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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기명칼럼 수미산정(535호)

편집부   
입력 : 2010-04-30  | 수정 : 2010-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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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사건의 후유증이 계속되고 있다. 희생자들의 영결식을 치르고 범국민적인 애도와 함께 순직 장병들의 넋을 국민들 가슴에 묻었지만 사고가 남긴 상처와 고통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 사건에 대해 관계기관과 정부는 사건의 정확한 원인 규명과 함께 국가안보시스템을 재점검하는 계기로 삼고 있으며, 국민들은 다시금 북한의 존재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

종교인의 입장에서도 이번 천안함 사고는 단순히 영령들의 안식을 위한 위령의 기도로 끝나서는 안 된다. 불의의 희생을 당한 영령들의 안식은 이 땅에 진정한 평화가 정착되고 불화고가 종식될 때 비로소 가능하기 때문이다. 불교도의 입장에서 호국불교의 법맥은 제대로 계승되고 있는지, 진호국가불사를 제일의 수행의미로 삼는 진각종단에서는 국가의 진호를 위한 각종불사들을 차질 없이 수행하고 있는지, 당체법문의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진각종단은 한반도의 통일과 평화를 기원하는 중심도량으로 진각문화전승원을 건립하고 있다. 현재 70%의 공정을 보이고 있는 이 도량은 건축의 규모 면에서나 의미에 있어서도 한국불교의 새로운 전형으로 자리매김 될 것이 틀림없다. 무엇보다 이 도량은 당초의 건립 의미로 삼았던 호국도량의 기능을 다해야 할 것이며, 특히 진호국가불사의 도량으로써 전통적인 밀교의 정신이나, 문화를 현대적으로 계승하는 도구가 되도록 해야 한다.

진각종단은 이번 천안함 사건으로 희생된 순국장병에 대한 범종단적인 차원의 추모 사십구일불공과 더불어 진호국가불사를 위한 추복강도불사를 봉행하고 있다. 진각종의 강도불사란 전국의 모든 심인당에서 동일한 서원을 성취하기 위해 진언쟁자들의 원력을 집중하는 불사를 말한다. 창종 이래 이 전통은 면면히 이어져 왔으며, 진각종풍을 진작하고 대사회적 종단의 당위성을 높이는 계기로 기능해 왔다. 진각종단은 이러한 종단 본연의 진호국가기도와 더불어 그 상징물인 진각문화전승원 완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진각문화전승원은 종단 창종 이래 국고가 투입되는 최초의 불사일 뿐 아니라 진각종사 60주년을 전후하여 통리원 건물을 이전하고 총인원의 면모를 일신하는 중차대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건물은 외부적으로 불교적이며 진각종적인 각종 의미를 표현해 내야한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그 내부를 어떤 것으로 채워 가는가 하는 점이다. 따라서 이를 위해서는 종단의 문화적인 면을 담아내는 새로운 기구의 발족 필요성과 함께 적잖은 재원의 집중도를 높이지 않으면 안 된다. 전국의 진언행자들이 평상적인 불사를 통해 공양하는 희사금과

함께 불사의 원만한 회향을 위한 무루의 복전으로서 특별 모연의 의미에도 신심을 다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부처님의 성전은 팔난(八難)을 벗어나게 하는 피난처와 같다고 한다. "심인전당을 건설하면 시장동리가 번성하고 그 자손이 흥왕한다"고도 하였다. 천안함 사건의 종단적 의미에서의 당체법문은 진호국가불사의 원력을 다하라는 법계의 지시이기도 한 만큼 진각문화전승원 건립을 위한 유위 무위의 복 짓기에 모든 진언행자들의 동참이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