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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기명칼럼 수미산정(534호)

편집부   
입력 : 2010-04-15  | 수정 : 2010-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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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세정화' 빛 발할 종의회 구성돼야


진각종단의 연례 스승집체교육과 수행과정인 올해의 춘기스승강공이 4월 20일부터 종단의 총본산인 총인원에서 개최된다. 이번 춘기스승강공의 주제는 현세정화(現世淨化)이다. 현세정화는 진각종의 4대 창종이념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입교개종조인 진각성존 회당종조께서는 삼독으로 오염된 세상을 정화하고, 중생들의 삼고(병, 가난, 불화) 해탈을 위하여 생활불교운동을 주창하며 자력교인 밀교의 중흥을 통하여 이 세상을 밀엄정토(密嚴淨土)로 만들고자 하신 것이다. 현세를 정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를 정화해야 하고 나아가 사회를 정화해야 한다. 자기를 정화하는 것은 삼업(三業)의 행위를 삼밀(三密)의 바라밀로 바꾸는 것이며 사회를 정화는 국가와 사회를 위해 진호국가불사를 진작하는 것을 말한다. 이들 과정은 진각종이 진각종이게 하는 창종소이이며, 타 종단과의 교리와 수행을 차별화 하는 요체이기도 하다.

따라서 종사가 흘러가고 세상이 전변해도 변하지 않는 진각종의 참된 교화정신은 현세정화 의 원력에 있다. 이 원력을 세웠으나 그 동력이 다했다면 다시 자기정화를 통하여 원력을 재충전해야 하고, 국가의 진호를 위해서는 중생과 함께 호흡하는 종단이기를 서원해야 하는 것이다. 이 정체성을 모르고는 참회도, 화합도, 종단 안정도, 대 사회 회향도 원만히 이루어지기 어렵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원력의 실천도, 종단의 체제는 세속의 법적 요건을 따라야하는 까닭에 그 제도적 혁신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번 춘기스승강공에 전국의 진언행자들이 주목하는 것은 향후 4년 간 종단을 이끌어 갈 한 축인 종의회를 새로 구성하기 때문이다. 종의회 의원은 진각종 신앙의 대상인 금강계만다라의 37존 불보살을 상징하는 37명의 스승으로 구성된다. 종의회 의원 자격은 행계 및 조건이 종법으로 정해져 있지만, 중요한 것은 지금 종단이 필요로 하는 안정과 화합, 참회를 상징하는 법력과 전문성으로 구성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종단은 지난 몇 년 간 불화의 종사를 연출하여 종의회의 절대적 중요성을 인식해 왔다. 현시대는 행정과 입법, 사법이 분리된 민주시대이기 때문에 종단 제 현안의 최고의결기관으로서 종의회의 기능과 위상은 참으로 막중하다.

종회의는 전국의 스승들이 참여하는 스승총회에서 피선거권을 가진 전 스승을 대상으로 무기명, 다득표 순으로 결정한다. 따라서 전 스승의 참여로 선출되는 만큼 종의회는 진정한 전국 신교도들의 신심을 대변해야 한다. 그 결과가 어떤 당체법문으로 나타나든 종의회의 구성과 내용은 종단의 향후 방향을 가늠케 한다. 그런 만큼 모든 일선 교역자들의 지혜로운 선택이 필요하며, 그런 과정에 의해 탄생한 종의회는 통리원과 함께 종단의 미래를 직시해야 한다. 진정한 원로와 중진이란 단순한 행계와 법랍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석가세존의 법을 염화시중의 심인법에 의해 가섭존자가 이은 것이 그 전거이다. 현세정화의 원력이 빛을 발해 심인현현(心印顯顯)의 광명으로 전 국토가 성불하는 계기가 되도록 생활불교의 선진종단인 진각종의 춘기스승강공이 원만히 회향되기를 서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