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만다라

뇌 휴식

밀교신문   
입력 : 2023-08-30 
+ -


thumb-20230530141016_acb3e2eeaec22d83da4766b9557af808_l6xq_220x.jpg

 

요즘 번아웃 증후군(Burnout syndrome)이라는 단어를 자주 접하게 된다. 해당 단어의 뜻은 어떤 직무를 맡는 도중 극심한 육체적/정신적 피로를 느끼고 직무에서 오는 열정과 성취감을 잃어버리는 증상의 통칭으로 정신적 탈진을 나타내는 말이다.

 

공식적으로는 업무 환경에서만 나타나는 증상으로 정의되어 있으나, 현재는 어느 환경에서나 사용하는 신조어 형태로 사용되고 있으며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볼 수 있는 흔한 증상이다. 아직 질병으로 정의된 것은 아니지만 심해지면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도 있는 주의가 필요한 증상이다.

 

현대인은 더 나은 삶을 위해서 끊임없이 경쟁하고, 만족하는 결과물을 얻기 위하여 자기 계발을 포함한 많은 노력을 하며 살아간다. 이 과정에서 과로를 당연히 해야 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게 되고 하루를 마칠 때는 몸과 마음이 지치게 되며 해결하지 못한 일들에 대해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 지속되면 몸과 마음은 피로해지고 언급된 번아웃 증후군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우리는 흔히 신체의 피로에 대해서는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뇌의 피로 또는 중추적 피로는 간과하는 경향이 많다. 마음이 바쁘거나 어떠한 목표를 이유로 뇌를 계속 사용하다 보면 뇌도 마치 근육을 사용하듯이 피로해진다. 뇌의 피로가 누적되면 편안한 심리상태를 유지하기가 어려워지고 불안하며 예민한 상태에 놓이게 된다. 이는 업무의 효율과 성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번아웃 증후군처럼 정신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복잡화된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뇌를 쉬게 할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뇌를 쉬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수면을 포함한 이 있는 일상을 살아가는 것이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적인 이유로 그것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으며, 막상 여가가 생기면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현재 많은 사람은 한가한 시간이 생기면 침대나 소파에 누워 쉰다는 명목하에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여가를 소비한다. 하지만 이것은 뇌가 쉬는 휴식이 아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하는 것이 뇌의 휴식에 도움이 될까? 여러 선택지가 존재하지만, 그중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추천하는 한 가지는 취미활동이다.

 

취미활동의 사전적 정의는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하여 하는 일’, ‘금전적 목적이 아닌 기쁨을 얻는 활동등으로 정의되어 있다. 금전적 목적이 아닌, 기쁨을 얻기 위하여 어떠한 활동을 함으로써 일상의 긴장감이 해소되고 편안함, 즐거움을 느낀다면 넓은 의미에서 취미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취미활동은 거창하거나, 돈이 드는 활동일 필요는 없다. 타인의 권익을 침해하지 않으면서 스스로가 만족감을 얻어 정신적 쉼을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가능하다. 바쁜 하루 일상 중 잠시 시간을 할애하여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의미 있는 취미활동이다. 잠시 조용한 곳에서 산책하며 멍때리는 것이 좋다면 그것만으로도 좋다. 이러한 자신만의 취미활동으로 뇌를 충분히 쉬게 하여 정신적으로 안정되고 여유로운 일상을 만들어 갈 수 있다.

 

끝으로 우리는 흔히 할 일을 다 해놓고 쉬어야지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할 일을 다 하는 것 자체가 요즘 시대에는 불가능에 가깝다. 항상 더 할 일이 있고, 더 시도해 볼 일들이 존재한다. 결국엔 더 나은 성과나 결과 등을 위하여 휴식 시간은 후순위로 밀리게 된다. 따라서 정신적으로 안정되고 여유로운 일상을 위하여 자신의 높은 기준을 조금 낮추고 뇌를 쉬게 하는 휴식 시간을 지킬 수 있도록 스스로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

 

오승휴 교수/위덕대 물리치료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