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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기명칼럼 수미산정(537호)

편집부   
입력 : 2010-06-01  | 수정 : 2010-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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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종(創宗)정신을 되새기자

석존이 입멸하여 교법이 쇠퇴한 시기를 말법시대라 한다. 3시(時)론에 의거하여 석존 입멸 후 5백년의 시기를 정법시대, 1천년의 시기를 상법(像法)시대라 하며, 그 이후의 1만년에 이르는 시기를 말법시대라 한다. 말법시대의 특징은 오탁악세이다. 이른바, 다섯 가지가 혼탁하다. 겁탁(劫濁), 견탁(見濁), 혹탁(惑濁), 중생탁(衆生濁), 명탁(命濁)이다. 한마디로 사람들의 인심이 사나와져 사견과 삿된법으로 다툼과 질병이 흥행하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나쁜 인과를 두려워하지 않는 시대인 것이다.

천안함 사건으로 민족의 화해협력은 깨졌으며 6·2지방선거로 계층간, 지역간 불화고는 만연, 중증이 되었다. 4대강 반대를 주장하며 한 스님이 소신공양(분신)하는가하면, 한반도는 일촉즉발의 전쟁기운이 감돌고 있다. 진각종단은 진호국가를 포교의 제일 종시(宗是)로 내세우며, 입교개종된 종단이다. 개종의 형태가 매우 새롭고 독특하여 가히 새 불교의 모습을 지녔으므로 창교라고까지 하였다. 실제로 진각종사는 참회원이라는 독자적인 종교형태에서 출발하여 심인불교라는 일반불교로 진입했고, 다시 진각종이라는 정상말의 흥폐를 뛰어넘는 밀교종파로서의 교상(敎相)을 확립했다.

밀교는 어떤 불교인가? 한마디로 자기정화를 통하여 세상의 정화를 실현코자하는 초대승불교이다. 이 몸이 본래 부처임을 깨닫고 부처의 행을 행하면 그대로가 인격완성체인 즉신성불(卽身成佛)의 경지에 이르는 것이다. 진리는 시공을 초월하여 시방삼세에 하나로 존재하므로 가까이 곧  내 마음 속에 있는 자성불(自性佛)의 존재를 먼저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외형적으로는 중생의 형태로 존재하지만, 본래 중생이 아닌 존재가 바로 나인 것이다. 중생의 세계는 모든 것이 부정적이지만, 부처의 세계는 모든 것을 긍정한다. 자기를 정화하고, 상대를 긍정할 때 마침내 정토세상은 이루어지며, 그것이 바로 오탁악세를 벗어나는 만다라의 세계요, 민주주의의 세상인 것이다.

오는 6월 14일은 진각종단의 입교개종 64돌을 맞는 창교절이다. 오늘의 세태는 진각성존 회당종조께서 진각종을 창종하신 해방공간의 그 시대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물질적인 빈곤만 좀 더 개선되었을 뿐, 그것도 절대적인 빈곤층이 줄어들지 않는 상황이라고 보면, 마음의 병고인 불화고는 더욱 만연한 세상인 것이다. 진각종은 복지와 교육을 통해 대 사회성을 견지하되 정신적 빈곤을 해탈시키는 문화복지를 해야하며, 긍정적인 인재들을 양육하는 참교육을 떨쳐야 한다. 지금 다시 종단에 법계와 종사가 주문하는 것은 진호국가 종풍을 진작하는 것이며 불화고의 고리를 끊는 것이다. 이제는 대 화합종단의 성숙된 모습을 모색해야 한다. 깊은 강이 멀리 흐르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