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괴롭습니다. 이렇게 힘든 때에 불자로서 무엇을 실천해야 할까요?

밀교신문   
입력 : 2020-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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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근심이 많으시죠? 며칠 사이에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고 사회적인 불안감이 말로 다 못 할 정도입니다. 길거리, 마트에 사람들도 눈에 띄게 줄었고 자영업에 종사하시는 분들도 매출이 안 오르니 다들 울상이라고 해요. 정부에서는 손 씻기와 기침 예절, 마스크 착용을 강조하고 있지만, 마스크값이 평상시 물가의 네다섯 배 이상으로 오른 데다 물량이 없어 일찌감치 품절 상태인지라 국민들은 발만 동동 굴려야 했지요. 모두가 그야말로 심각한 불안과 공포 속에서 하루하루를 갑갑한 마음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여러 보살님, 각자님들도 심인당에 편한 발걸음을 할 수 없어 늘 마음이 찜찜하고 무거우시리라 생각됩니다. 이렇게 잊을 만하면 다시 출몰하는 전염병 때문에 정말이지 산다는 것이 마냥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는 것 같네요. 그러나 이런 때일수록 마장을 법문으로 이끄는 전화위복의 지혜를 일으켜야겠지요. 나에 대한 집착을 잠시 내려놓고 다른 이들에 대한 위로와 배려를 실천하는 일이 절실합니다.

 

부자는 아니지만,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어느 맞벌이 부부가 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부인이 눈병을 얻어 그만 실명에 이르게 된 거예요. 정말이지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원망하지 않고 더욱 경건한 마음으로 살아가기로 했어요. 남편은 부인의 눈이 되어 잡아주고, 먹여주고, 차를 태워 직장에까지 출퇴근을 시켜주었습니다. 부인의 직업은 전화 상담사였기 때문에 눈이 보이지 않아도 일을 할 수 있었어요. 비록 눈은 잃었지만, 남편의 지극한 사랑에 오히려 더 큰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요. 남편이 말하기를, “이제 지쳐서 더 이상은 당신을 출퇴근시킬 수 없으니, 혼자서 버스를 타고 출퇴근 하라는 거였습니다. 앞을 볼 수 없다는 의사의 말을 들었을 때보다 부인은 더 서럽고 막막했어요. 남편이 이제 더 이상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니 살고 싶은 생각도 없었습니다. 그저 눈물만 흘릴 뿐이었어요.

그렇게 며칠을 눈물로 지새고 난 다음, 부인은 자기를 버릴지도 모를 남편을 생각하면서 이를 악물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러고는 지팡이 하나에 의지하여 사람들에게 길을 묻고, 넘어져 온몸에 상처를 입으면서도 버스 타기를 시도했고 끝내는 성공했어요.

 

버스 출근을 시작한 지 한 달이나 지났을까요? 이제 혼자서도 출퇴근이 제법 익숙해질 무렵이었습니다. 그때 버스 기사가 말을 걸어왔어요.

 

부인은 참 복도 많으십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남편분이 뒤를 따라주시니 얼마나 좋으시겠어요? 나 같은 사람은 절대로 못 할 일입니다.”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란 부인의 손 위로 따뜻한 기운이 닿았습니다. 남편의 손이었어요. 그 따뜻한 남편의 손을 느끼자마자 부인의 눈에서는 감동의 눈물이 그칠 줄 몰랐습니다.

 

누구든 간에 크고 작은 마음의 상처 하나쯤은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상처는 누군가의 손길이 닿는 순간 크기가 조금씩 줄어들게 되어 있어요. 고통도 나누면 반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내 아픔을 왜 몰라주나…….’하는 소승적인 마음보다는 내가 다가가 상대의 아픔을 먼저 보듬어 줘야겠다는 대승 보살의 마음을 일으키도록 늘 서원해야겠습니다.

 

하루빨리 평온을 되찾아 사람들의 표정과 걸음걸이에 예전처럼 밝은 빛이 깃들기를 서원하면서, 지금과 같은 때에 불자로서 어떠한 실천이 필요할지 진각성존 회당대종사의 말씀에 귀 기울여 봅니다.

 

내가 남을 위로해 주는 사람이 되면 곧 육행실천이 되게 된다. 진심을 없애기 위해서 희사하는 것은 억지로 하는 희사가 되고 내가 누군가를 위로하는 마음이 있는 사람은 육행을 다 실천할 수 있는 것이다. 자비한 마음으로 잘 내보내게 되면 성품이 어질어지고 청백하여 수입이 많아지고 영원하게 된다.”(실행론 5-8-20 ())

 

길상심인당 주교 성제 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