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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작고 착한 일을 직장생활에서도 한다면?

밀교신문   
입력 : 2019-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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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쯤 그런 적 있지 않나요? 볼일이 급할 땐 온 세상이 노랗고 초조해져 낙후된 화장실이라도 있길 간절히 바라다가 볼일을 마치고 나오면 그제야 마음의 여유가 생겼는지 어우~ 냄새라며 감지덕지했던 마음은 온데간데없고 툴툴거린 적.

 

취준생이 바라보는 취업 시장도 이와 비슷합니다. 어디 한 곳이라도 제발 되길 바라는 마음과 한 몸 바쳐 열렬히 일하겠다는 투철한 일꾼 정신으로 무장한 뒤,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막상 들어가도 오래 못 버티고 나오는 이유는 왜일까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생리 욕구를 해결하는데도 들어가기 전과 후 태도가 이렇게나 달라지는데, 매일 하루 8시간 이상씩 일하는 일터는 말할 것도 없지요. 굵직한 기업들도 직원들이 애사심을 갖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지만, 직장인의 가장 큰 스트레스는 업무가 아닌 인간관계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직장생활 최고의 복지는 팀원들과 일상 속에서 만들어집니다.

 

처음 입사하고 사수와의 대화 중 놀랬던 건 우리 회사가 이렇게 대단해~”가 아니라 본받을 점이 많은 훌륭한 팀원들과 함께 일해서 참 좋아~”라는 말이었습니다. 회사에서 누릴 수 있는 크고 작은 복지보다 당장 살이 맞닿을 정도로 밀접하게 일해야 하는 팀원 간의 사이가 오늘 하루 스트레스 지수와 행복 지수에 큰 영향을 미치죠.

 

회사의 존재 이유는 수익 창출과 고객 만족이지만 직원의 출근 이유는 사뭇 다릅니다. 목소리만 들어도 얼굴을 찡그리게 만드는 사람보다는 이왕이면 폭우처럼 쏟아지는 업무 속에서 서로 복돋아 주고 배려해주는 동료들이 있는 곳에 마음이 가기 마련이죠.

 

네이버웹툰은 매일 연재하는 콘텐츠 플랫폼 성격상, 매일 정해진 시간에 원고를 마감해야 합니다. 마감 시간은 독자와의 약속이기에 조금이라도 회차가 늦게 올라가거나 잘못 올라가면 큰 사고로 이어지죠. , 돌아가며 마감 당번을 하기에, 주말, 휴일 구분 없이 운영하는 셈이죠.

 

실제로 일하면서 지치지 않고 더 열심히 해야지 다짐할 때는 마감을 서로 떠넘기지 않고, 당번이 아닌데도 너도나도 일찍 나와 있을 때입니다. 아주 사소한 부분이지만 서로 도와주려는 분위기에서 저 역시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겨납니다. 출장 때문에 부득이하게 마감 당번을 바꿔야 할 때도 미안한 마음을 충분히 나타내는 팀 문화에서 충성심과 애사심이 살아납니다. 아무리 많은 돈을 들여도 만들 수 없는 복지인 셈이죠


 

진각교전에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어렵고 큰 착한 일을 하나 하는 그것보다 일상생활하기 쉬운 작은 착한 일이라도 많이 하여 습관 되면 크게 착한 것이 된다.”

 

매일 오랜 시간 붙어있는 동료들에게 일상생활에서 하기 쉬운 작은 착한 일을 실천할 기회는 널렸습니다. 상대방을 감동시킬 멋진 선물을 준비하는 게 아니라 맛있는 과일을 싸 오면 나눠 주고, 나눠 받으면 과일 통을 깨끗하게 씻어오는 등 약간의 배려와 상대방을 존중하는 예쁜 인사말이면 충분합니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휴가를 앞두고 정신없이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데, 팀원이 살며시 다가옵니다. 휴가 중에 대신해야 할 업무가 어떤 것이 있는지 넌지시 물어보며 인수인계를 요청합니다. 팀에서 막내라 일을 대신 부탁하기도 난처했는데, 휴가 중에 일하는 건 휴가가 아니라 재택근무라며 기꺼이 도움의 손길을 먼저 건네는 팀원이 눈앞에 있다면 돌아와서 어떤 마음으로 팀 목표와 성취를 위해 달려갈지는 상상이 되겠지요.

 

결국, 회사의 규모와 상관없이 모든 일은 사람과 사람을 통해 사람 사이에서 진행됩니다. 그렇기에 배려와 존중이 있는 인간관계야말로 계속 열심히 일하게 만드는 강력한 동기가 되고, 일상 속 아주 쉬운 착한 일을 매일 수행하는 것이야말로 건강한 팀 문화의 시작점입니다.

 

양유진/네이버 웹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