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모음 1억원 동국대에 기부

편집부   
입력 : 2014-06-10  | 수정 : 2014-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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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길상선원 원명 스님

대구의 작은 사찰에서 수행정진 중인 비구니 스님이 인재양성을 위해 써달라며 동국대(총장 김희옥)에 1억 원을 기부,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대구광역시 수성구 상동에 위치한 길상선원 주지 원명(82세) 스님. 원명 스님은 5월 29일 오후 동국대 대외협력본부로 전화를 걸어 기부 의사를 밝혔으며, 30일 오전 연락을 받고 찾아간 대외협력본부 관계자에게 수표 1억 원을 건넸다.

원명 스님은 “평소 불교계 인재양성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었다”며 “마침 동국대에서 보내온 우편물에서 학교가 많이 발전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환희심을 느껴 기부하게 됐다”고 기부를 결심한 동기를 밝혔다.
원명스님은 지난 2004년에도 동국대에 1천여만 원을 기부한 바 있으며, 그 후로도 동국대의 발전 과정을 관심 있게 지켜봤다고 덧붙였다.

원명스님이 기부한 1억 원은 평생을 근검절약하면서 신도들이 준 약값, 용돈 등을 쓰지 않고 모아두었던 것으로, 스님은 하루 세 끼를 먹는 것 외엔 스스로를 위해 돈을 써본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말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스님은 부처님의 제자로 당연히 무주상보시를 실천해야 함을 강조하면서도 “중생들로 하여금 복을 짓게 하는 권선이 된다면 그보다 보람된 일은 없을 것”이라며 미담이 알려지는 것을 허락했다. 

한국불교의 대표적인 비구니 선승으로 꼽히는 장일 스님을 은사로 20대 초반의 나이에 출가한 원명 스님은 학교법인 동국대학교 이사장 정련 스님의 은사스님인 석암 스님에게 비구니로서는 처음으로 수계를 받았다.
원명 스님은 “건학108주년을 맞아 기념관 건립 불사를 추진하고 있는 정련스님과 김희옥 총장님을 응원한다”며 “동국대가 불교계를 대표하는 대학으로 서울대, 연·고대와 겨룰 만큼 발전하여 훌륭한 인재를 많이 배출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1979년도에 창건된 길상선원은 주택가에 위치하고 있는 작은 사찰로 초하루 법회 때 15명 내외의 신도가 참석하는 작은 규모의 사찰이다. 스님은 상좌스님과 함께 넉넉하지 않은 사찰 살림을 꾸려가고 있다. 공양주 보살도 없을 뿐 아니라, 사찰 곳곳에 빗물이 새고 있지만 고무 양동이로 빗물을 받는 등 근검절약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