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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혁명일지

밀교신문   
입력 : 2023-05-12  | 수정 : 2023-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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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방 지음·불광출판사 펴냄·3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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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미술사학계를 대표하는 원로이자 현역 미술사학자인 강우방 박사가 자전적 에세이 예술 혁명일지를 펴냈다.

 

예술 혁명일지는 삶의 진정성, 연구의 독창성, 학자의 양심이 미술사를 사상사로 끌어올린 강우방의 고백이다. 서울대 독문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학 미술사학과 박사학위 과정을 수료한 저자는 평생 예술을 읽어왔다.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로 박물관에 입문한 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15, 경주국립박물관에서 15, 그리고 2000년 경주박물관장에서 퇴임할 때까지 예술품과 가장 가까이에서 지냈다.

 

저자는 치밀하게 작품들을 관찰하고 철학적 성격의 논문을 쓰면서 독학으로 미술사학의 길을 개척한 인물이다. 국내에서는 인도 보드가야 마하보디사 정각상에서 석굴암 본존불의 비례를 찾아 학계에 밝혔고, 왕궁리 석탑에서 발견된 사리기의 조성 시기를 고려시대에서 백제시대로 끌어올렸다.

 

특히 이 책은 1970년대부터 2020년 이후 지금까지 세계미술사의 굵직한 이슈들을 드러낸다. 미술사학자의 개인사가 미술사라는 큰 물결 속에서 세운 이정표들, 한국 특히 불교미술계에 끼친 영향, 그리고 이면에는 감춰진 이야기 등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30톤에 이르는 경주 황룡사 터의 거대한 심초석을 들어 올리는 현장, 일본의 국보 코지마 만다라가 한 개인에게 그 자태를 공개한 사건, 만나기 힘든 석굴암 부처님을 문화유산 사진 전문가 안장헌 사진작가의 사진으로 만날 수 있다. 저자가 직접 찍은 15TB(1,572MB)에 달하는 예술품 사진 중 엄선한 사진과 이를 채색하며 분석한 도판들은 하나의 작품과 같다.

 

그래서 예술 혁명일지는 미술사와 예술, 혹은 미술사학에 관심 있는 누구나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에세이다.

 

이재우 기자 san1080@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