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진 인간관계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밀교신문   
입력 : 2019-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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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아동학대 문제로 여러 차례 떠들썩했습니다. 인천의 33세 어린이집 여교사가 버섯을 안 먹는다는 이유로 아이 뺨을 내리치는 장면이 동영상으로 공개됐었지요. 얼마나 세게 때렸으면 아이가 고꾸라지는 것도 아니고 거의 한 바퀴 구르다시피 해서 나자빠졌을까요? 동영상을 접한 아이 부모의 가슴에는 피멍이 들었을 거예요.

 

그런가 하면 일본의 한 사립 보육원에서는 보육사가 생후 17개월 된 여자아이를 세탁기에 집어넣었다가 1분 뒤에 꺼냈다고 해서 난리가 난 적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세탁기 전원을 켰던 것은 아니고 아이의 머리는 세탁기 뚜껑 밖으로 나온 상태였다고 해요.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아이가 하도 왔다 갔다 해서 엉겁결에 얌전히 있게 하려고 그랬다는데, 아이 부모의 입장에서 쉽게 용서될 일이 아니지요.

 

우간다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아이가 음식을 먹지 않고 뱉어버리자, 화가 난 보모가 아이를 소파에서 바닥으로 던지다시피 해서는 장난감으로 때리고, 발로 차고, 심지어 아이를 밟아 누르기까지 한 거예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고 했던가요? 분노한 아이의 아빠가, 아이가 당한 것과 똑같이 당해보라며 각목으로 보모를 때리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유투브에 올라와 화제가 되었어요. 고통스러워하는 보모를 보면서 네티즌들은 누구 하나 동정하지 않았고 오히려 통쾌해했다고 합니다.

 

만약 우리가 사는 게 조금 힘들더라도 내 주변에 나의 가치를 알아봐 주고 애정 어린 관심으로 응원해 주는 이가 있다면, 그런 사람이 내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커다란 행복과 삶의 용기를 얻게 될 거예요. 철부지 다섯 살 꼬마도 참 잘했어요.”하고 칭찬해주면, 그 말 한마디에 동기부여가 되어 더 잘하려고 노력하잖아요? 그런데 반대로 넌 왜 이 모양이냐!”라고 윽박지르거나 소리를 높인다면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의욕을 잃게 될 겁니다.

 

전에 없던 CCTV가 왜 생겨났을까요? 사람들은 눈에 띄는 곳에서는 그럴듯한 모습으로 지내다가도 남의 눈을 의식할 필요가 없는 곳에서는 쉽게 양심을 저버리는 습업을 지어왔어요. 그러다 보니 동업 중생들 서로 간에 감시할 카메라가 필요해진 겁니다. 우리가 지어서 우리가 받는 업 과보의 실상을 여실하게 드러내는 현대적 장치가 바로 CCTV인 거예요.

 

그러나 이 장치가 등장하면서 정작 사람들 간의 신뢰에 급속하게 금이 가기 시작했어요. 일례로 요즘 들어 집집마다 어렵지 않게 홈 카메라를 설치하면서 아이 돌보미들이 일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합니다. 아동학대를 의심하여 자신을 못 믿는 것 같으니 애를 더 이상은 못 봐주겠다는 거지요. 자유롭게 서로 믿고 일하는 분위기가 좋은 거지, 이렇게 감시당하는 느낌이라면 누구라도 탐탁지 않은 거예요. 도대체 언제부터 이렇게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는 인연으로 틀어져버린 걸까요?

 

상자 안의 귤이 한 개만 썩어도 나머지 다른 귤마저 썩어버리는 것처럼, 소수의 몇몇 사람이 잘못된 업을 지어 놓으면, 그 영향으로 다수의 사람이 불안함을 떨칠 수 없게 됩니다. 눈에 보이는 것 못잖게 보이지 않는 것도 중요한 법이에요. ‘재물복도 중요하지만 인복(人福)’이 중요하듯이, 내가 누리는 물질도 중요하지만, 유연무연으로 인연 맺고 사는 인간관계는 우리의 행복을 판가름하는 더욱 중요한 척도가 됩니다.

 

깨어진 인간관계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되새겨야 할 교훈은 없는지, 진각성존 회당대종사의 말씀에 귀 기울여 봅니다.

 

드러난 상벌보다 보이지 아니하는 화복이 크며 사람이 칭찬하는 것보다 진리의 복덕성이 크며 나의 마음이 넓고 크고 둥글고 차면 나의 집도 넓고 크고 둥글고 차느니라.” (실행론 4-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