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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와 참회

밀교신문   
입력 : 2020-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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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말하던 지구촌은 한 가족이라는 용어가 실감나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작년 12월 이름도 잘 모르던 중국 우한에서 전염병이 발생했다는 뉴스를 듣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였다. 우한폐렴이라는 말로도,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명칭으로도 깊이 가슴에 담아두지 않았다. 새해 49일 불공을 수행하며 처음으로 총인 예하께서 일주일 불공을 교시하셔서 나름 정성껏 불공은 하였다. 그 때만 해도 정식명칭인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19(약칭 코로나19)에 대하여 심각함을 느끼지 못하였다. 그러다가 2월 초 대구 신천지라는 종교단체에서 몇 십명이었던 바이러스 확진자 숫자가 백 단위 천 단위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를 국가재난 심각사태로 격상하였고, 세계적으로도 확산되어 나가면서 전세계를 공포로 몰고가고있다.

 

급기야 종단 역사상 최초로 새해 49일 불공 중에 교도들에게 불사를 보러 오지 말라는 상황까지 이르게 되었다. 우리 심인당에도 법률 제49조 의거하여 다수가 모이는 예배 및 기도회 등의 개최를 자제요청하는 구청의 안내문이 전달되었다. 이렇게 사태가 급격히 나빠진 것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크게 2가지 원인을 얘기하기도 한다. 먼저 중국인 입국을 바로 차단하지 못하고 중국의 눈치만 보던 정부의 무능도 한 몫 했고, 비 양심적인 신천지 신도인 코로나19 31번 확진자를 잘 대처하지 못한 대구시의 문제도 크다는 것이다. 토한 코로나19가 국가재난 심각단계로 격상되면서 모든 종교기관이 불사를 당분간 자제하고 각자 집에서 기도하기를 권유하고 있다. 그리된 이유에는 신천지 교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기도하면서 더 많이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는 사람들이 모이지 않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대응방법이다.

 

21년전 스마트폰의 출현을 예언했던 빌게이츠도 3년전 독일에서 열린 ‘뮌헨보안 커퍼런스’에서 세계적인 전염병이 핵폭탄이나 기후변화보다도 훨씬 위험할 수 있다고 전염병학자들의 말을 빌어 향후 10~15년 이내 세계적 전염병이 일어날 합리적인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바 있다. 즉 앞으로 코로나19같은 전염병이 자주 발생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수행자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움 마음으로 참회가 앞선다. 부처님 말씀인 보성다라니경에 의하면 악질 기근 한재 수해 이와 같은 일체 모든 불상사는 다라니를 지송하여 능히 물리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신천지가 개신교에서는 사이비종교라고 하고 있지만, 여하튼 다른 곳도 아닌 종교기관인 신천지교회에서 이 나라를 이런 대 혼란으로 만드는 발생지가 되다니 너무 부끄럽다. 

 

진각종에서 말하는 당체법문은 시방삼세 나타나는 일체 모든 사실들과 내가 체험하고 있는 좋고 나쁜 모든 일은 법신불의 당체로써 활동하는 설법이라고 말한다. 지금 이 상황이 바로 법신불의 살아있는 설법이라는 것이다. 이것을 이것을 어떤 설법으로 깨달아야 할까? 문득 한 보살의 말이 생각난다. 코로나19 때문에 새해 49일 중 이번 자성일과 다음 자성일 두 주는 집에서 불공하라는 공문을 교도들에게 알리고 자성일 불사를 보려고 하는데 몇 몇 보살님들이 오셨다. “아니 어떻게 오셨어요? 위험한데 그냥 집에서 하시지 않고...” 나의 이런 질문에 한 보살님이 “이럴 때 일수록 더 나와서 불공해서 속히 질병이 물러가도록 해야지요.”라고 대답을 하셨다. 듣고 있던 내 맘이 다 찡하며 감동이 올라왔다. 본인도 적지 않은 나이에 혹시 감염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을 텐데... 혹은 괜히 나와서 감염이라도 되면 종단에 얼마나 피해가 될지 염려하는 관점도 있을 수 있다고 본다. 허나 저런 보살 같은 마음을 가지고 지극히 기도하는 분에게는 그런 인과가 있더라도 비껴가지 않을까 싶다. 문득 6.25전쟁때 대구가 함락되기 직전에 다 피난을 가야한다고 했을 때 종조님께서 “인민군이 물러나야지 왜 내가 물러나느냐.” 하신 말씀과 서울에다 심인당을 지어야 전쟁이 종식된다고 그 전쟁 중에 서울에 밀각심인당을 지으신 뜻이 새삼 떠오른다. 또한 보왕삼매론에서도 첫 번째 말씀이 내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기를 병고(病苦)로써 양약(良藥)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이 사태를 합리적으로 현실에 부합하게 잘 대응하면서도 종교를 믿는 사람으로서 마음을 밝혀 세상의 혼탁함을 정화해야 하는 불자의 한사람으로서 깊은 참회를 통한 기도의 필요성을 느낀다. 교전에 나와 있는 기도의 의의를 보면 ‘불교 원래 이 세간과 떨어진교 아니므로 세간 만약 더러우면 이를 정화하는 것이 무릇 불교 본지므로 특히 우리 밀교에서 세간정화해야 되는 것을 연설하고 이 육신의 때 없애고 청정한 몸 얻게 되며 미를 전해 각 얻음이 성불이라 하느니라. 이는 결코 이 몸 밖에 부처 구함 아님이니 불이 출세하신 것도 인간제도 위함이라. 현실 떠난 다른 이상 설하시지 아니하고 세간 떠나 출세간을 설한일이 없었으니...’ 생활불교 실천불교를 지향하는 우리 진언행자들은

 

이번 코로나19사태를 보면서 더욱더 사태의 원인을 깨쳐서 참회를 실천하고 깨달음의 소중한 당체법으로 여겨야 한다고 본다. 나부터 더 탐욕을 줄이고 혼탁한 세상을 밝히기 위해 용맹정진하는 불제자가 되어야 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승수지 전수/남부심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