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돈벌이,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밀교신문   
입력 : 2020-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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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 세대는 일을 하다가도 조금 힘에 부치는 상황에서 마음을 다잡지 못하는 상태가 되면 멘붕 왔다고 중얼거리더라고요? 이 멘붕이 무슨 말인가 하면 멘탈 붕괴란 뜻이랍니다. 감당할 수 없는 현실 앞에서 마음에 상처를 입고 심리적으로 무너졌을 때 이 말을 종종 사용하게 되지요. 그런가 하면 또 언제부턴가는 현타 왔다라는 말을 줄곧 쓰더군요. 대체 무슨 의미인가 했더니 현실 자각 타임이 왔다뭐 이런 뜻이더라고요. 온갖 부질없는 환상과 전도망상에 빠져있다가 문득 자기가 처한 실제 상황을 깨닫고는 일종의 격한 상실감을 느끼면서 원래의 자기 위치로 복귀하는 순간이 바로 이 현타 온 순간이라고 합니다.

 

바야흐로 물질이 넘쳐나고 편리함이 극대화된 시대인데도 요즘 젊은이들은 뭐 하나 하고 싶어도 되는 게 없고, 하려 해도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하소연합니다. 이성 친구를 좀 사귀어볼까 해도 뉴스를 보니 데이트폭력이다 뭐다 하는 바람에 겁이 나고 찜찜해서 못 만나겠고, 취직을 좀 할까 했더니 코로나에 경기침체에, 안 그래도 가뜩이나 있는 인력을 줄이는 추세여서 직장은 엄두도 못 냅니다. 그도 그럴 것이, 편하자고 만든 인공지능 AI가 여기저기서 사람이 하던 일을 대신하는 판국이다 보니 일자리는 점점 더 줄어들게 됐지요. 심지어 가까운 미래에는 택배마저도 사람이 아닌 드론이 운송하는 시대가 올 거라 하니, 정말이지 인생무상이 뼈저리게 와 닿는 요즘입니다.

 

이처럼 우울한 현실 탓인지 일찌감치 군대에 가버리든가, 그게 여의치 않으면 결국 유튜브나 아프리카 같은 개인 방송에서 먹방등을 운영하면서 시청자의 조회 수를 늘려 그 수입으로 생활비를 충당하는 청소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구독자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증가하여 해당 영상을 클릭하는 횟수가 많아지면 기업에서 광고 수익의 일부를 개인 통장으로 입금해 주기 때문에 처음에는 취미로 방송을 시작했던 이들도 나중에는 욕심이 생겨 BJ 즉 전문 인터넷방송 진행자로 전향하는 경우가 많다는 거예요.

 

하지만 개인이 운영하는 채널이 한두 개가 아닌데 이게 어디 쉬운 일이겠습니까? 독특한 컨셉과 차별화된 콘텐츠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않는다면 한 달도 채 안 되어 금방 외면당하고 말겠지요. 그런데도 다수의 청소년은 소위 잘나가는 유튜버가 되기 위해 카메라, 마이크 등 필요한 고급 장비를 구입해서는 저마다 시청자 잡기에 여념이 없어요.

 

그리고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생기면 직접 현장으로 달려가 무리한 시선 끌기마저 불사합니다. 그들은 출소한 성폭행 전과자의 자택 앞으로 들이닥친 뒤 한바탕 소란을 피워 동네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가 하면, 신원을 속이고 교도소 안으로 잠입하여 휴대폰으로 촬영한 내부 경관을 유튜브에 공개하는 기행을 저지르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대부분의 취재가 단순히 시청자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즐거움을 선사하겠다는 좋은 의도에서 기획된 것이 아니라, (?)을 넘어서라도 세간의 관심을 끌어야만 한몫 제대로 잡을 수 있겠다는 무분별한 탐심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데 있습니다. 말하자면 온라인 한탕주의에 중독이 되어 쉽게 빠져나오질 못하는 거예요. 참으로 지독한 유위의 세계에서 우리는 이렇다 할 인생의 소득도 얻지 못한 채 이처럼 무의미하고 무료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겁니다.

 

마음의 중심을 잡지 않으면 자칫 유혹에 휩쓸리기 쉬운 이 시대의 돈벌이……. 가만히 지권을 쥐고 초심으로 돌아가 진각성존 회당대종사의 말씀에 귀 기울여 봅니다.

 

논밭을 사거나 저금을 하거나 보석을 쌓아 놓아도 욕심내어 버는 것은 오래가지 않고 변함이 있다. 나와 인연이 다하고 나의 명이 다하면 다른 사람 손에 넘어가고 허물덩어리밖에 남지 않는다. 그러나 진리를 깨치면서 모은 재물은 허무하게 나가지 않고 오래간다.”(실행 5-3-15)

 

길상심인당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