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장마가 끝났다. 국내는 다행히도 진정국면이지만 세계적으로는 여전히 맹위를 떨치는 코로나19 에다가 여름의 끝을 불태울 무더위까지 시작되었다. 인간에겐 성가시게 느껴질 모든 일이지만 자연은 한 치의 오류 없이 한 해의 대 정진을 마무리하기 위해 지극히 힘을 다하고 있는 모습이다. 해마다 증가하는 자연재해와 도처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환경 이변 현상들을 바라보면서 우리가 사는 지구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7월 16일 노르웨이 비영리 단체 EAT가 발간한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식습관' 보고서는 한국의 1인당 음식 소비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었고, 붉은 고기 소비량은 적정량의 3배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지구에서 모든 사람이 한국처럼 고기와 야채를 먹는다면 2050년에는 이를 감당하기 위해 지구가 하나 더 있어야 할 것이라고 한다. 보고서는 지구에 사는 77억 명을 위한 식량 생산은 기후변화를 불러오는 글로벌 탄소배출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이 중 40%는 가축사육, 음식물쓰레기, 쌀재배, 비료사용, 농지조성, 산림 벌채 등에 기인한다고 말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20개국(G20) 중 1인당 음식 소비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 이내인 국가는 인도와 인도네시아뿐이었다. 만약 미국이나 브라질과 같은 음식 소비를 한다면 2050년에 지구는 각각 5.6개, 5.2개가 필요하게 된다. 중국(1.77개)과 일본(1.86개)은 우리나라보다 지속 가능한 음식 소비를 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G20 국가 중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 내에 있는 국가는 터키뿐이었다.
보고서 대표집필자 브렌트 로큰은 AFP통신에 “지금 몇몇 국가의 일부 사람들이 잘못된 방식의 음식 섭취로 전 세계가 비용을 치르고 있다”면서 “몇몇 부유한 국가의 불균형한 음식 섭취는 기후와 건강, 경제에 손상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찍이 물질시대의 도래를 예견하신 종조 회당대종사께서는 물질을 취급하는 두 문 가운데 한가지 법을 세워야 안락하게 된다고 말씀하셨다.
지난 진기 47(1993)년 9월 ‘청정국토가꾸기 운동본부’를 설치하고 ‘청심정토’를 표어로 환경운동에 앞장섰던 우리 종단은 이제 제2의 ‘청정국토 가꾸기운동’을 진언행자의 가정마다 실천하여 지속 가능한 미래를 열어가는데 선행적으로 펼쳐야 할 것이다. 먼저 개인적으로는 알맞은 식단으로 음식물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하며, 재활용 분리수거를 실천하고 각 심인당에서도 간이 개수대를 설치하고 개인용 텀블러나 머그잔을 심인당에 비치하여 1회용품 사용을 최소화하는 등의 방안을 생각해 볼 수도 있다.
회당대종사의 ‘물심이원’법문을 강조하신 뜻을 오늘에 되살려 생명, 자연, 환경 등의 문제를 연계시켜 시대를 선도하는 신행 실천문화를 통한 사회참여를 전개해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