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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기명칼럼 수미산정(524호)

편집부   
입력 : 2009-10-30  | 수정 : 2009-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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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계 새 지도자들에게 거는 기대

한국불교의 각 종단을 이끄는 지도자들이 속속 교체되고 있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장종단인 조계종이 총무원장을 새로 선출한데 이어 부회장 종단인 태고종도 총무원장 및 부원장단이 바뀌었다. 같은 부회장 종단인 진각종단은 지난 5월 통리원장이 교체된 바 있다. 한국불교계 유수의 종단 지도자급 인사가 바뀜으로 해서 한국불교계에도 전반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각 종단 원장급 인사의 교체는 선거라는 제도적인 절차를 통해 유례 없이 안정된 가운데 치러졌다는데 그 의미가 크다. 과거 같으면 세속을 방불케하는 선거운동은 물론 금권, 폭력까지 난무했었으나 각 종단 모두 조용하고 공정한 선거가 이루어져 인물 교체가 되었다. 특히 조계종단은 압도적인 지지로 비교적 연륜이 낮은 자승 스님이 새 지도자로 선출되어 교계 안팎의 기대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더욱이 당선자 자승 스님은 물론 법전 종정께서도 향후 불교행정에 있어 복지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어 불교의 사회참여 종책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각 종단 지도자들이 교체됨으로 하여 기존의 한국불교종단협의회도 그 활동과 역할의 변화가 기대된다. 비록 그동안 종단협의회가 타종교에 비해 비교적 단합과 연대가 잘되고 있었다고는 하나 사회적인 이슈에 능동적이거나 조직적이지 못한 점이 없지 않았다. 특히 종교적 성향을 달리하는 정권이 출범하는 과정과 출범이후 종교차별에 대한 대응과정에서 종단협의회는 명실상부한 불자들의 대표기관으로 위상을 보이지 못했다. 아마도 조계종단의 선거결과는 그러한 불자일반의 여론을 대변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세상이 변하는 만큼 불교가 발전하려면 무엇보다 지도자들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 어차피 한국불교가 자유주의제도 하에서 종파불교로 존재하는 만큼 대 사회적인 불교의 위상이나 역할은 함께 하더라도 각 종단의 독자성이나 정체성은 상호 존중되고 이해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바탕 위에서 종단의 위상에 따라 사회참여의 방법이나 교계의 위치를 선명하게 하면 될 것이다. 이번 불교계 각 수장의 교체가 불교계의 혁신과 대 사회참여를 높이는 계기로 나타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