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조급한 마음을 편안히 가지려면?

밀교신문   
입력 : 2019-10-04 
+ -


20190910091531_c7d3a458087534fae631ac5b9b45acb4_ky9q.jpg

 

요즘 젊은 사람들은 금요일을 불금이라고 부르더군요. ‘불타는 금요일을 줄인 말이라나요? 금요일 근무만 마치면 토요일, 일요일이니까 쉴 수 있거든요. 그러니 한 주 동안 꾹꾹 눌러놓고 참아온 스트레스를 떨쳐내기 위해 신나게 먹고 마시고 놀아서 금요일 오후를 그야말로 불타는 밤이 되도록 누린다는 뜻이랍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생각하면 목요일까지 꾹꾹 참았다가 금요일에만 펄펄 끓을 수 있는 인생이 되기보다는 금요일에 쏟을 에너지를 나머지 요일에도 균등하게 나눠 가질 수 있는 인생이 되는 게 좋지 않을까요? 우리에게는 왜 불금만 있는 걸까요? 조용히 보낼 수 있는 조금’, 편안하게 보낼 수 있는 편금’, 아니면 집콕하며 은둔할 수 있는 집금같은 건 왜 없을까요?

 

국의 남천(南泉) 화상은 평상심(平常心)이 도()”라고 말했습니다. 언제든지 한결같은 마음만 가지면 그것이 바로 우리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바른길, 즉 도라는 거겠지요. 평상심으로 살아도 즐거울 수 있는 생활습관을 젊을 때부터 들여놓는다면 노후의 삶이 편안해지지 않을까요? 뭐든 잘하기보다는 한결같이 편안한 마음으로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치인이나 지역사회 지도자 역시 너무 잘하려고 하면 오래 가기 어려워요.

 

수행자 역시 마찬가지예요. 수행 자체가 스트레스를 불러일으키면 곤란하겠지요. 도의 경지가 높아지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수행자는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입니다. 이게 다 너무 잘하려는 마음빨리 이루려는 조급한 마음때문이에요. 중도와 중용의 미덕이 필요합니다. 이 말은 지나치지도 않고 그렇다고 해서 부족하지도 않으며 급하지도, 느리지도 않다는 뜻이에요. 수행도 이렇게 해야 합니다. 너무 잘하려고도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를 관조하듯 받아들이고 즐기는 편이 좋아요.

 

원숭이는 아무리 가르쳐도 밥을 잘 짓지 못한다고 합니다. 마음이 늘 조급하고 들떠 있어서 수시로 솥뚜껑을 열어대는 통에 밥이 익지 않기 때문이지요. 마찬가지로 매사에 조급한 마음으로 생활하는 사람은 인연이라는 열매를 따기가 쉽지 않아요. 인연을 잘 맺으려면 시간을 두고 가까이 다가가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서로 간의 마음 씀씀이도 넉넉해야 하거든요.

 

그런데 마음이 급한 현대인들은 어떻습니까? 짧은 안목으로 이른바 돈 되는관계만 맺고 이어나가려 하지 않나요? 당장에 큰 이익이 없더라도 긴 안목에서 관계를 맺어 나가야 하는데, 작은 이익에 집착해 소탐대실할 때가 적지 않아요. ‘자리(自利)’에만 매달리는 조급한 마음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그래야 지금의 내 삶을 온전하게 집중하면서 살 수 있어요. 바쁜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느림의 철학을 실천해보면 어떨까요? 불쑥 떠나는 기차여행도 좋고, 붉은 석양을 마주한다든가, 독서나 시골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여유도 괜찮습니다.

 

나이 사십 줄에 들어서면 누구나 원시가 옵니다. 이것은 자연이 우리 인간에게 가르쳐 주는 우주의 이치예요. 젊어서 혈기왕성할 때는 사소한 일에 흥분하고 근시안적으로 눈앞의 사물이나 욕망에 현혹되어 다투기를 좋아하잖아요? 그러나 나이가 들고 세상 경험이 많아지면 사물을 멀리서 관조해 볼 줄 알고 모든 일에 여유를 가지게 되지요. 이 시기가 되면 나뭇가지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숲 전체를 볼 수 있어야 합니다.

 

늘 바쁘고 팍팍한 세상살이 속에서 내면의 평화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실천은 무엇인지 진각성존 회당대종사의 말씀에 귀 기울여 봅니다.

 

마음의 안식처를 가지도록 해야 한다. 많은 음식과 재물과 영화가 있더라도 마음이 편안하지 않으면 잘 지낼 수 없다.”(실행론 5-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