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독(三毒)을 다스리려면 무엇을 실천해야 할까요?

밀교신문   
입력 : 2019-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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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직장인 가운데 78%가 빨리빨리 일을 처리하려는 조급증을 앓고 있다고 합니다. 누구보다 빨리 거래처에 가야 하기 때문에 내 뒤에 오는 차가 손해를 보든지 말든지, 차선 위반이나 끼어들기 따위는 큰 문제가 안 돼요. 다리를 세우거나 건물을 지을 때는 물론이고, 회사를 차려 영업을 할 때도 뭐든 후딱 해치워버려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빨리빨리 적응하지 않으면 낙오되기 일쑤인 소위 최단 시간 증후군사회에서는 하다못해 피자 하나를 배달하더라도 번개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저명인사(?)가 된다나요? 오죽하면 음식업 배달 교통사고 안전대책으로 조심조심 코리아캠페인까지 등장했을까요? 이렇게 늘 바쁘고 분주하게 살다 보니, 소위 잘 나가는 사람들은 밥 먹을 친구 한번 만나기도 쉽지 않다더군요. 오죽하면 밥 한번 먹자는 게 직장인이 잘하는 거짓말 1위라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뭐든 조급하게 행동하고, 조급하게 말하고, 조급하게 마음 쓰는 환경에서는 마음이 항상 불안하기 때문에 불면증에 걸리기 쉽습니다. 한 제자가 부처님께 여쭈었어요.

편히 잠들고자 하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또 마음에 근심이 없으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부처님께서는 게송으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성냄을 없애면 편안히 잘 수 있고 성냄을 죽이면 마음에 근심 걱정이 없다. 성냄은 깨달음의 씨앗을 해치는 독()의 근본이 된다. 항상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려 남들이 업신여기더라도 화내지 말고, 행여 추켜세우더라도 들뜨지 않으면 근심과 걱정이 없으리라.”

 

사자신중충(獅子身中蟲)’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모든 동물의 왕으로 군림하는 사자도 결국에는 스스로의 몸에 생겨난 자그마한 벌레 몇 마리 때문에 죽게 된다는 뜻이지요. 우리 마음도 마찬가집니다. 잔잔하고 평온하던 마음에 돌연 벌레와도 같은 한 생각이 들면서 파문이 일어나잖아요? 그리고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호흡이 가빠지게 돼요. 남의 물건을 훔치려 할 때, 화를 내거나 흥분할 때, 남을 욕하려 할 때, 이성에 대한 욕정이 일어날 때 우리의 숨은 가빠지게 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호흡은 호흡 그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 상태와 늘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거예요.

 

아파트 층간 소음으로 인한 다툼과 시비가 방화와 살인으로까지 이어지는 세태입니다. 당해 보지 않으면 당사자의 고충을 알 수 없다고는 하지만, 사람의 목숨을 해칠 정도로 참기 힘든 일이었을까 하는 생각을 떨칠 수 없어요. 대부분의 시비분별심은 곧 탐진치 삼독(三毒)에서 비롯됩니다. 이 삼독은 안이비설신의라고 하는 우리 몸의 여섯 창문(六窓)을 통해 드나들게 되어 있지요. 耳根를 통해 소음聲境을 듣게 되어 듣기 싫다는 알음알이가 형성되는데, 이런 과정이 계속해서 반복되거나 또는 상대방과 소통하고 협상하는 과정에서 마음의 자제력을 잃게 되면 결국 마음에 독을 품게 되는 거예요.

 

뱀이 물을 마시면 독약이 되고, 소가 마시면 우유가 된다’(법구경)고 했습니다. 돈 자체가 나쁜 건 아니에요. 돈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늘 문제일 뿐이지요. 비유하면 여기에 칼이 있습니다. 칼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니지요. 요리사의 손에 들어가면 음식을 만드는 데 쓰이지만, 나쁜 사람의 손에 들어가면 강도질하는 데 쓰입니다. 우리 마음도 마찬가지예요. 결국은 마음을 어떻게 쓰느냐가 문제입니다. 이왕이면 독약이 아닌 상생의 감로수를 머금을 수 있도록 그야말로 마음을 잘 써야겠지요. 하루 가운데 몇 분이라도 시간을 정해 지권을 쥐고 마음의 가계부를 한 번 적어보는 건 어떨까요?

 

삼독을 다스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진각성존 회당대종사의 말씀에 귀 기울여 봅니다.

내 마음이 작으면 탐진치로 인해 이웃과 동네와 나라와 화합하지 못한다. 마음의 고통은 탐진치 삼독(三毒)으로 생긴 병이니 지비용(智悲勇)으로 육바라밀을 실천하는 것이 약()이다.” (2-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