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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교육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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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1-06-22  | 수정 : 2001-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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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글에서 R.Dreikurs가 제시한 아동의 행동목적 4가지 가운데 아동이 접촉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았을 때 '부당한 관심끌기'라는 그릇된 행동을 하게 되고 힘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았을 때는 '반항'이라는 그릇된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을 살펴보았다. 여기서는 '보호'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았을 때 '복수'라는 그릇된 행동을 나타낸다는 점과 '물러서기'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았을 때는 '부당한 회피'라는 그릇된 행동을 보인다는 것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인간은 공격을 물리치기 위한 본능으로서 살아남기 위해서 자신을 보호하려는 욕구를 가지게 된다. 그런데 부모가 번번이 힘 겨루기에서 자녀를 이기거나 자녀에게 상처를 주게 되면 자녀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최선책으로 부모에게도 똑같이 상처를 되돌려 주는 '복수'의 부정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 이때 자녀가 복수하는 방법은 학교 공부를 전혀 하지 않거나, 싸움질만 하고 다니며, 가출이나 청소년 성매매, 심지어 자살행위와 같이 자기 파괴적인 방식을 취하여 부모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몇 년 전에 청소년들이 직접 출연하여 찍은 '빨간 마후라'라는 성비디오가 한때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적이 있었다. 그 당시 그 사건을 심층 취재한 프로그램을 우연히 보았을 때 기자가 그 비디오에 출연한 여학생에게 "왜 그런 비디오를 찍었느냐?"고 질문하자 "엄마가 나에게 아무렇게나 대했기 때문에 아무렇게나 살고 싶었다"라고 대답하는 것을 필자는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결국 부모가 자녀를 귀하게 소중하게 대하면, 자녀는 귀한 모습으로 살지만, 자녀를 천하게 아무렇게나 대하면, 자녀는 천한 행동으로 아무렇게나 사는 모습으로 보여 주어 부모 마음을 아프게 복수하는 것이다. 얼마전에 연산군의 일대기를 다루는 대하사극에서도 할머니인 인수대비가 손자인 연산군에게 어릴 때부터 '천한 어미의 핏줄을 타고 난 것'이라고 수없이 되뇌이게 되니 그것이 연산군의 마음에 주인되어 역대 군주 가운데 가장 천한 임금중의 한 사람이 된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닌 것이다. 따라서 자녀가 부모에게 복수함으로써 자기 자신을 보호하려고 할 때(실제로는 자기 파괴적인 행위임에고 불구하고) 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또다시 자녀를 처벌하는 악순환을 중단하고 진지하고 깊이 있는 대화를 하는 새로운 방법을 시도하여야 한다. 또한 어떤 아이도 처음부터 '나쁘게' 혹은 '비열하게' 태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부모는 기억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인간은 생굴본능으로서 위험으로부터 '물러서기'의 욕구를 가지고 있다. 극단적으로 기가 꺽인 아동은 그들 자신의 자존심이 너무 많이 손상된 나머지 인생에서 아예 어떤 노력조차도 시도하지 않으려는 '부당한 회피'의 행동을 하게 된다. '나는 성공할 수 없으므로 애당초 노력하지 않겠다. 그러면 실패도 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아동들은 학교를 무단결석하고 친구를 전혀 사귀지 않거나 급기야는 알콜과 마약에 탐닉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이러한 아동의 부당한 회피는 종종 부모자신의 완벽주의 때문에 야기된다. 부모가 지나치게 자녀의 잘못만을 지적하고, 자식으로 부모에게 충분히 흡족한 것을 해준 것이 없다고 다그치기만 하면 자녀는 노력하려는 시도를 아예 포기해 버릴 수 있다. 따라서 부당한 회피를 하는 자녀에게 부모는 그 자녀가 성공하건 실패하건 간에 무조건적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자녀에게 전달하여야 한다. 그리고 자녀가 성공적으로 해 낼 수 있다는 다른 일을 발견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또한 인생은 실패를 통해서 배우며 '실패는 성공의 길로 인도하는 어머니'라는 것을 자녀에게 이해시켜 주도록 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진각교전의 몇 구절을 음미해 봄직하다. '신구의의 삼밀로써 수행하여 가는 것은 몸과 마음 양면으로 전인격적 활동이라. 그 진리를 지성이나 평면으로 사유않고 전인적과 입체로서 긍정함이 삼밀이라. 그러므로 삼밀행은 행자자기 확립이라. 사상으로 모든 진리 사유하게 되는 것은 다만 이해할뿐이요 학수에만 그칠지며 그 진리를 오직 나의 생명으로 행위하는 전인적인 체현에는 도달하지 못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