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사설

주필 기명칼럼 수미산정(538호)

편집부   
입력 : 2010-06-14  | 수정 : 2010-06-14
+ -

6․2지방선거의 민심, 제대로 반영해야

6․2지방선거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민심의 대 이변으로 그 결과가 나타났다. 여당 일색이었던 수도권 기초단체장을 비롯한 기초, 광역의원들의 대부분이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으로 교체되었다. 천안함사건이란 대형 북풍이슈로 선거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의 사전여론이 압도적이었지만, 민심은 특정 정당의 권력 독점으로 그러한 현상이 나타났음을 주시했고, 따라서 정치권력의 균형으로 제도권을 재편성함으로서 국론의 분열을 막고자 하였다.

우리 국민은 참으로 지혜롭고, 실천하는 결단력을 지니고 있었다. 정당들도, 여론도 그것을 오판했거나 호도했지만, 국민들은 결코 어느 편도 아니었으며, 진보세력들이 교육과 나라의 안보를 위태롭게하는 원인이라고도 보지 않았다. 선거 결과를 두고 민주당 등 야권의 압승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국민들은 오직 견제 세력의 부활을 필요로 했을 뿐이다. 언제든 민심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으며 진정으로 역사와 민심을 이해하는 정당들을 선택한다는 메시지를 이번 선거를 통해 정치권에 전달한 것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이 민심을 제대로 정치에 반영하는 일이다. 특히 국론이 분열되고 있는 세종시 문제는 그 지역 민심들이 원안고수를 원했으므로, 국회차원에서 심도 있게 토론하고 수정보완하는 쪽으로 속히 결론을 도출하여 명분과 실리를 모두 얻도록 해야 한다. 또한 4대강 문제도 재점검을 원하는 민심들이 지배적이었으므로 무조건 밀어붙이기보다는 속도를 조절하고, 종교단체들이 주장하는 개발논리보다는 생명존중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 죽어 가는 생명을 살리기 위해 스님이 분신했고, 많은 성직자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서고 있다.

천안함 사건으로 북한의 존재에 대한 새로운 안보의식이 필요하지만, 한반도를 전쟁의 위기로까지 몰고 가는 극단적인 상황은 피해야 한다. 그리고 감사원의 조사결과대로 책임을 물어야 하는 자리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문책을 단행해야 한다. 정부와 여당은 국민과 민심이 괴리되지 않도록 젊고 유능한 인재들로 신속한 인적쇄신 조치를 취해야 한다. 야권도 이번 선거결과를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지 말고, 정책의 책임 있는 동반자로서 역사인식과 소명감을 새롭게 갖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