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사랑과 대화의 시작은?

밀교신문   
입력 : 2021-02-16 
+ -


thumb-20210125092630_957286a264d3b57a26303da9800f331f_1ny6_220x.jpg

 

대화는 미묘하고 복잡한 인간관계를 효과적으로 풀어주는 의사소통의 가장 기본이 되는 수단입니다. 대립과 갈등의 노사관계를 극복하고, 기업에 대한 소비자의 오해와 불만을 불식시키는 것, 이건 다 대화나 협상을 통해서만 가능한 일이지요. 그런데 항간에는, 대화는 대놓고 화내는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더군요.

 

일어나!”, “숙제 다 했어?”, “학원은?”, “그러다 어떡할래?”, “다 너 잘되라고 하는 소리야!” 는 초등학교 남학생이 뽑은 듣기 싫은 잔소리 베스트 5’라고 합니다. 아이의 성장 과정에서 부모의 일방적인 한 마디는 관심보다는 간섭과 강압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더 많겠지요. 양방향 소통이 되려면 아이의 생각을 자꾸 물어봐 줘야 합니다.

 

부모와 자녀 간에도 어긋난 대화법으로 인해 소통이 어렵듯이, 대인관계에 있어 효율적이고 품격이 있으면서도 목적에 충실한 대화는 쉽지 않습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대화를 좀 더 잘할 수 있을까요? 그 첫걸음은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될 거예요.

 

17세기에 한 영국 상인이 중국 청나라의 세도가에게 혈통증명서가 딸린 개 한 마리를 선물했다고 합니다. 개를 선물 받은 청나라 세도가는 이후에 이런 답장을 써 보냈다지요.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영국의 상식으로 따지자면 개는 사랑해야 할 대상이지만, 당시 중국에서는 고급요리의 재료였을 뿐입니다. 상식이 다르다고 해서 영국 사람이 개는 절대로 먹는 대상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었던 모양이에요. 이 말을 들은 영국 상인은 다음엔 더 맛있는 걸로 드리지요.” 하고 여유롭게 상대의 생각 차이를 받아들여 주었다고 합니다.

 

특히 다른 나라에서 생활하려면 그 나라의 문화적 차이를 잘 이해해야 합니다. 우리도 그렇지만, 서양 사람들도 우리나라에 오면 문화적 차이를 크게 느낀다고 해요. 프랑스 교포 3세 여성이 한국에 온 지 몇 년 지나 이런 얘기를 하더랍니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 무서운 인상이 너무 강했다는 거예요. 심지어는 간식 이름도 무서운 게 너무 많더래요.

 

하루는 점심을 먹고 돌아왔더니 과장님이 입가심으로 개피사탕 먹을래?” 하더랍니다. 한국 사람들, 소피 국 먹는 건 알았지만 개 피까지 사탕으로 만들어 먹는 줄은 몰랐다는 거예요. 드라큐라도 아니고, 무슨 개 피로 입가심을 다 하느냐고, 싫다고 했더니 과장님 왈, “그럼 눈알사탕은 어때?” 너무 놀라서 그거 누구 꺼예요?” 했더니, 과장님이 씨익 웃으면서, “내가 사장 꺼 몰래 빼 왔어~” 그러더래요. 기절하는 줄 알았답니다.

 

초췌한 표정으로 노심초사하고 있으니, 과장님이 걱정스런 눈빛으로 기력이 많이 약해졌다며 몸보신해야 한다고 우리 집으로 가자고 하더래요. 그래서 너무 불안해서 무슨 보신이냐?” 했더니, 과장님이 어깨를 툭 치며 왈, “가자, 가서 우리 마누라 내장탕 먹자.”

 

집에 가는 길에 식당 간판 보고 더 놀란 건, ‘할머니 뼈따귀 해장국!’

 

근데 더 놀란 건…… 할머니 산채 비빔밥!!!’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고 존중해 주는 것이 진정한 사랑과 대화의 시작이라고 해요. 내가 아무리 생각해도 도저히 납득이 안 가는 상대의 문제는, 문제 그 자체로 허물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나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색안경이 내 눈을 가렸을 때 비로소 허물로 변질되고 마는 게 아닐까요? ‘상대자의 저 허물은 내 허물의 그림자(3-9-5 ())’임을 항상 돌아볼 줄 알아야겠습니다.

 

길상심인당 주교