ‘조론’을 통해 반야의 공사상과 중관사상을 이해해야 선 사상의 정수를 제대로 알 수 있다고 강조하신 바 있다”면서 “성철 대종사 열반 30주기를 기념해 조론오가해와 조론연구가 출간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조론’은 승조(384∼414) 스님이 저술한 ‘물불천론’, ‘부진공론’, ‘반야무지론’, ‘열반무명론’ 등과 동진(317∼420)의 유유민(?-410) 거사가 쓴 ‘유유민 거사의 편지’와 이에 대해 승조 스님이 답변한 ‘승조 스님의 답신’ 등을 하나로 엮어 편찬된 책이다.
승조 스님의 이름 가운데 ‘조’와 이치를 논의한 글이라는 의미의 ‘논’자를 묶어 ‘조론’이라 불렀다.
이재우 기자 san1080@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