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밀교신문   
입력 : 2020-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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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일본의 한 방송사에서 고갸루 아프리카 체험을 기획한 적이 있었습니다. 고갸루가 뭐냐구요? 아프리카에서 방금 돌아온 것 같은 까맣게 탄 피부, 눈꺼풀 주위와 입술을 온통 둥글고 크게 덧칠한 요란한 화장, 까치발 수준의 긴 통굽 부츠까지……. 흡사 화성인을 방불케하는 외모의 여고생을 고갸루라고 부른답니다. 아프리카를 너무도 동경한다는 대여섯 명의 고갸루를 섭외해서는 실제로 한 두 달간 그곳에 묵으면서 이런저런 생활상을 카메라에 담아 시청자에게 공개한다는 게 당초의 기획이었죠. 그녀들은 부모의 동의를 얻어 피디에게 흔쾌히 O.K 사인을 했습니다. 주위의 구속과 간섭, 학업성적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고 판단했는지도 몰라요.

 

그러나 척박하고 원시적인 대평원에서의 하루하루는 애초에 상상했던 것과는 사뭇 달랐나 봅니다. 허허벌판 동물의 배설물로 지어진 움막과도 같은 곳에 투숙하면서 시시때때로 달려드는 왕파리 떼와 한바탕 전쟁을 치러야 했던 그녀들은 결국 아프리카로 날아간 지 고작 삼일만에 다시 일본으로 보내 달라고 애원을 하며 눈물을 글썽이더랍니다. 요즘 말로 하자면 멘붕(멘탈 붕괴)’이라고나 할까요? 쑥과 마늘만 먹기로 한 당초의 100일 약속을 다 채우지 못하고 일찌감치 토굴 밖으로 내뺐던 단군신화 호랑이녀의 심정이 이렇지 않았을까 싶네요. 고국인 일본으로 돌아가면 가장 먼저 가고 싶은 곳이 어디냐는 질문에 편의점이요!”하고 이구동성으로 절규(?)하던 그녀들의 인터뷰 장면이 생생합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현재 상황이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많습니다. 이렇게 매사에 부정적인 사람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벗어나기만 하면 굉장한 행복이 기다리고 있는 줄로 착각하며 사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고 했던가요? 우리는 늘 남의 상황과 내 처지를 비교하면서 자신도 그러고 싶은데 그렇게 되지 않는 모습을 서글퍼 하곤 합니다. 마치 아프리카에만 가면 지금과 달리 즐거운 일들이 가득할 거라는 막연한 상상으로 시간을 보내는 철부지 고갸루처럼 말이지요.

 

많은 젊은이들이 연예인의 삶을 부러워하고 동경합니다. 하지만 정작 연예인들 입장에서는 일반인이 부러운 경우가 종종 있을 거예요. 특히나 사생활 노출이 신경 쓰이는 톱스타라면 한 번쯤 암자나 토굴 같은 곳이라도 좋으니 조용히 혼자 틀어박혀 며칠간 아무 스케줄 없이 지내봤으면하는 생각을 해 봤을 법합니다. 하지만 꿈에 그리던 은둔생활이 막상 현실이 된다면 어떨까요? 이따금씩 비릿하고 습한 토굴 안으로 비바람이 왈칵 밀려들기라도 하면 결국엔 또다시 굴 밖으로 나가고 싶은 욕망을 떨치기 어려울 거예요.

 

보물은 멀리서 찾을수록 안 보이는 법입니다. 발밑에 있는 다이아몬드부터 집으세요. 눈앞에 있는 것부터 똑바로 알아차려야 합니다. 희대의 조각가 미켈란젤로는 그의 작품인 다비드상이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는지에 대해 질문을 받았을 때 이렇게 대답했다고 해요.

 

채석장의 커다란 대리석 덩어리 안에서 나는 다비드를 보았고, 다비드를 꺼내기 위해 불필요한 대리석을 제거하기만 하면 되었습니다.”

 

어떠세요? 행복해지고 싶다면 새로운 무언가를 찾는 헛수고가 아니라 지금 여기에 이미 존재하는 행복의 무한한 잠재력을 발견하고 그것을 가로막는 번뇌라는 장애물만 제거하면 되지 않을까요?

 

참다운 행복이란 어떤 것일지, 진각성존 회당대종사의 말씀에 귀 기울여 봅니다.

 

마음이 항상 새로우면 어떠한 것이라도 항상 새로운 것을 맛볼 수 있다. 하염없이 밖의 변화를 구하면서 마음을 채우지 못하는 생활보다 나날이 새로운 마음을 가져 평범함 속에 한없는 생활미를 발견함이 참으로 행복한 생활이다. 환경은 나의 그림자이다.”(실행론 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