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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에 대하여

밀교신문   
입력 : 2020-08-10  | 수정 : 2020-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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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멀리서도 눈에 확 들어오는 문구가 있다. ‘공감 교육날마다 보는 문구이기 때문에 낯설지 않지만 막상 공감교육을 생각하면 어려워지는 문구이다. 나는 대학생이 되어 정신간호학 수업에서 공감의 의미에 대해 배우기전까지 공감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한 기억이 없다. 공감보다는 이해, 동정과 같은 단어를 더 많이 사용했던 것 같다. ‘공감(empathy)을 지향하고 동정(sympathy)을 지양하라는 말의 의미가 가슴에 와 닿지가 않아서 수업 시간에 교수님께 동정은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좋은 감정인데 왜 동정을 하지 말아야 합니까? 라고 끊임없이 묻고 물었다.

 

Wispe라는 학자는 동정에서는 타인의 고통을 감소시키고자 하는 자각이 강하고 같은 감정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여 객관적인 태도를 취하기 어렵다. 공감에서는 타인의 경험에 대한 비판단적 이해를 위한 자기자각이 강조되고 자기 자신은 타인을 이해하기 위한 도구로써 사용되지만 결코 자신의 정체감이 상실되지는 않는다. 공감의 목적은 타인 이해이고 공감하는 자는 타인에게 도달하려고하며 공감의 과정은 마치인 것처럼이지만 동정의 목적은 타인의 복지이고 동정하는 자는 타인에 의해 움직여지며 동정의 과정은 내가 그 사람이 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옛날 어느 나라에 어린 공주님이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하늘 높이 금빛을 내며 떠 있는 달을 보고 그 달을 가지고 싶어 했다. 왕과 왕비는 공주에게 달은 따올 수 없는 것이라고 설득했다. 그러나 공주는 계속해서 달을 따다 달라고 졸라 왕은 유명하다는 학자와 의원들을 불러서 공주를 달래도록 했다. 공주를 만난 첫 번째 학자는 공주님 달은 너무 멀리 있어서 거기까지 갈 수도 없습니다.”라고 말했고 두 번째 학자는 공주님 달은 너무 커서 가까이 갔더라도 따올 수는 없습니다.”라고 말했으며 세 번째 들어온 의원은 공주님은 달에 대해 너무 많이 생각하셔서 병이 든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때 공주와 친하게 지내던 광대가 나타나 공주와 대화를 하였다. “공주님 달은 어떻게 생겼나요?”, “달은 동그랗게 생겼지 뭐.”, “그러면 달은 얼마나 큰 가요?”, “바보, 그것도 몰라 달은 내 손톱만하지. 손톱으로 가려지잖아!”, “그럼 달은 어떤 색인가요?”, “달이야 황금빛이지.”, “알겠습니다. 공주님. 제가 가서 달을 따올 테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광대는 공주가 말한 대로 손톱만한 크기의 동그란 황금빛 구슬을 만들어 공주에게 주었고 공주는 매우 기뻐하였다.

 

공감은 인간관계에 신뢰감을 주는 중요한 요소이며 특히 의료현장에서 대상자와의 치료적 관계를 형성함에 있어 간호사가 지녀야 할 기본 소양이다. 학교에서의 교육이 이론적 지식과 실습을 통해 의사소통 기술을 배우게 하지만 공감은 실제 생활 속에서 타인으로부터 공감을 받고 또한 타인을 공감하면서 머리와 가슴으로 익혀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가장 공감을 표현하고 느낄 수 있는 상황은 의사소통과정에서의 표현이며 결국은 공감을 하기 위해서는 상대의 말을 경청해야 한다.

 

오늘도 나는 공감교육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며 강단에 선다. 학생들과의 관계는 스승과 제자인 동시에 성인 대 성인의 관계로서 상황에 따라 역할이 달라지지만 동화 공주와 달속의 광대처럼 학생들의 경험과 요구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경청하는 자세가 공감의 시작일 것이다. 

 

박현주/위덕대 간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