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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기명칼럼 수미산정(550호)

편집부   
입력 : 2010-12-28  | 수정 : 2010-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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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고(三苦) 없는 세상을 열자

진기 65년, 신묘년의 새해가 밝았다. 지난 한해는 참으로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한 해였다. 말 그대로 나라와 종단의 길흉사가 반복되었던 한해였다. 사상처음으로 G20정상회의가 서울에서 개최되었고, 경제성장률도 당초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5%이상 성장이 가능하다고 한다. 반면에 지난 3월의 천암함 침몰사건이나 11월의 연평도 포격사건 등은 민족의 불화가 더욱 심화된 안타까운 사건들이었다. 뿐만 아니라 전국으로 확대되는 구제역 파동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종단으로도 지난 한 해는 진각문화전승원 건립불사가 순조롭게 진행되어 종사적(宗史的)으로는 처음으로 순수 모연금액 10억 원 이상이 답지하였으며, 10여 년 만에 수도권 안산지역에 새로운 심인당을 개설하는 등 큰 성취가 있었다. 그러나 종단 내적으로는 수년 사이 진행되어온 불화고(不和苦)가 전부 식재(息災)되지 못해 종단의 우려와 신교도들 신행의 불편함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이다.

되돌아보면 종단 안팎에 지난해가 남긴 가장 큰 법문과 극복과제는 '불화고'라고 할 수 있다. 민족불화고든, 종단불화고든 불화고는 반드시 극복되어야 한다. 진각성존 회당대종사께서 창종의 원력으로 세우신 동기가 바로 삼고(不和苦, 病苦, 貧苦) 없는 세상이었다. 이 삼고는 현대인이 겪고 있는 대표적인 고통들이다. 이 가운데 종조 회당대종사께서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신 고통이 불화고였다. 불화고의 세상은, 그 환경 속에 놓여있는 사람들에게는 지옥이다. 한 마음 바로 돌리면 곧 바로 해탈문이 열리는데, 중생들은 마음의 빗장을 걸어둔 채 자신만 살려고 상대를 점점 지옥세계로 떠미는 것이다.

신묘년에는 무엇보다 이 땅의 불자와 진언행자들은 불화고 없는 세상이 되기를 서원해야 한다. 평화를 담보하는 것은 강력한 국가안보이지만, 상대를 인정하고 공존하려는 화해의 인과 관계가 중시되어야 한다. 상대를 물리력으로 굴복시키려다 보면 상대 또한 강한 저항감으로 대항해 오기 때문에 충돌의 위험성은 그만큼 높아진다. 작은 불씨가 큰 화재로 번지는 것처럼 어떠한 전쟁도 이 땅에서 발생해서는 안 된다. 한반도의 평화는 자주성을 바탕으로 한 강력한 국방력을 중심으로 하되 남과 북이 대화를 통해서 화해협력으로만 얻어질 수 있다. 한미동맹도 중요하지만, 민족공존만이 결국 한반도의 전쟁을 억제하고, 우리가 살 수 있는 길이다. 위정자들은 깨달아야한다. 정권의 안위를 위해 결코 민족불화를 조성해서는 안 된다. 이것은 남과 북 모든 위정자들에게 보내는 충고이다.

종단도 올해는 진각문화전승원이 헌공되는 만큼 모든 불화고가 소멸되고, 화합승단과 종력(宗力)신장으로 다시 욱일승천(旭日昇天)의 종풍을 진작해야 한다. 이제 진각종단의 기상도는 밝다. 전승원의 헌공과 더불어 그토록 우심했던 마장과 법문들은 식재될 것이다. 따라서 종단은 이왕 인욕심의 종행정을 펼쳐왔기 때문에 끝까지 법력과 정진력의 입장을 견지해야 우주법계의 통합력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진언행자들이여! 이제 다시 정진력의 고삐를 바투 쥐자. 부러진 가지는 결국 삭정이가 되어 떨어질 것이고, 새 순은 줄기에서 솟아 창천(蒼天)을 이룰 것이다. 큰 산은 백수백초(百獸百草)를 다 거두고, 큰 강물은 지류지천을 다 거느릴 것이다. 담담하게 밝아오는 신묘년 진각대일(眞覺大日)의 서기를 맞이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