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심을 바로 세우고 믿음이 생기게 하는 것이 교육원 역할”

밀교신문   
입력 : 2020-12-17 
+ -

제14대 교육원장 효명 정사 취임 인터뷰

종지 확립 위해 ‘진각의범’ 완성 계획

소의경전 입문서 제작해 교과서로 활용

당체법문 사례 수집·연구, ‘불사 앱’ 개발

6면 효명 정사 인터뷰.jpg

- 먼저 교육원장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소회가 어떠신가요?

“코로나19와 사회적 여건이 어려운 시기에 교육원장의 중책을 맡게 되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저를 선출해 주신 종의회 의원님들과 전체 스승님들과 신교도들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교육원장직을 수행함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 교육원 교육국장, 위덕대 전법원장, 학교법인 회당학원 감사 등 교육 관련 소임을 맡아 오신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부처님은 모든 법은 인연으로 이루어진다고 하였습니다. 자연스럽게 교육관련 소임을 인연하여 맡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교육원장에 선출된 것도 법신부처님의 뜻이라 생각하고 좋은 인연을 많이 지으라는 법문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당선 소감에서 종단 교육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매진하겠다고 하셨습니다.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십시오. 

“종지 확립을 위해 진각종의 신행과 의례 의식의 규범을 전통과 교법에 근거하여 사실에 맞게 실천할 수 있도록 정리하여 진각의범을 완성할 계획이며, 특히 인생에서 통과의례인 출생부터 열반에 이르는 불사를 정립하여 진각의범에 보완하고, 이것을 교육하여 교화에 영향을 주고자 합니다. 또 소의경론인 진각교전과 실행론, 대승장엄보왕경, 보리심론, 대일경, 금강정경을 정립하고 각각의 경론에 맞춘 입문서를 제작하여 교과서로 활용하고자 생각합니다. 그리고 종조 회당대종사의 당체법문의 원리를 밝히고 그 사례를 풍부하게 수집하여 심인당에서 교화하는 스승님의 법문자료로 활용하고자 합니다. 종조법어를 중심으로 현대사회에서 일어나는 당체법문을 통하여 해탈된 예를 수집하고 정리하여 그 법문에 담긴 원리를 드러내고자 합니다. 마음공부를 주장하는 진각종에서 종지를 확립하기 위하여 반드시 정리해야 할 중요한 일이 될 것입니다. 아울러 당체법문 사례도 수집 및 연구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신행의 본존인 육자대명왕진언 옴마니반메훔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여 정리하는 등 본존에 관한 연구를 꾸준히 하고, 육자진언과 더불어 삼십칠존에 관련된 경에도 정립이 필요하며, 한국밀교총람 사업을 확충하여 한국의 밀교관련 전적의 집대성도 해야 하고, 한글, 한문, 산스크리트본, 티베트본 등 밀교와 관련된 모든 문헌을 수집하고 정리하여 진각밀교전서로 출판하고자 합니다. 저의 능력과 여건이 얼마나 미치게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 교육원이 갖는 역할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수행의 목표와 방향을 확실히 정립하여 사람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하고 교육하여 신심을 바로 세우게 하여서 믿음이 생기게 하는 것이 교육원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 현재 교육원은 주요 사업으로 ‘진각의범제정회의’를 구성하여 종단의 의식과 의제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계획을 말씀해 주십시오.

“기존에 하고 있는 계획에 따라 진행하게 되면 진기 76(2022)년 말에 완성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먼저 통과의례에 대한 의범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태어나서 성인이 되고 결혼하여 사망에 이르기는 네 가지 일은 누구나 통과해야 하는 중요한 일이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진각종의 통과의례 의식(△출생과 관련한 의례 △성인식과 관련한 의례 △결혼과 관련한 의례 △장례와 관련한 의례)을 확립하여 진각의범에 보완하고 실행하여 새로운 신교도가 유입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특히 장례의식과 관련하여 현재 대한민국은 65세 이상의 고령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습니다. 고령자의 증가는 이들을 상대로 하는 실버산업과 장례문화를 지속적으로 요청할 것입니다. 현재 현교의 경우에 49재와 천도재가 없이는 종단의 형태를 유지하기 힘들 정도이며, 역으로 말하면 49재와 천도재 덕분에 불교종단이 유지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진각종은 현교에 비해 다양성이 떨어지는 장례문화를 갖고 있으며, 이를 진각종 교리와 시대에 맞게 보완하는 것이 종단의 발전에 긴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추가하고 싶은 것은 단기출가제도의 개설입니다. 스승과 신교도를 대상으로 하여 3일, 7일, 21일, 49일 용맹정진하는 수행의 전통을 신설하여 일정 기간 묵언수행(默言修行)과 더불어 매일 사분정진(四分精進), 7정진(七精進)을 하고 한 번 입실하면 나갈 때까지 일체 연락을 끊고 오로지 수행에만 전념하게 하는 제도를 개설하고자 합니다.” 


- 조금 이르지만, 내년에 추진하고자 염두에 두신 사업이 있으신가요?

“불교계는 코로나로 인해 사회의 지탄을 받은 일은 없으나 또한 사회의 선도적 역할을 하지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진각종은 4차 산업혁명과 바이러스에 노출된 무기력한 이 시대의 불교종단으로 낙오될 것이 아니라 급변하는 시대를 이끌어갈 선도적 역할을 책임지고 수행해야 합니다. 코로나 종식을 위한 ‘종단 차원의 49일 불공’이 필요합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각각 개인 장소에서 하거나 심인당에서 하되 서원과 시간을 통일하여 힘을 모아 서원하는 것입니다. 또한, IT를 기반으로 하는 현대적 포교방법이 요구되는 시대이므로 ‘불사 앱’을 개발하여 심인당에 나오지 못할 때라도 불공, 법문, 희사(휴대폰으로 결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일과 중 어느 장소나 어느 때라도 3분 정진이나 4분 정진 등 간편불사를 할 수 있도록 앱을 활용하여 시시불공, 처처불공이 되게 하는 것입니다.”


- 불교계는 요즘 출가자 감소가 큰 위기로 다가오는데요. 종단도 이에 자유롭지 못합니다. 이 부분에 대한 견해를 말씀해 주십시오.

“수행스승 제도의 개설이 출가자 감소의 해결방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신교도로서 사회에서 정년 은퇴하거나 65세 이상 연령자로서 남은 인생을 수행하는 스승으로 보내고자 하는 경우, 종단의 행정이나 행계에 무관하게 수행에만 전념할 수 있게 보장하는 제도로써 산내 등지에 수련원을 갖추어 일정 기간 수행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요즘은 사회적으로는 은퇴할 정도의 나이이지만 신체나 정신적으로 아직 젊은 분들이 많습니다. 이들에게 수행의 문을 개방하고 종단에 스승이 필요한 경우 종단의 일원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제도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교육원 구성원과 스승님들에게 당부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앞서 언급한 많은 계획은 종단의 구성원들이 함께 하고자 뜻을 모아 주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뜻을 모으지 못하면 무료한 시간이 지나가고 말 것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하면 각자가 말없이 실천하고 긍정하여 주는 자세가 요구됩니다. 이런 자세를 꾸준하게 유지하고 각자 맡은 업무를 성실히 진행한다면 한 층 발전된 진각종을 여러분이 만들어나가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