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진정한 지혜란 어떤 것일까요?

밀교신문   
입력 : 2019-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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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공군부대의 훈련병이 헬기에서 낙하 훈련을 받는 중에 교관한테 물었어요.

 

이 낙하산이 잘 안 펴지면, 어떻게 합니까?”

갖고 와요. 다른 것과 바꿔 줄 테니까.”

……??……

 

이미 헬기에서 뛰어내렸는데 낙하산이 안 펴지면 끝장이지요. 어떻게 다시 바꾸러 가겠어요? 낙하산은 연습이 없어요. 오직 실전뿐입니다. 버스가 지나간 후에 멀리서 손을 흔든다고 해서 버스가 다시 와서 서는 건 아니잖아요? 이렇듯 뭐든 타이밍이 중요한 법입니다.

 

사랑한다는 말도 갑자기 하려면 어색합니다. 할 수 있을 때, 평소에 잘 해야 해요. 어느 TV 프로그램에서 실험을 해봤다고 합니다. 배우자나 부모님께 당장 전화를 걸어서 사랑한다는 말을 해 보라고 무작위로 시민들에게 요청한 거예요. 그런데 하필이면 무뚝뚝하기로 소문난 부산의 남편들과 부모님들을 대상으로 시험한 겁니다.

 

서양이나 유럽사람들은 평소에도 애정 표현을 잘 해서인지 20~30대도 아닌 중년이 전화기를 붙들고 아이 러브 유!”를 연발하는 장면은 우리에게 매우 익숙합니다. 부산 사람들도 서양인들처럼 평소에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했더라면 전화로 뜬금없이 사랑한다는 말을 듣더라도 어색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을 텐데 말이지요.

 

아니나 다를까, 50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한 남편은 부인의 갑작스러운 사랑 고백에 씰데 없는 소리 하고 있다, 이 사람이.”라고 맞받아치더라고요. 그런데 싫어서 그렇게 답변하는 게 아니라, 뭔가 평소에 못 듣던 말을 듣게 된 것에 대한 어색함이랄까, 아니면 싫지는 않은데 자신이 평소에 잘못하는데도 사랑한다고 하니까 되려 미안해지는 듯한 감정도 섞인 것 같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모든 것에는 다 때가 있어요. 밥도 때를 놓치면 허기가 지고, 잠도 때를 놓치면 밤새 뒤척이게 됩니다. 가족에 대한 관심과 사랑 역시도 할 수 있을 때 해야 해요. 돈을 많이 벌면 그때 부모님께 잘하겠다고 결심만 하는 사람도 있잖아요? 하지만 언젠가는 베풀면서 살겠다고 다짐만 하다가는 아무것도 못 한 채 삶을 마감할 수도 있어요. 세상에 완벽한 때란 없어요. 때를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승진은 때를 놓치면 다음 기회를 기다릴 수 있고, 성공 역시 때를 놓치면 다른 길을 찾아보면 돼요. 하지만 가족의 행복은 한번 놓치면 회복하기가 어렵거든요세상에 아무리 소중한 것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가족만큼 소중할 수는 있어도 가족보다 소중할 순 없을 거예요.

 

예전 같으면 출근하는 남편에게 간밧떼(힘내요)!”라는 상투적인 말을 던지던 일본의 부인들도 어느 순간부터는 간바리 스기나이 요오니~(너무 힘쓰지 마세요~)”라는 역발상 멘트로 가장인 남편을 다독이더라고요. 팍팍한 세상살이 속 동병상련의 미학을 아는 현대인이라면 힘내세요!’라는 말보다는 힘들죠?’라는 말로 마음을 알아주는 게 먼

저일 겁니다. 더 늦기 전에 조금이라도 가족들에게 표현하고, 또 먼저 다가가는 후회 없는 삶을 사시기 바랍니다.

 

진정한 지혜란 어떤 것일지, 진각성존 회당대종사의 말씀에 귀 기울여 봅니다.

 

지혜 있는 선지식은 시대와 때를 알아 선악을 행한다. 때와 곳과 사람에 따라 육행을 행하는 것이 지혜이니, 이것이 곧 자리(自利)와 이타(利他)의 길이다.”(실행론 4-4-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