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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성글밭

편집부   
입력 : 2001-08-17  | 수정 : 2001-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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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캠프를 다녀와서... / 구도연(14·응화자성학교) "도연아! 빨리 일어나!" 7월 30일 아침 6시. 나는 부스스한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다른 날 같으면 침대에서 게으름 피우며 일어나지 않았을 테지만 오늘만큼은 특별히 일찍 일어났다. 이유는 자성학교여름캠프를 가기 때문이다. 나는 엄마 차를 타고 심인당으로 향하는 동안, 어디 어디를 가는지 다시 한번 일정을 살펴보았다. 심인당에 도착하니 벌써 많은 사람들이 와 있었다. 우린 열차를 타고 경주에 도착했다. 경주심인당 정사님들의 환영을 받으며, 봉고차를 타고 반월성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반월성에는 석빙고가 있었고 그 옆에는 안압지가 있었다. 다음엔 남산으로 갔다. 남산을 안내하기 위해 신라문화원 원장님과 문화부장님이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셨다. 안내하시는 분과 남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이 남산에서는 부처님이 106분이 계시다는 소리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106분이 계시다면 산이 엄청 높다는 소리 아닌가? 남산이 생기게 된 이유는 키가 정말 큰 부부신이 산이 되었다고 하는데 남자는 남산, 여자는 그 옆에 있는 산인 망산이 되었다고 한다. 남산에 오르면서 처음에 본 것은 무덤 3개였다. 그곳에는 8대, 53대, 54대 왕이 계신 곳이다. 8대는 아달라왕, 53대는 신덕왕, 54대는 경명왕이 계신 곳이란다. 계속 올라가 처음 본 부처님을 보고 신기하기도 하고 이상하기도 했다. 부처님의 머리(불두)가 없는 것이었다. 원래 이 부처님은 계곡에 묻혀 계신걸 지금 이 자리로 옮긴 것이라고 하셨다. 머리가 없는 것은 첫 번째 이유로 조선시대 때 유교를 숭상하고 불교를 억압할 때 사람들이 부처님의 목을 자른 것이라고 한다. 두 번째 이유로는 도벌꾼들이 불상의 복장품들을 훔치기 위해서 불상을 밀쳐 넘어뜨리면서 목이 부러졌다는 이야기도 있다. 어떤 이유로든지 부처님의 머리가 없다는게 안타까웠다. 계속 올라가다가 두 번째 부처님을 보았다. 두 번째 부처님은 바위에 새겨져 있었다. 오른쪽 바위에는 석가모니 부처님이 앉아 계시고, 왼쪽 바위에는 아마타불 부처님이 서 계셨다. 착한 일을 하여 천당에 갈 사람을 마중하기 위해 아미타불 부처님이 서 계시는 것이라고 한다. 또 한참을 올라가다가 세 번째 부처님을 만났다. 높이 10m 바위벽에 새겨진 부처님은 이마에 동그란 것이 있는데 이곳에서 빛이 나와 이름을 두광이라 하고, 몸 주위의 동그란 것을 신광이라고 한다. 전체적으로 광대라고 하며 그 뒤의 배경을 광배라고 한다. 그리고 네 번째 만난 부처님은 길가에 앉아 계셨다. 그 부처님 역시 온전한 모습을 갖추고 있지 않았다. 얼굴에는 시멘트로 깨어진 얼굴을 보수해 놓았지만 부처님의 자비스런 모습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시멘트부분을 수건으로 가리니 부처님의 자비스런 모습이 나타났다. 모두 힘들어해서 더 이상 올라가지 못하고 내려갔다. 나는 내려간다는 말에 너무 기분이 좋긴 했지만 정상까지 올라가지 못한 아쉬움도 남아 있었다. 다음날 우리는 등대박물관으로 향했다. 바다에 가니 큰손이 있었다. 이 손은 상생의 손이라고 해가 뜨면 해를 받쳐 주는 손이라고 한다. 그 손의 손가락 끝에 새들이 앉아 있는 모습이 평화스러워 보였다. 나는 바위에 서서 큰손을 보며 생각을 했다. 저 손은 아빠손, 엄마손, 나를 감싸주고, 쓰다듬어주시는 자비의 손이 아니던가. 지금까지 나의 게을렀던 생활이며 부모님 속을 태운 일, 이곳에 오기 전에 엄마에게 걱정을 시켜드리고 왔다. 그것 때문에 자꾸 마음에 걸렸다. 하지만 집에 돌아가면 게을렀던 생활을 다 버리고, 부모님 속을 태우지 않겠다. 그리고 난 바다와 큰손을 보며 내 마음을 넓게 가질 수 있었다. 8월 1일 아침을 먹고 골굴암에 갔다. 골굴암에서는 밀교적인 모습을 곳곳에서 발견 할 수 있었다. 스님들이 선무도 수행하는 법당에 가보니 육자진언 관념도가 있었고, 언덕 위에는 오륜탑도 있었다. 그리고 남근바위와 여궁바위에 대한 정사님의 설명을 들으며 많은 여인들이 자식생산을 위해 그곳에서 기도하는 모습을 상상해봤다. 그곳에 있는 바위들은 제주도의 현무암을 연상케 했다. 자연굴 속에는 많은 종류의 부처님이 자리잡고 앉아 계시였다. 그리고 기림사에 갔다. 기림사에서 비로자나 부처님을 보고 삼배를 한 후 내려왔다. 그리고 성보박물관에 가보니 종이로 만든 불상이 있었다. 이번 자성캠프로 신라역사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 할 수 있게 하는 좋은 기회였다. 이런 기회를 만들어 주신 정사님과 전수님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우리가 재미있게 놀 수 있도록 자리를 제공해주신 광명심인당의 관명 정사님께도 감사드린다. 내년에는 자성학교캠프를 어디로 가는지 정말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