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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ㆍ이웃ㆍ나’를 생각하는 시간

편집부   
입력 : 2012-07-30  | 수정 : 2012-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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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자나청소년협회 ‘자성찾아 떠나는 신행캠프’

여름방학을 맞아 전국 곳곳에서 청소년들을 위한 템플스테이와 캠프가 열리고 있다.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산사에서 몇 일 동안 쉬어가며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풀고, 참가자들과 화합하는 시간을 갖는다. 물놀이도 빼놓을 수 없는 코스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뒤로하고 오로지 수행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신행캠프’가 마련돼 눈길을 끈다.

진각종 비로자나청소년협회(회장 덕정 정사)는 7월 23일부터 25일까지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2012 자성찾아 떠나는 청소년 신행캠프’를 개최했다. 전국의 중ㆍ고등학생 2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신덕심인당에서 개최된 이번 캠프는 그간 방학이면 실시되던 견학과 체험 등으로 구성된 청소년 국제탐방 프로그램과는 차별화 된 그야말로 ‘신행’에 포인트를 둔 캠프였다.

프로그램은 크게 △오리엔테이션 및 마음열기 △서원가 다시 바라보기 △염송 다시 바라보기 △진각교전 다시 바라보기 △내 모습 다시 바라보기 △내 주변 다시 돌아보기 등으로, 모든 프로그램은 심인당 안에서 이뤄졌다. 참가자들은 모든 일정을 자신의 이름이 적힌 워크북에 기록하고 프로그램마다 소감을 남겼다. 그리고 캠프가 끝난 뒤 수료식에서는 진언행자복을 입고 개인 워크북과 함께 12시간의 프로그램 이수와 4시간의 정진수행 이력이 적힌 수료증을 받았다. 처음 진언행자복을 입어보는 학생들의 눈빛에서는 뿌듯함이 엿보이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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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일정표를 받아든 참가자들은 빡빡한 일정과 서원가, 염송, 교전이라는 딱딱한 제목에 거부감을 표하기도 했지만, 캠프가 끝난 뒤에는 “뿌듯함을 느끼고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프로그램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오리엔테이션 및 마음열기에서는 ‘우리끼리 고민해결 즉문즉설’을 통해 서로의 고민을 들어주고 풀어주며 어색함을 풀고 함께라는 마음을 나눌 수 있도록 했다. ‘서원가 다시 바라보기’는 진각종 서원가를 배우고, 서원가를 활용한 대동놀이를 통해 친밀감을 높였다.

‘염송 다시 바라보기’는 실행론 사경과 경행, 만다라 그리기, 한마음 염송 등을 통해서 여러 가지 염송방법을 이해하고 묵언(자성정진)을 통해 수행을 강조하기도 했다. ‘진각교전 다시 바라보기’는 참가자들이 불교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접근했다. 십악참회를 이용해 일상생활에서 내 모습을 참회하고, 회향참회를 통해 ‘몸과 입과 뜻으로 지은 죄’를 상황극으로 표현하면서 교전을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내 모습 다시 바라보기’는 내가 심인당에 오기까지의 과정을 자유스럽게 이야기하고, 내가 생각하는 부처님의 모습을 그려 소개했다. 또 나에게 고맙고 아쉬운 점에 대해서 생각하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도록 했다. 단순히 나의 장ㆍ단점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고마운 점을 고민하면서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느끼도록 했다. 특히 ‘내 주변 다시 돌아보기’는 나라를 위한 정진, 이웃을 위한 정진, 나를 위한 정진으로 이뤄진 삼정진 프로그램이다. 세 시간동안 나라와 이웃, 그리고 나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통해 참가자들은 많은 것을 느겼다고 했다.

정제심인당 이종윤 학생은 “세 시간동안 솔직히 신체적으로는 너무 힘든 시간이었다”면서 “하지만 내가 삼정진을 통해 나라와 이웃, 나에 대해 서원하고, 참회한 것이 한편으로는 대견스럽기도 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종윤 학생은 이어 “비록 국제캠프처럼 보고, 즐기는 캠프는 아니었지만 나를 돌아보는 계기를 만들어 준 신행캠프도 한번씩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명심인당 신현빈 학생은 심인중ㆍ고를 통해 진각종과 인연이 됐다. 2박 3일의 일정을 마친 신현빈 학생은 “평소 진각종은 다른 불교와는 다른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면서 “정사님과의 법담을 통해 궁금했던 것을 물어볼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나라와 이웃, 나에 대한 것들을 생각할 시간도 없이 항상 바쁘게 살아왔는데 이번 캠프가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 특히 나 자신을 돌아 볼 수 있었던 좋은 캠프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도자로 참여한 10여 명 학생들의 소감도 남달랐다. 심지심인당 송주희 학생은 “작년 겨울까지만 해도 청소년 국제탐방캠프의 참가자일 뿐이었다”면서 “특히 신행캠프는 처음이라 새롭게 느껴졌고, 지도자라는 단어만으로도 어렵고 어색하게 느껴졌는데 참가자들과 함께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마음으로 일정을 마쳤다”고 했다. 송주희 학생은 또 “빡빡한 신행 프로그램이 대부분이었는데 적극적이고 잘 따라준 참가자들이 고맙다”면서 “짧은 2박 3일이었지만 같은 믿음을 가진 이들과 함께한 시간이 소중하고 가슴깊이 남을 것 같다”고 했다.

이번 캠프를 함께 준비한 송정화 유가심인당 자성학교 교사는 “그동안 지도자로서 비로자나청소년협회에서 진행됐던 국제탐방캠프에 참가했고, 그곳에서 다년간의 참가를 통해 청소년들과 지도자간의 전속력과 캠프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것을 알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아쉬웠던 것은 무엇보다도 진각종 청소년포교의 근본취지에 맞는 교육이나 프로그램이 진행되기 어려운 국제탐방캠프의 한계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새로운 청소년 참가자들의 진각종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고, 그것을 어렵지 않게 풀어주는 것이 지도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던 가운데 비로자나청소년협회와 여러 선생님들이 마음을 모아 신행생활의 뿌리가 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자 이번 신행캠프를 준비하게 됐다”고 했다.

비로자나청소년협회 측은 “사실 캠프를 준비하면서 참가자들의 반응이 많이 걱정됐다. 국제탐방캠프를 기대한 학생들도 많이 있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오랫동안 진각종 신행캠프에 대해서 고민을 해왔다. 이번 캠프를 발판으로 삼아 진각종 문화를 더욱 널리 알릴 수 있음은 물론 요즘 청소년들의 고민을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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