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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은 정신력이다.

밀교신문   
입력 : 2020-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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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둘째 딸의 유치원 교사 임용시험을 앞두고 49일 불공을 시작하면서 보살님이 전수님 불공을 어떻게 할까요?”라고 질문하기에 보살님의 마음을 더 크게 내어 불공을 하세요”’라고 방향만 제시하고 희사와 염송은 본인이 결정하도록 하였다. 보살님은 본인의 직업상 일도 아주 바쁘고 멀리 있는 시댁도 다녀와야 하는 사정이었지만 본인 스스로 매일 심인당에 오는 것으로 불공을 정하였다. 공식 시간을 지킬 때도 있었고 염송만 와서 하는 경우도 있었고 또 시댁에 다녀오는 경우에는 희사만 하고 가는 경우도 있었다. 그렇게 본인 스스로 정한 49일 불공을 원만히 회향하고 1차 필기 시험날에도 함께 정진하며 좋은 인연이 되기를 서원했다. 얼마 후 1차 시험에 합격하였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2차 시험을 앞두고도 본인의 의지대로 불공을 정하도록 권유하였다. 새해불공 중 2차 시험이 있어서 보살님도 법을 세우고 나 역시도 차시와 함께 정진해주었다. 오전불사에 늘 오던 보살님 새해불공 회향일에는 부득이 저녁불사에 올 수밖에 없다고 하여 나중에 그 연후를 알고 보니 둘째 딸의 임용고시 2차 시험이 끝나고 마침 보살님의 환갑이 되어 가족 모임을 하게 되었고 어떻게든 저녁불사에라도 오려는 보살님의 마음을 이해 못 한 각자님이 왜 꼭 가야 되느나며 화를 냈지만, 보살님은 같이 화를 내지 않고 진리를 모르는 각자님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다.’라고 너그러이 생각해 저녁불사에 도착하여 불공을 마쳤다.

 

 그렇게 새해불공도 무사히 회향하고 난 후 새해 49일 불공을 시작하고 얼마 안 지나서 최종 합격자 발표가 있었다. 마침 심인당에서 보살님이 결려온 딸의 전화를 받으며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순간 속으로 합격이구나,”라고 짐작했다. 전화를 끊고 보살님이 전수님 우리 딸 합격이에요.”하는데 같이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러면서 보살님이 전수님 불공은 마음만 먹으면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이번에 49일 불공하면서 느꼈어요,”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보살님도 예전에는 스승에게 의뢰하고 바라는 마음이 강했었지만 스스로 정하여 불공을 하면서 한 단계 본인의 마음이 밝아지고 성장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했다.

 

실행론 4절 용맹정진 내용을 살펴보면 부처님은 자연스럽게 길을 열어준다. 내 마음 고치고 용맹정진할 때 무엇이라고 정하지 않아도 길은 열린다. 나의 허물을 고치고 잠 많이 자지 말고 정진하여 깨치자. 게으름 부리지 말고 부지런하자. 지혜를 일으켜서 해탈하자. 우주법계의 육도 중에 인간은 지혜가 있어 만물의 영장이라 잘 살기 위한 심성계발을 할 수 있다.”라고 나와 있듯이 불공을 할 때는 어리석었던 내 마음을 고치고 참회하며 진정한 나의 본심을 찾아서 불공을 하면 길은 열린다. 다만 어리석은 우리들이 원인을 찾으려 하지 않고 드러난 결과에만 집착하여 그것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부처님(진리)은 거짓이 없으며 거짓말도 하지 않는다. 내가 인연 지은 그대로 여실히 보여줄 뿐이다. 또한 실행론 4장 심인공부에서는 심인공부는 본심을 찾는 것이나 곧 육자진언으로써 심인을 밝히는 것이다. 진리는 내 안에 가까이 있으니 스스로 육행실천 하는 것이 쉬운 법이요, 이것을 아는 것이 지혜이다. 본심을 가지고 살아가면 복이 되고 본심을 잃고 살아가면 병이 된다.”라고 적혀있다.

 

예전 열반하신 선배 스승님께서 불공은 신명(身命)을 바쳐서 해야 한다라고 법문을 하셨던 기억이 떠오른다. 과연 우리는 지금 제대로 신행생활을 하고 있는지 늘 하던 대로 타성에 젖은 불공을 하는 것은 아닌지 냉정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가슴에 손을 얹고 자신의 내면을 여실히 살펴보자. 종조님께서도 불교는 우리의 풍토성과 혈지성에 맞는 것의 내용 중 불교는 교리 자체가 철저한 자기 반성과 자기비판으로 참회와 실천이 주목적이기 때문에~”라고 말씀하셨다.

 

어떤 교도분들은 법이 많이 물러졌어요,”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의 마음이 물러진 것이다.

 

종조님이 깨달음을 얻고 난 후 진각종문을 열고 스승과 교도가 환희한 마음으로 함께 정진하고 3(병고, 중생고, 불화고)를 해탈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지금 우리들 마음속에도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새해대서원 불공 때 스승과 신교도들이 함께 용맹정진하는 모습을 보면 거기서 이미 답은 나온다. 다만 우리가 자꾸 이 정도 열심히 했으면 됐지 뭐.”, 심지어 어느 교도분은 내가 게으름 부려도 부처님이 봐주실 거다.”라는 말을 농담 삼아 하기도 한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부처님(진리)은 타협이 없다. 절대 부처님은 봐주지 않는다. 그저 진실한 모습을 보여줄 뿐이다. 내가 열심히 하면 딱 그 만큼이지 그 이상을 바래서도 안 된다.

 

불공을 정신력으로 한다는 것은 나의 마음과 몸이 함께 움직여서 모든 원인을 나에게서 살펴보고 진실한 참회로 자신의 마음을 고치는 것을 의미한다. 올바른 정신(마음)만이 올바른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결코 잊지 말자.

 

상광원 전수/선혜심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