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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로 만든 부처님 세상

허미정 기자   
입력 : 2001-09-27  | 수정 : 2001-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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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개의 전통놀이로 색다른 체험 먹거리·볼거리·할거리마당 인기 "가위바위보, 야! 우리편이 이겼다." "덩∼덩 덩덕쿵, 쿵∼쿵 쿵덕쿵." "걸이야, 윷이야." 어린이들로 가득 메운 부산 해운대 송림공원에는 전래놀이로 한창인 어린이들의 고함소리가 여기저기서 울려 퍼졌다. 대한불교어린이지도자연합회(회장 정여 스님·이하 대불어)는 9월 23일 해운대 송림공원에서 제6회 선재어린이 전래놀이 한마당 '놀이로 만든 부처님 세상'을 개최해 어린이들에게 전통놀이를 통한 부처님 법음을 전파했다. 대불어 부산지구가 주관하고 부산불교실업인회, 사단법인 불국토 등이 후원한 전래놀이 한마당은 통도사부산포교원, 여여선원 등 부산지역 25개 사찰에서 800여 명의 어린이들이 참가해 성황을 이루었다. 이날 오전 모둠놀이에서는 인간 줄다리기, 탑쌓기, 여왕벌닭싸움, 꼬리따기, 가마태우기, 지네싸움 등 20여 개의 놀이를 선보였으며, 오후에는 개별놀이로 산가지 떼어내기, 닭싸움, 손바닥씨름 등 20여 개의 놀이를 체험했다. 특히 이날 어린이들에게 호기심을 유발한 것은 모둠원 전체가 힘을 합하여 놀이를 통과하면 모두 통과하고 그렇지 못하면 탈락하는 모둠놀이 였다. 모둠놀이에서 통과하면 놀이표에 사인을 받는 것으로 통과 사인의 횟수를 합산하여 놀이왕을 시상하는 것으로 어린이들은 놀이활동에 더욱 적극성을 띄었다. 더욱이 놀이 중간에 어린이들의 즐거움을 한층 높여주기 위해 요구르트, 뻥튀기, 엿 과자 등의 먹거리와 버튼만들기, 얼굴꾸미기 등의 할거리마당을 마련해 큰 인기를 끌었다. 한편 개별놀이 서원달기에는 '공부 잘 하게 해 주세요' '인기 많게 해 주세요' '가족이 건강하고 이성친구 사귀게 해 주세요' 등의 서원으로 어린이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게 했다. 어린이 전래놀이 한마당을 6년째 진행하고 있는 선재연구모임 유지선 법사는 "어린이들의 놀이문화가 조금이나마 살아나서 즐거운 학교생활, 가정생활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하고 "부처님의 말씀을 놀이처럼 즐겁게 전달하기 위한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고 말했다. 행사를 마련하기 위해 자원봉사자들과 두 달여간 준비를 했다는 정종학 대불어 사무부총장은 "서울을 벗어나 처음으로 부산에서 실시하게 된 이번 전통놀이 한마당을 계기로 내년 중반에는 전국에서 동시다발로 행사를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놀이 한마당 참가 정다미 양 "컴퓨터처럼 전기세도 안들고 너무 재밌어요" 평소 학교에 갔다오면 컴퓨터 오락이나 텔레비전을 본다는 정다미(12·부산 영주암 어린이회)양은 처음으로 수많은 전통놀이를 접하고 즐거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옛날 사람들이 이런 놀이를 했다는데 놀라워요. 이제부터 전통놀이를 좋아할꺼예요." 학교에서는 전통놀이를 가르쳐주지 않는다고 말한 정 양은 책에서도 보지 못한 전통놀이를 한꺼번에 체험해 보았다고 했다. 허리를 잡은 채 줄다리기를 하는 인간줄다리기가 제일 재미있었다는 정 양은 공기놀이, 윷놀이 등은 집에서 할 수 있는 전통놀이지만 많은 친구들과 함께 놀이를 즐기니 또 다른 느낌이라고. 통과 사인을 9개 받았다고 자랑하며 내년에도 전통놀이 행사가 개최되면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참가 할 것이라고 말한 정 양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가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