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 이 좋은(?) 물질 시대에 진언을 왜 염송해야 하나요?

밀교신문   
입력 : 2019-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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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부자가 뒤뜰을 거닐다가 하인들끼리 주고받는 얘기를 엿듣게 되었어요. 지금 자기에게 5만 원만 있으면 소원이 없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부자는 다음 날 어제 일을 모른 체하고 하인들을 불러다 5만 원씩을 거저 주어서 소원을 들어주었어요. 그리고 저녁 무렵 부자는 다시 그 뜰을 지나가다가 그들이 하는 얘기를 또 듣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당연히 고마워하고 기뻐할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후회하고 있더래요. 이럴 줄 알았으면 10만 원이라고 말할 것을 괜히 5만 원이라고 말했다는 거였지요.

 

이처럼 받아놓고도 원망하는 게 사람들의 심성이에요. 베푼 사람을 칭찬하고 마음으로 존경하는 게 아니라, ‘더 베풀 수 있는 사람이 고작 이게 뭐냐?’는 마음으로 삐딱하게 받아들이더라는 거지요. 요즘 사람들은 물질적으로 워낙 부족한 것 없이 생활하다 보니 뭐든 큰 것, 양이 많은 것, 대박 날 만한 것, 또 이왕이면 공짜로 얻을 수 있는 것, 이런 것들을 좋아하잖아요? 그러니 작은 것, 양이 적은 것, 성에 안 차는 것 따위는 거들떠보지도 않습니다.

 

저학년 아이들은 공중파 채널보다는 유튜브라든가 아프리카 같은 개인방송을 더 선호한다고 해요. 그중에서도 ‘먹방’ 방송 채널이 특히 인기가 높답니다. 이게 뭔가 싶어 저도 한두 번쯤 일부러 본 적이 있거든요. 어른들 시각에서 보면 도대체 저걸 왜 보나 싶어요. 몇 인분이나 되는 야식을 엄청나게 시켜다가 카메라 앞에 놓고 배불리 먹으면서 오로지 음식 맛이 어떻네 저떻네 하는 시시콜콜한 얘기들만 쏟아내는 거였어요.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나름의 이유가 있겠더라고요. 한편으론 TV 화질이 워낙 선명해지다 보니, 요즘엔 홈쇼핑 채널에서 갈비세트다 뭐다 해서 지글지글 고기를 익히는 장면도 나오고, 맛집 탐방이다 뭐다 그러면서 맛있다고 소문난 음식들은 죄다 방송을 타잖아요? 그런데 희한하게도 배고픈 시간대에 우연히 그런 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자연스럽게 군침이 돌더란 말이지요. 그도 그럴 것이, 홈쇼핑 진행자들이 말을 또 얼마나 맛깔나게 잘합니까?

 

“여기 보세요, 노릇노릇한 육즙이 골고루 가득 배어있는 것 보이시죠?”

 

카메라 줌을 최대로 당겨놓고 이렇게 말하는데 당연히 구미가 당길 수밖에 없지요.

 

정말이지 유위의 세계란 것이, 가만 보면 소비자의 탐심을 최대한 이용해야 돈을 벌어들일 수 있는 그런 세계로구나 싶어요. 예전엔 안 그랬는데 언제부턴가 과자 한 봉지도 비닐이 터질세라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 채로 진열대에 올라 있더군요. 봉지 안에 수소를 가득 채워놓고 파는 겁니다. 사람들이 소위 ‘있어 보이는 것’에 혈안이 되어 있으니 과자 나부랭이(?)가 대체 뭐라고, 좋지도 않은 그 인연을 따라 하고 있더란 말이지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과자를 사는 건지, 그냥 공기주머니를 사는 건지 헛갈릴 지경입니다.

 

어떤 구두 닦는 분이 그러더라고요. 매출이 갑자기 올랐대요. 알고 보니 구둣방 앞에 이렇게 간판을 놓은 겁니다.

 

“한쪽 구두는 공짜로 닦아 드립니다.”

 

어차피 두 켤레 가격 그대로 매겨놓고 선심 쓰듯 하나 더 닦아준다고 속이는 것 아닙니까. 좋게 보면 센스쟁이지만, 알고 보면 ‘눈 가리고 아웅’이지 뭐예요. 잘 보이려는 건 좋지만, 진실하면서도 잘 보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

 

겉보기엔 화려한 이 물질 시대에 탐심을 다스리는 진언의 공덕에 대해 진각성존 회당대종사께서는 어떻게 설하셨는지, 그 말씀에 귀 기울여 봅니다.

 

“진언(眞言)은 불(佛)의 참된 말씀이니 그 속에는 실로 무량한 공덕이 포함되어 있다. 중생의 얕고 가벼운 지식으로는 쉽사리 상상조차도 할 수 없는 영묘불일(靈妙佛日)의 진실한 말씀이다. 중생들의 말 속에는 속임과 거짓이 많으나 불(佛)의 말씀에는 거짓이 없다. 중생들을 속이지도 않으며 정확하고 진실한 법이니 외우기만 하면 공덕은 저절로 일어난다.”(실행론 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